몰카 범죄는 장난이 아니다!

“속옷도 안 찍었는데” “예민하네”...아직도 낮은 ‘몰카 범죄’ 인식

인격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몰카 범죄

“뒤통수만 찍어도 문제냐” “봐줘라” 등 경각심 낮아

이대론 ‘한국은 몰카 공화국’ 비난 피할 길 없어

‘몰카 판매 금지법’ 제정 촉구 목소리 높아

지난달 31일, 그룹 ‘여자친구’의 팬사인회에 참석한 한 남성 팬이 뿔테안경 모양의 몰래카메라를 사용해 여성 멤버를 촬영하다 적발됐다. 이 남성에 대한 제재나 별다른 조처는 없었고, 오히려 그를 옹호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뭐가 문제지? 노출 사진을 찍길 했나 사적인 공간에서 찍길 했나” “속옷을 찍은 것도 아닌데 왜 난리지” “가까이서 찍고 싶은 마음 이해한다” 같은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등장했다. 몰카를 발견한 여성 멤버를 두고 “연예인이 돈 벌려면 그 정도는 해야지” “되게 예민하네” “영악하다”며 도리어 나무라는 이들도 있다. 

이달 초엔 한 남성이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여성의 뒷모습을 몰래 찍어 ‘여자도 게임을 하다니 신기하다’는 투로 적은 글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사진 속 피해 여성의 외모를 품평하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 ‘몰카는 범죄’라며 비판하는 댓글도 많았지만, “얼굴이 나왔니 (외모) 비판을 했니” “뒤통수 찍으면 안 잡히는디?” 라며 반박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국에서 몰카가 법적 처벌 대상이 된 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몰카는 범죄’라는 인식은 아직도 부족하다. 최근까지도 불법 몰카 영상 공유 허브 ‘소라넷’ 폐쇄, ‘워터파크 몰카 사건’을 비롯해 크고 작은 몰카 범죄가 이어지는 현실이다. ‘한국은 몰카 공화국’이라는 국제 사회의 비아냥을 피할 길이 없다. 분노한 여성들은 몰카 범죄에 대한 더 강력한 법적 제재를 촉구하고 있다. 아예 몰래카메라 판매 금지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몰카를 악용한 불법 촬영·사생활 침해는 지겹도록 반복돼 온 문제다. 성관계 몰카 유포, 백화점 화장실·대학 내 몰카 설치 문제 등은 1990년대부터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1998년 12월에야 이를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할 근거 법규가 만들어졌다. 오늘날 상대방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는 행위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14조에 규정되어 있는 성범죄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는 경우, 성범죄자로 등록돼 신상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몰카를 은밀한 쾌락, 돈벌이 대상으로 여기는 문화까지 뿌리 뽑진 못했다. 몰카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를 자극적으로 소비하거나,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치부하는 일부 대중과 미디어의 태도도 이에 일조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마치 놀이처럼 몰카 피해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고, 신상을 찾아내어 유포하기도 한다. 

모바일 기기의 범용화와 함께 동영상 촬영·업로드·공유가 쉬워진 것도 몰카 증가에 일조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몰카 범죄 발생 건수는 2010년 연간 1000여 건이었는데, LTE와 고성능 스마트폰 보급이 대중화된 2014년엔 연간 6600여 건으로 6배 이상 늘었다. 현행법상 몰래카메라의 판매는 불법이 아니다. ‘범죄 감시·예방’ 등 공익적 목적으로도 활용된다는 이유에서다. 누구나 성인인증이나 본인 명의 인증 절차 없이 손쉽게 몰카를 구할 수 있다. 몰카 종류도 뿔테안경, 무테안경, 옷 단추, TV 리모컨, 보온병, 볼펜, 옷걸이, 무선 공유기, 벽 스위치, 자동차 키 등 다양하고, ‘풀HD’나 HD급 화질, 16GB 대용량을 갖춘 제품이 많다.

외신들도 이 낯부끄러운 현실에 주목했다. 지난해 10월 영국 일간지 ‘더 선’은 한국의 몰카 문화를 보도하며 이렇게 평했다. “한국은 여전히 남성 중심적인 나라이며 여성 인권 지표는 초라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자랑하는 발달한 기술 문화는 기술에 빠삭한(tech-savvy) 일군의 변태들을 낳았다.” 

몰카 범죄가 끊이지 않자 서울시는 지자체 중 최초로 지난해 8월부터 ‘여성안심보안관’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2인 1조의 보안관들이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서울 시내 건물 1만1000여 곳의 화장실·탈의실·샤워장·수영장 내 몰카 설치 여부를 점검했다. 적발된 곳은 없다. 단 개인이 운영하는 술집 등 자영업소는 경찰과 동행하지 않는 한 강제로 단속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서울시는 이 사업을 오는 11월까지 진행하되, 몰카 단속보다 인식 개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용철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은 “몰카 탐지로 과연 얼마나 잡아낼 수 있을지는 사실 불확실하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너무 무기력하다”고 밝혔다. 

몰카는 ‘인격 살인’에 이를 수 있는 범죄지만, 피해 복구와 보상은 쉽지 않다. 온라인상 유포된 동영상 삭제를 전문으로 하는 ‘산타크루즈컴퍼니’는 지난해 기준 매달 300여 건의 동영상 삭제 문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경찰의 수사 태도가 미온적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게임을 하다가 뒷모습 몰카 촬영·유포·외모 품평을 당한 여성은 “경찰에게서 뒷모습만으로는 본인 확인이 되지 않아 범죄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도촬범이 CCTV에 찍혔는데도 고소조차 못 하는 처지”라며 한탄했다. 

당장 몰카 범죄의 타겟이 될까봐 두려워하는 여성들은 더 강력한 법적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소라넷 폐쇄에 앞장서는 등 디지털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해온 ‘디지털성폭력아웃(DSO) 프로젝트’는 최근 입법 청원 플랫폼 ‘국회톡톡’ 사이트에 ‘몰카 판매 금지법안’ 제안서를 올렸다. 초소형 카메라 구매에 대한 전문가 제도를 만들고,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초소형 카메라를 소지하는 일을 불법화하라고 촉구했다. 11일 현재 1만3273명이 참여했고,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몰카판매금지법 입법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DSO 측은 오는 22일까지 다른 의원들도 응답하길 기대하고 있다.

‘몰카’라는 단어를 좀 더 무겁고 경각심을 일으킬 수 있는 용어로 바꿔 사용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직장인 김민진(31) 씨는 “예전부터 ‘몰카’는 깜짝 이벤트, 장난 같은 유희적인 의미로도 자주 사용됐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려면 이 말부터 좀 더 진지하고 부정적인 용어로 대체하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김형준의 젠더 폴리틱스] 여심 얻어야 천하 얻는다

‘장미 대선’ 세대별 투표율과

여성 유권자의 후보 선택이

결과에 결정적 영향 미칠 것

혁신의 시작은 성평등 철학

19대 대선의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대선 후보 등록 이후 YTN과 서울신문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4월 17일)에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이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다자 대결 구도 시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37.7%, 안철수 34.6%였다.

그런데 보수를 대변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8.5%)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3.4%)의 지지율 합이 12% 정도에 불과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40 세대는 문 후보, 5060 세대는 안 후보를 지지하는, 이른바 세대간 대결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 주목할만한 것은 지역별 투표 양상이다.

국민의당의 정치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에서 안 후보(36.3%)가 문 후보(50.3%)에 크게 뒤지고 있다. 호남 유권자들이 현재는 두 후보 사이에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 막판에 안 후보에게 지지가 몰릴 경우 안 후보가 역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59.3%로 안 후보(28.2%)보다 훨씬 높았다. 안철수 지지자 중 32.3%가 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할 정도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층’에도 문 후보(40.6%)가 안 후보(34.8%)를 크게 앞섰다. 2012년 대선에서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은 각각 68.5%와 70.0%였다. 40대는 전국 평균(75.8%)과 비슷한 75.6%였다. 그러나 50대에서는 82.0%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에서는 80.9%였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는 투표율에서 조금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030 세대와 40대는 과거보다 투표율이 증가하고, 5060 세대에서는 반대로 투표율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월 16일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은 82.8%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난 대선 당시 같은 시기에 조사한 결과와 비교해 보면 20~40대의 투표참여 의향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29세 이하에선 지난 2012년 대선 때 적극 투표 의향이 65.7%였던 반면 이번에는 84.2%로 18.5%포인트 늘었다. 30대의 경우 지난 대선 때는 71.1%에서 80.9%로 9.8%포인트 증가했다. 40대도 75.4%에서 81.7%로 6.3%포인트 늘었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적극 투표 의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언컨대, 이번 대선에서도 세대별 투표율과 여성 유권자의 선택이 대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12년 대선에서 여성 투표율(76.4%)은 남성(74.8%)보다 높았다. 특히 30대 전반에서 여성 71.0%, 남성 64.4%였고, 30대 후반에서는 여성(75.5%)이 남성(69.2%)보다 6.2%포인트 많았다. 40대에서도 여성(77.7%)이 남성(73.5%)보다 4.2%포인트 많았다.

실제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51.6%)는 문재인 후보(48.0%)보다 3.6%포인트 앞서 승리했다. 2012년 12월 19일 대선 투표 당일 방송 3사가 실시한 출구 조사에 따르면, 남성에서는 박 후보(49.1%)와 문 후보(49.8%)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여성에서는 박 후보가 51.1%로 문 후보(47.9%)를 앞섰다. 여성층에서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결국 최종 득표율 차이와 비슷했다.

이제 남은 선거운동 동안 대선 후보들이 어디에 역점을 둬야 할지 분명해졌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이뤄지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용, 임금, 진급 등에서 차별받는 것을 해결해 진정한 성평등 국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승리의 월계관을 쓸 수 있다.

YTN·서울신문 조사에서 보듯 국민 10명 중 3명 정도(28.1%)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부동층이다. 여성(28.9%)이 남성(27.3%)보다 비율이 높았다. 왜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는지 물어본 결과, ‘TV 토론을 보고 결정하려고’가 46.3%로 가장 많았다. 아직까지 최소한 4차례 정도 TV 토론회가 남아 있다. 대선 후보들이 남은 TV 토론회에서 성평등 정책을 갖고 치열하게 경쟁하길 기대한다. 혁신의 시작은 철학(성평등)이다. 

손석희 “현장에서 고생하는 기자들에게 영광 전한다”

손석희 앵커가 이끄는 ‘JTBC 뉴스룸’

‘전국 YWCA 활동가들이 뽑은 좋은 프로그램상’ 수상

“지난 1년, 사실 쉽지 않았다. (YWCA에서 주는 상이) 그 1년에 대한 다독거림이라고 생각한다.”

제21회 YWCA가 뽑은 좋은 TV프로그램상에서 ‘전국 YWCA 활동가들이 뽑은 좋은 프로그램’을 수상한 손석희 JTBC ‘뉴스룸’ 앵커가 소감을 전했다. 한국YWCA연합회(회장 이명혜)는 20일 오전 서울YWCA 대강당에서 ‘YWCA가 뽑은 좋은 TV프로그램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번에 신설된 ‘전국 YWCA 활동가들이 뽑은 좋은 프로그램상’은 JTBC 뉴스룸에 돌아갔다.

손 앵커는 “‘재작년 상을 받아서 올해는 못 받겠구나’ 생각했는데 새로운 부문에서 또 상을 받게 돼 감사드린다”며 “무엇보다 활동가, 풀뿌리 분들이 뽑아주셔서 좋다. 대개 상을 받고 나면 어깨가 무거운 경우가 많은데, YWCA에서 주시는 상은 그렇지 않다. 고생했다고 다독거려주는 느낌이라서 받을 때마다 즐겁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손 앵커는 뉴스룸의 앵커브리핑 담당 작가, 기자, 영상연출가와 함께 시상식에 참여했다.

YWCA는 “JTBC 뉴스룸은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진실을 파고드는 심층 취재와 탐사보도로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했고, 민주주의를 위한 언론의 중요성을 보여줬다”며 선정이유를 밝혔다. 특히 올해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 보도와 계속된 후속보도는 국정파탄의 실체를 밝히는 데 기여했다고 평했다.

이밖에도 JTBC 뉴스룸은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 집중보도, 어버이연합 게이트 고발, 주한미군 생화학 실험 폭로, 백남기 농민 사인 왜곡 등을 밝히는 데 힘써왔다. 뉴스룸은 온라인투표에 참가한 YWCA 활동가들의 82% 지지를 얻어 1위에 뽑혔으며, 신뢰도, 공정성, 유익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JTBC 뉴스룸은 2015년 세월호 참사 보도로 YWCA가 뽑은 좋은 TV프로그램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페미니스트 경제학자 캐서린 깁슨 인터뷰 “자본주의에 편승할 것인가, 벗어날 것인가”

‘도시공동체의 탈환’ 컨퍼런스

참석 위해 내한… 본보 인터뷰

 

“페미니스트 운동, 지난 200년간

우리 사회에 가장 큰 변화 일으켜”

 

자본주의 경제가 유일한 경제 아냐…

보이지 않는 거대한 빙하의

몸뚱이가 바로 공동체 경제다”

빈부 격차, 경쟁적인 삶, 환경 파괴, 세계 각지에서 이권 때문에 일어나는 전쟁과 난민 발생의 뿌리에 ‘자본주의’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19세기 중반에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인간에게 미칠 해악을 예언했다.

그토록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자본주의를 비판해 왔는데, 왜 아직도 자본주의는 거대한 괴물이 돼 우리들에게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이것에 잘 편승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본주의의 횡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와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 ‘모아’가 공동주최한 ‘도시공동체의 탈환: 시민이 경제의 주체다’ 컨퍼런스가 15일 열렸다. 여기에 공동체 경제 이론을 구축한 세계적인 페미니스트 경제학자인 캐서린 깁슨 호주 웨스턴시드니대 교수가 초대됐다. 다음날 깁슨 교수와 벚꽃이 지는 북서울 꿈의 숲의 한적한 벤치에 앉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깁슨 교수는 고 줄리 그래함 교수와 함께 처음 ‘공동체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들려줬다. “대학원에서 줄리와 나는 ‘혁명에 대한 글쓰기’ 작업을 함께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우리는 그렇게 글만 쓰면서 자본주의가 무너질 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게 지겨웠다. 사람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자본주의를 비판했는데 왜 자본주의는 지속될까? 사람들이 자본주의에 관해 공부하면 할수록 자본주의는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바뀌며 더 강하게 진화해 오고 있었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는 자본주의가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다.”

마르크스가 제시한 자본주의에 대한 거대 담론은 자본주의를 비판할 때, 거기에 해당되는 증거들을 더 많이 수집해 나르게 만든다. 이때 모여진 증거들은 오히려 자본주의를 더 강하게 하는 역설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거대 담론의 아이러니다. 깁슨 그래함(캐서린 깁슨과 줄리 그래함이 함께 한 필명)은 이런 식으로 유지되는 불패의 프레임을 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이들의 연구는 아주 다른 방법으로 진행됐다.

왜 자본주의가 망하지 않는가, 라고 말하며 모든 경제가 자본주의에 의해 지배되는 증거들을 모으는 것에 집중했던 방식을 거부했다. 오히려 구체적인 사람들의 삶 속에서 공동체 경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그들을 강하게 지지하고 연결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번에 내한해 마포지역공동체네트워크인 모아를 방문한 것도 바로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

깁슨 교수는 이 모든 영감이 언제나 페미니즘에서 왔다고 전한다. 지난 200년 동안 우리 사회에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 운동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페미니스트 운동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았다. 세계 전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의 삶의 자리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제1물결이 일어났다 물러나면, 제2물결이 또다시 몰려오고 그것에 이어 제3물결이 등장하지 않았는가? 그때마다 페미니즘은 발전했다. 처음에는 선거권에 대한 자각이 있었고, 다음에는 여성들이 행하는 돌봄 노동이나 무급노동으로 노동개념을 균열냈으며,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획일화된 통제를 거부했다. 그들은 여성적이라는 것이 얼마나 다양한 의미를 갖는가를 보여줬다. 이제 여성들은 구조적 변화를 주도하는 정치가로 나서고 있다. 페미니스트들의 혁명 전략은 그들의 일상, 공동체 차원에서 나타난다. 여성들은 몇 명이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정치운동집단을 만들기도 했으며, 재생산 기술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도 했고 가사 도구를 발명해 노동을 줄이기도 하였다. 우리는 유사한 방법으로 경제를 바꿀 수 있다고 봤다.”

깁슨 교수는 그것이 외롭고 낯선 길이었지만 혼자가 아니라 그래함 전 메사추세츠대 교수와 함께 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때 사람들은 그것이 채 완성도 되기 전에 비판을 한다. 줄리와 나는 서로를 학문적으로 지지하며 힘을 잃지 않았다. 진보적인 페미니스트들로 학문 영역을 넓힐 때 우리들의 협업은 아카데미아에서 생존의 전략이었다.”

여전히 사람들은 대안경제는 비주류, 대안일 뿐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마치 페미니스트들이 처음 목소리를 낼 때 철저하게 주변화됐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었다. “우리는 페미니스트들이 그랬던 것처럼 다양한 일상의 경제적 경험이나 사회적 경험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관계를 형성하며, 다른 종류의 경제 구조를 만들어가는가를 살펴봤다. 이미 19세기 때부터 협동조합은 있었다. 마르크스도 감탄을 했던 조직이었다. 그가 그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자본주의에 초점을 맞췄기에 자본주의 확산에 오히려 기여했다. 세계 여러 곳에서 협동조합 운동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이미 있는 것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것은 이상적인 유토피아도 아니며, 미래에 대한 어떤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다. 이미 새로운 길을 찾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성적인 힘을 보태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 도움을 줘야 한다. 나는 그것을 이론화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15일 오후 워크숍에서 깁슨은 이 자리에 참여한 공동체 운동가들에게 자본주의적 활동 경험과 공동체적인 활동 경험을 이미지로 나타내는 작업을 하도록 했다. “사람들은 자본주의 경제만이 유일한 경제라고 여긴다. 자본주의 경제는 자신들의 원리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도구들을 발전시켜왔고 그것이 유일하며 변하지 않는 사실처럼 만들어 버렸다. 나는 우리들의 삶의 대부분을 지탱하고 있으며, 이미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다양한 경제를 설명하고 소통시킬 수 있는 도구를 발굴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이미지 작업은 실질적으로 우리들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다양한 경제의 개념들을 발굴하는데 도움이 된다.”

깁슨 교수는 이것을 커다란 빙하의 이미지로 나타냈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빙하의 몸뚱이가 공동체 경제다. 마을 공동체 팀은 땅 아래 넓게 퍼져 있는 개미굴의 이미지를 그리며, 공동체 경제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표현했다.

깁슨 교수의 강연은 필자에게 뭔가 알 수 없는 힘을 주고 해방의 느낌을 줬다. 더 나은 세계를 꿈꾸는 사람이 주는 기쁨 때문이었을까? 그는 이런 사적인 의문에도 대답을 해주었다.

“여성들이 처음 페미니즘을 만났을 때 해방감을 느끼지 않았나? 더 이상 차별받지 않고 살아도 되고, 독립적으로 살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을 서열화시켰다.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부여한 정체성에 의해 열등감을 느끼게 됐고, 스스로 루저라고까지 생각하게 된다. 공동체 경제는 다른 방식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평등한 일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한 경제학자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지금 3포, 5포시대에 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놓은 양극화는 이들에게 결혼도, 연애도 일상의 평범한 기쁨도 앗아가 버렸다. 이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로 위로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은 절망 가운데에 있다. 깁슨 교수는 “그런 말은 10대들에게나 어울리는 말이다. 20∼30대 청년들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청년들은 분명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하다. 사회 분석에서 나온 거대 담론은 한 사회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주의할 것은 그것에 지배되지 말아야 한다. 좀 더 세부적으로 그 사회 속에서 다른 삶을 만들어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들을 맥락에서 발굴해서 가능성을 열어가야 한다. 그것이 실질적으로 사람들을 돕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전략이 아니겠는가? 나의 연구는 언제나 이런 방향으로 진행됐다.”

사람들은 깁슨 그래함을 후기 구조주의자라고 명명한다. 필자는 어려운 용어는 잘 알지 못한다. 내가 만난 캐서린 깁슨은 거대하고 멋진 비판 이론에 매몰되지 않았다. 오히려 실질적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작은 공동체들의 움직임에 주목했고, 그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주역들이라고 믿고 있었다. 마치 작은 틈새로 들어온 한줄기 빛이 방안을 환하게 비추는 것처럼 말이다.

 

[하예나의 로.그.아.웃 ⑨] 평범한 아이들이 디지털성범죄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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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와 보건 접목해 연구해 나가겠다”

[인터뷰]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임기 동안 연구 성과 국제화에 주력

‘여성 안전과 폭력 대응’ 연구 범위 넓혀 성과

“교수 복귀하면 보건과 젠더 접목 연구할 것”

[img1]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하 여정연)이 올해 개원 34주년을 맞이했다. 성평등이라는 단어조차 낯설던 1983년 한국여성개발원으로 출범한 여정연은 이제는 국무총리 산하 여성정책 전문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성평등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올해 여정연은 국제화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미국, 스웨덴, 튀니지 등 주한 대사관, 유엔 위민 등 국제기구와 워크숍과 컨퍼런스, 학술대회 등을 개최해 다양한 여성정책 현안으로 지속적으로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외국 주요 대학들과의 연구협력도 왕성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이 취임 이후 국제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 원장은 지속적으로 성인지 정책을 비롯해 가족정책과 양성평등 문화 확산 등 다양한 연구 성과를 국제적으로 알리고 확산하는데 방점을 찍고 적극 추진해왔다.

이명선 원장은 보건학자로 25년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보건관리학과(현 융합보건학과) 교수를 지냈고 4년간 여정연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다가 2014년 9월 원장에 임명됐다. 그의 연구 범위는 폭넓다. 보건과 여성 분야 뿐만 아니라 안전·재난 등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위원회, 국무총리실 소속 사회보장위원회, 고용노동부, 국민안전처, 여성가족부, 통계청, 행정자치부 등 다양한 정부기관의 위원을 거쳤고, 국가위기관리학회 회장, 대한보건협회 부회장, 세이프키즈코리아 부대표, 전국재해구호협회 연구위원 등 학계와 민간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4일 연구원에서 만난 이 원장은 새 정부의 양성평등 정책의 비전과 방향의 내용을 마무리하는데 분주했다. 그는 바쁜 일정 중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는 에너지의 원천으로 “자기 일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꼽았다. “저 역시 두 아이를 가진 워킹맘으로 경력단절의 위기를 느꼈지만 이겨낼 수 있었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에게서 여정연의 성과와 과제, 임기 마지막 해를 보내는 소회도 함께 들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34년 역사의 의미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호주제 폐지, 국회 비례대표제 여성할당제 등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연구를 통해 정책을 선도하고 후속 연구로 제도를 안착시키는 등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제가 대학을 졸업한 1980년도에는 취업을 할 때 ‘결혼하면 퇴사한다’는 계약서를 썼다. 임신·출산이 용납되지 않았고 가사 일을 여성이 혼자 다 하던 시대였음을 떠올려보면, 사회문화적으로나 법률적으로도 개선되는데 여정연이 기여한 부분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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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성평등 의식에 관한 연구도 하고 있는데 성평등 의식 향상을 위한 방안은.

“여성혐오 현상 속에는 성별 관계와 성평등에 대해 왜곡된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성평등이 이미 달성됐다는 때 이른 판단과 특히 남성들의 피해의식과도 깊이 관련돼 있다고 본다. 다양한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여성들이 남성들의 기득권을 빼앗는 존재가 아니라 동등한 인격체라는 것을 이해시키고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특히 양성평등을 달성하는 것이 오히려 남성에게도 이익이 되고, 모든 사회구성원의 행복과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양성평등을 지지하는 남성들의 활동이 늘고 있어 이들을 양성평등 의식 확산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

-일·가정 양립 확산과 여성 고용률 증대가 중요하지만 최근 세 자녀 워킹맘 공무원의 과로사로 일·가정 양립 정책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기본적으로 출산·양육에 대한 가족친화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자녀가 함께 하는 가족생활 시간 확보를 위해 장시간근로 개선과 부부의 평등한 가사분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개선이 전제돼야만 한다. 또 지역사회 기반의 ‘한국형 가족센터’를 제안하고 싶다. 온 가족이 퇴근 후나 휴일에 집과 가까운 지역사회에서 함께 즐기면서 육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국형 가족센터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자녀양육을 지원하고 가족친화적인 사회를 조성해나갈 수 있는 인식 제고 노력이 필수적이다.”

-곧 들어설 새 정부가 다양한 개선 방안을 담은 성평등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비전은.

“우선 여성 관련 다양한 현안을 분석하고 지금까지의 정책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정책 과제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특히 2015년 양성평등기본법 시행으로 본격적인 양성평등정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확대된 만큼, 향후 양성평등 정책의 방향은 개별적인 정책을 발굴해 시행하는 것과 함께 모든 정책의 영역에 양성평등 관점이 반영돼 추진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성별영향분석 평가제도와 성인지 예산제도가 하는 기능이다. 향후 두 제도의 효과적인 연계와 실효성 강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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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연의 연구 실적과 성과에 비해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 위원회에도 여정연이 포함되지 않았다.

“우리도 이 부분을 고민하고 대외 활동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의 경우 그동안 우리나라가 출산 장려 정책을 보건복지부 중심의 보건통계학적 관점에서 접근했고 양성평등의 관점이 없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제 바뀌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제안해 저출산 관련 협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책임연구기관인 보건사회연구원과 공동 연구도 진행한다. 기획재정부도 저출산 대책 회의를 하면 우리에게 꼭 참석을 요청한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발표와 강연을 다녔다. 이렇게 하다보니 외국에서도 초청 강연 요청을 받을 정도로 관심이 높아졌다.”

-오는 9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재임 기간에 가장 의미있는 성과를 꼽는다면?

“2014년 취임 후 2년 6개월이 한 순간 지나간 것 같다. 취임 후 전통적으로 여성정책의 주요 이슈였던 여성폭력 연구를 ‘여성 안전과 폭력에 대한 대응’으로 확대해 연구 영역의 폭을 넓혔다. 이를 위해 여성 권익·안전연구실을 신설하고, 여성권익연구센터와 안전·건강연구센터를 두었다. 예산과 우수 연구 인력을 확보해 연구 역량을 강화했다. 부서 신설 이후 여성가족부 뿐만 아니라 국민안전처,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다양한 부처의 수탁과제를 수행할 수 있게 됐고, 정부수탁연구 수주 건수가 1.8배 증가했다. 여러 실태조사와 실적분석 등의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여성안전, 폭력예방 정책의 기초자료 구축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보건관리학 교수로서 여정연 원장직은 어떤 의미인가.

“여성정책의 산실인 여정연의 원장으로 일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매우 명예롭고 의미있는 일이다. 연구 결과가 실제 정책화되고, 국가발전과 우리 사회의 실질적인 양성평등에 밑거름이 된다는 게 매우 보람있고, 뿌듯했다. 안전 분야 전문가로서도 여성이 살기 좋은 행복한 사회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안전 연구를 강화할 수 있어 더 의미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보건학 교수로서 보건과 젠더 관점을 접목해서 연구하고 싶다. 저출산 문제도 여성학자들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 제자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겠다. 여정연의 14대 원장으로서의 긍지와 명예가 빛날 수 있도록 어느 곳에서든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명선 원장 약력
△1957년 △이화여대 보건교육학 졸업 △연세대 대학원 보건학 석·박사 △2014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14대 원장 △1991년~ 현재 이화여대 융합보건학과 교수
△2012년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 △2013년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2015년 국무총리 소속 사회보장위원회 민간위원 △2015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심의회 위원 △2015국민안전처 정책자문위원 등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소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1983년 한국여성개발원으로 출범한 국무총리실 산하 여성정책 전문 정부출연 기관이다. 한해 예산 220억원 규모로 운영되며 전체 임직원 수는 124명이고 박사급 인력 62명이 근무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으로부터는 중앙성별영향분석평가센터로 지정받아 성별영향평가, 성인지예산, 성인지통계연구 등을 위탁수행하는 등 연구를 협력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34년간 기여한 법률 재·개정과 제도화

- 남녀고용평등법, 여성발전기본법, 경력단절여성등의경제활동촉진법, 양성평등기본법 등과 같이 여성의 경제활동·인권보호·성평등 실현 등과 관련된 법률의 제·개정
-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 여성할당제, 국공립대학 여성교수임용목표제 등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화
- 국가사업의 성별영향분석평분석평가가법 제정 지원, 국가재정법 개정 이후 국가사업예산에 성인지 예․결산제도 도입 및 운영 내실화 지원
- 여성정책기본계획,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건강가정기본계획 수립 연구

주로의 ‘달리는 시계’ 페이스메이커를 아시나요?

2002년 ‘광화문마라톤모임’, 베테랑 회원 중심 ‘1기 페이싱팀’을 결성

독거노인 돕기 후원, 정부미인가시설 지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

동호인 마라톤대회에 참가해보면 허리춤이나 상의에 풍선을 매단 채 다른 여러 참가자들을 이끌고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페이스메이커들이다. 이들은 풍선에 목표 기록을 써놓고 정확히 그 시간에 맞춰 완주할뿐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페이스를 지키며 달린다. 초보자에서 중상급자로 발돋움하려는 러너들에게 페이스메이커는 든든한 선배이자 가이드이고, 때론 플레잉 코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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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어? 내가 아는 페이스메이커랑 좀 다른데?’ 하고 의문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원래 마라톤 페이스메이커란 최상위권 주자의 기록 경신을 돕기 위한 서포터를 일컫는 말이었다. 30~35km 거리까지만 최고수준의 페이스로 선두를 이끄는 것이 임무이며, 대개 마라톤으로 전향 중인 젊은 장거리 선수가 맡는다. 지구력이 부족한 대신 스피드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반면 동호인 대회에서의 페이스메이커는 참가자들의 목표기록 달성을 돕는 인솔자를 뜻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페이스로 달려 완주를 돕는 것이 임무다. 목표완주기록 기준 5~10분 간격으로 별도의 페이싱이 이루어지며, 경험 많은 베테랑 러너들이 투입된다. 단순히 앞에서 끌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인솔하는 러너들의 기능과 컨디션을 파악해서 목표기록을 재설정해주기도 한다. 체계적으로 훈련하기 어려운 동호인들에겐 기록경신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다.

동호인 페이스메이커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마라톤 동호회 ‘광화문마라톤모임’이 베테랑 회원을 중심으로 ‘1기 페이싱팀’을 결성하면서 부터다. 당시 마라톤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하프나 풀코스에 도전하는 초심자들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지만 페이스 운영이 미숙해 대회를 망치는 동호인들이 부지기수였다. 광화문페이싱팀은 그런 초심자들을 돕기 위해 최초로 만들어진 재능봉사 모임이다.

토대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됐지만 이들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서 나름 전문성을 갖추려고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시간대별로 팀원을 구분하고 이븐페이스로 목표기록을 맞추는 훈련을 통해 엘리트 선수들도 놀랄 정도로 랩타임을 맞춘다. 자타가 공인하는 ‘달리는 시계’다. 페이스 전략과 코스 공략에 관한 노하우를 공유해서 레이스 중 주자들에게 어드바이스도 해준다. 이런 노력 덕분에 광화문페이싱팀은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신뢰받는 원조 페이스메이커 팀이다.

현재 광화문페이싱팀을 이끌고 있는 한택운(62) 코디는 마라토너들에게 사랑받는 비결로 투철한 봉사정신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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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록이 좋다고 해서 팀원으로 받지 않습니다. 자기 레이스가 아니라 남을 위한 레이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남다른 봉사정신이 꼭 필요해요. 페이스 훈련과 실전테스트를 거쳐서 페이싱팀원이 되더라도 연간 5회 이상 페이싱 봉사를 하지 않으면 팀원 자격을 박탈할 만큼 엄격한 룰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투철한 봉사정신이 바탕이 된 탓일까. 광화문마라톤모임은 페이스메이커 출전 외에도 다양한 기부사업을 꾸준히 벌여오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달려라 하니 육상꿈나무’ 프로그램이다. 한 회원이 어려운 육상선수를 개인적으로 후원하던 것을 2003년부터 공식사업으로 만들었다. 형편이 어려운 중학생 선수를 육상연맹에서 추천받아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또 다른 사업으로 ‘하트마라톤교실’도 있다. 발달장애인 청소년을 위한 달리기 교실인데, 이 역시 2003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발달장애 특성상 달리다가 엉뚱한 길로 가거나 느닷없이 바지에 소변을 보는 등 돌발상황이 수시로 벌어지지만 일단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사회성을 기르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실제로 하트마라톤교실에서 운동하던 전병혁(26)씨의 경우 동호인들에게 꿈의 기록인 서브3(풀코스 3시간 이내 완주)를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15기 페이싱팀원으로 합류해 비장애인 러너들을 당당히 이끌고 있다.

이 밖에도 광화문마라톤모임은 독거노인 돕기 후원, 정부미인가시설 지원, 마라톤용품 기부를 통한 불우이웃돕기 바자회, 소아암환우돕기마라톤 전 회원 자원봉사 등 연간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광화문페이싱팀은 오는 5월13일 본지가 주최하는 여성마라톤대회에도 출전해 참가자들의 페이스를 책임진다. 이 대회에선 여느 마라톤에서 보기 어려운 5km 종목 페이스메이커도 운영되어 마라톤 초보자의 기록 단축과 입문자의 첫 완주의 이끌 예정이다.

 

[클릭] 2017 여성마라톤대회 자세히 알아보기 

[이주의 신간] 『여혐민국』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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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민국

런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 과학자이자 ‘페페미’(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로 유명한 저자가 한국의 여성혐오를 이야기한다. 그간 페이스북에 올렸던 포스트를 책으로 엮었다. 강남역 살인사건이 일으킨 반향부터 남아공·아프리카 여성들의 고단한 삶, 영국과 유럽의 여혐 안전망, 페미니즘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 등을 다룬다.

양파(주한나)/ 베리북/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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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청년 새끼: 망가진 나라의 청년 생존썰

독립잡지 편집장들과 기자가 뭉쳤다. 청년이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 부르는 이유, 흙수저라 자조하는 이유, N포세대란 말이 미치도록 싫은 이유를 말한다. 먹고사니즘, 정치, 문화, 연애, 주거까지 청년의 삶을 관통하는 5개 주제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최서윤·이진송·김송희/ 미래의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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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미국의 대표 흑인 페미니스트이자 사회운동가인 저자가 쓴 간결하고 쉬운 페미니즘 입문서다. 직설적인 문체와 통쾌한 논리로 여성의 몸, 여성 폭력, 일터 내 여성, 연애와 결혼, 양육 등 여성의 삶 전반에 걸친 페미니즘 정치와 실천을 이야기한다.

벨 훅스/ 이경아 옮김/ 문학동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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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겠습니다: 일본군 위안부가 된 남한과 북한의 여성들

일본 포토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삶을 기록했다. 일본 정부에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남한 여성 아홉 명, 북한 여성 열한 명의 생생한 증언과 사진을 담았다.

이토 다카시/ 안해룡·이은 옮김/ 알마/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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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을 걷는 게 좋아,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저자가 50세에 쓴 6편의 에세이를 모았다. 가벼운 문체로 쓰였지만, 평생 런던을 산책하고 사색하며 런던에 대한 글을 쓴 저자의 내밀한 감정이 담겼다. 1930년대 런던을 느낄 수 있다.

버지니아 울프/ 이승민 옮김/ 정은문고/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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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 앤 허니: 여자가 살지 못하는 곳에선 아무도 살지 못한다

인도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목격한 ‘여자의 삶’을 시로 그려냈다. 상처, 사랑, 이별, 치유 등 4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태어나면서부터 ‘여자’라는 낙인이 찍혀 폭력의 대상이 되고 타자화되는 삶을 이야기한다.

루피 카우르/ 황소연 옮김 천문장/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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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워킹맘입니다: 일하는 엄마를 위한 행복한 육아 이야기

직장생활 13년차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는 ‘슈퍼맘’이 아닌 ‘리얼맘’의 모습을 보여준다. 복직 준비, 워킹맘의 시간관리, 아이들과의 애착관계, 맞돌봄으로 성장하는 부부의 모습까지…. 워킹맘의 구체적이고 쏠쏠한 정보를 담았다.

김아연/ 창비/ 1만5800원

금융권 12만 임직원 중 여성임원 겨우 ‘2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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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회사의 여성 직원 비율은 절반에 가깝지만 고위직 여성임원은 여전히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대 은행과 3대 생명보험사, 3대 손해보험사, 4대 신용카드사, 6대 증권사 등 금융회사 20곳의 임직원 11만9039명 중 여성임원은 22명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한 명이 금융회사 두 곳의 임원을 겸직해 사실상 21명이다.

이들 금융회사 20곳 중 11곳에는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다. 여성임원 중에도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 등의 직급은 없다. 전무가 있지만 대부분 상무나 상무보급 정도다.  4대 은행 중에는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임원이 각각 23명, 24명이지만 여성은 없다. 우리은행은 임원 30명 중 여성은 정수경 상임감사위원이 유일했다.

국민은행은 20명 중 여성은 박순애 감사위원과 박정림 여신그룹 부행장 등 2명 뿐이다. 정수경 상임감사위원과 박순애 감사위원은 21명의 여성임원 가운데 둘뿐인 등기임원이다. 생명보험사 `빅3` 중 한화생명은 임원 64명이 모두 남성이었다.

김상현 홈플러스 사장 “신선식품하면 홈플러스 떠올리게 하겠다”

홈플러스, 신선식품 강화하고 유통 과정 개선

고산지 바나나·DNA검사 한우 등 품질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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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신선식품 품질 강화를 선언하고 ‘신선의 정석’ 캠페인을 연중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은 그동안 가격과 배송 경쟁에 치우쳤던 기존 유통·온라인 업체들의 전략과 차별화를 둔다는 의미로 시작됐다. 이를 위해 국내외 산지, 유통 전문가들과 신석식품에 대해 소비자 요구를 분석했다. 산지 수확과 운송, 진열 등 유통 전 과정도 개선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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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홈플러스는 비파괴 당도 검사를 진행하고 전문 선별사가 고른 수박을 판매하고 있다. 바나나는 700m 내외 고산지에서 자란 상품을, 햇빛에 쉽게 무르는 양상추는 새벽에 수확한 상품을 들여왔다. 이밖에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한우를 확인하고, 전복은 완도 바다에서 1000일 이상 키운 청정 전복을 고집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신석식품 분야에 투자를 진행한 결과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홈플러스 신석식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5%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상현 홈플러스 사장은 “고객들에게는 온 가족이 모여 오손도손 한 끼 식사를 나누는 시간이 가장 소중한 만큼, 홈플러스가 최고의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경영전략”이라며 “‘신선식품’하면 바로 홈플러스를 떠올리게 하자는 목표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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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흥분제 그 시절 유행이었다”… 충격적인 남성들의 댓글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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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강간 모의’ 고백에 경험 털어놓는 남성들 성범죄를 ‘추억’ ‘철없는 시절 치기’로 덮으려 해 성폭력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강간 문화’ 드러나 “그 시절 유행임~ 소인도 친구들과 장난친 경험 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요힘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간 모의’ 사실을 인정하는 해명 글을 올리자 달린 댓글이다. 요힘빈은 돼지흥분제의 주 성분으로 흔히 돼지흥분제를 가리키는 말이다. 대선후보가 과거 강간 모의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후보 사퇴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일각에선 성폭력범죄를 ‘혈기왕성한 때의 치기’로 덮으려 하고 있다. 이른바 ‘돼지흥분제’ 논란은 지난 2005년 출간된 홍 후보의 자전적 에세이 『나 돌아가고 싶다』 내용 중 일부분이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책에는 홍 후보가 고려대 법대 1학년 시절 친구가 하숙집 친구의 부탁으로 다른 친구들과 돼지흥분제를 구해줬던 이야기가 나온다. 친구가 짝사랑하는 여성에게 돼지흥분제를 탄 맥주를 마시게 했으며, 옷을 벗기려고 시도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잇따른 해명에도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홍 후보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5년 전의 잘못이다. 이미 12년전에 스스로 고백하고 용서를 구한 일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제와서 공개된 자서전 내용을 다시 재론하는 것을 보니 저에 대해서는 검증할것이 없기는 없나 보다”면서 “어릴때 저질렀던 잘못이고 스스로 고백했다. 이제 그만 용서해주시기 바란다”고 해명글에서조차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홍 후보의 글에는 “남자라면 돼지흥분제 얘기 안해본 남자 없다” 등 그의 행동을 옹호하며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는 댓글이 난무한다. 홍 후보의 강간 모의 사실만큼이나 충격적인 댓글 내용은 이렇다. “철없는 시절에 치기어린 친구들의 장난에 반성까지 했는데 무엇이 문제입니까.” “드러내 놓고 말은 안해도 그 시절 머스마들의 치기죠.” “어릴 때 준강간정도 대다수 청년, 소년들 다 했죠. 그게 지금 생각하면 떳떳한 건 아니지만요.” “그때야 정절이 최고 가치이나 지금은 세태가 그렇지 않기에 아무도 그걸 최후수단이라 생각안하죠. 그 옛날엔 보쌈해서 여자 얻기도 했다는데.” “청소년 시절 그런 추억 한 두건 없는 대한민국사람 없습니다.” 홍 후보의 강간 모의 관련 기사에도 비슷한 내용의 댓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솔까(솔직히 까놓고 말해) 남자는 그럴 수 있지. 별 것 아닌 일에 트집잡지 마라.” “그 당시에는 연애 못한 순진한 청년들이 저런 식으로 결혼하는 순수의 시대였다.” “남자면 청춘 때 그런 일 없는 사람 있습니까.” “어릴 때 모험심 강하고 호기심 많은 때 남자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여성 몰래 돼지흥분제를 먹여 성폭행을 시도하는 게 젊은 시절 치기이며, 청소년 시절 추억이라는 남성들의 댓글 고백은 한국 사회의 뿌리깊은 강간 문화(rape culture)를 그대로 보여준다. 강간 문화는 성폭력을 농담이나 친근감의 표현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가해자보다는 피해자 행실을 비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가리킨다. 미국 페미니스트 작가 리베카 솔닛은 자신의 책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에서 강간 문화에 대해 ‘강간이 만연한 환경, 미디어와 대중문화가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규범화하고 용인하는 환경’이라고 정의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도 22일 SNS 논평을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해 “한국 사회는 여전히 여성을 폭력으로 강압하는 것을 터프한 로맨스로, 일상적으로 성적 대상화하는 것을 남성성의 발현으로 여기도록 방조한다”며 공고한 강간 문화를 비판했다. 단체는 “(이번 사건은)소라넷, ‘남학생 단톡방’ 등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져 온 강간모의와 같은 축에 있다”며 “홍 후보가 돼지흥분제를 구하러 다닌 1972년에서 반백년이나 되는 시간이 흘렀지만, 변한 것은 강간모의 수단이 더 다양하고 악랄해졌다는 것뿐”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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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주년 맞는 한국오페라, 19일 기념사업회 창립 선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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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계 원로와 음악인들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한국오페라70주년기념사업회’ 창립 선포식을 가졌다. 행사에는 안형일 원로 성악가를 비롯해 박수길 전 국립오페라 단장, 이원준 한국성악가협회장, 임준희 작곡가, 최승한 지휘자, 서희태 지휘자, 김홍기 프라임필오케스트라 단장, 이강호 라벨라오페라단장 등 원로 성악인과 오페라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1948년 1월 16일 오페라 ‘춘희’(라 트라비아타) 공연으로 시작한 한국 오페라는 내년 70주년을 맞는다. 이에 한국오페라70주년기념사업회 창립 추진위원회는 창립식을 열고 사업 준비에 돌입했다. 창립 추진위원회는 한국 오페라 70년사 발간을 비롯한 영문 한국오페라사 출판사업, 범 오페라인들에 대한 DB구축사업, 서울을 비롯한 4개 지역에서의 70주년 기념음악회 등을 진행한다. 아울러 원로 오페라인들의 복지를 위한 기초사업 구축, 예술의전당 등 공공극장과의 연대, 국립오페라단 등 공공단체와 민간오페라단과의 협력사업 등을 논의한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오페라 연출가인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은 “모든 오페라인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화합과 상생의 뜻을 모아 사업회를 꾸렸다”며 “이번 사업회를 통해 한국 오페라가 초심으로 돌아가 과거를 점검하고 미래를 향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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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성폭력 피해자가 고발 당하는 현실..."여성 차별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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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성폭력상담소, 대학 내 성폭력근절 긴급토론회 개최 부산성폭력상담소에서는 지난 17일 부산지방검찰청 중회의실에서 '대학 내 성폭력,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가졌다. 부산지방검찰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와 공동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대학생 및 일반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현재 대학 내에서는 남톡방, MT문화, 삼수생 오빠, 예비역 선배, 교수님 등 성차별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알아서 조심해'로 문제인식을 박탈하는 대학 공동체의 문제점과 그 원인들을 진단하고 차별에서 평등으로 배제에서 포용으로 성평등한 대학 만들기 일환으로 토론회가 열렸다. 주제발표를 한 이나영 중앙대 교수는 "성희롱 예방을 위한 국가적, 사회적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희롱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사회적 문제화 되고 있다"며 "이는 특정한 대상이나 집단, 특정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사회서 여성에 대한 인식과 차별적 현상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그 배경속에는 남성중심의 성문화로 여성을 단순히 성적대상으로 규정하거나 남성성을 구축하는 군대, 이성애 남성지배 구조 등을 원인으로 보며 특히 성폭력에 대해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무지에서부터 비롯됐다"고 말했다. 또 '젠더차별이다, 성희롱이다'라고 말하면서 벌어지는 갈등으로 괴리감이 발생해 가해자는 "왜 나만 가지고 그러냐","재수 없다, 억울하다" 등으로 처음에는 가해자를 원망하고 결국 피해자를 고발하는 모순된 상황을 꼬집었다.. 특히 피해자들은 ▲학교가 교수편을 들 것 같아서 ▲제대로 처리 안될 것 같아서 ▲분위기 깰까 봐 싫다고 못하고 최대한 피한다고 피했어요 ▲도저히 결심이 안 서서요 등 이유로 피해를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유토론을 통해 오정진 부산대 교수는 "대학내 성폭력에 더 취약한 원인이 '어차피'의 세계관이 지배하게 될 수 있기에 서로 다른 역할에 대해 잘 지내야 한다는 이유로 위계에 기대기 때문이다"며 "학교내에 믿을 수 있을 만한 사람이 필요해 관련 기구를 만들었다. 학교 내 명예때문에 쉬쉬하는 경우가 많기에 사전에상담을 통해 조기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학생들이 말하는 대학 내 성폭력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에는 부산대 페미니즘 소모임인 '싫다잖아’, 경성대 '파워페미레인저', 서울 '폥귄프로젝트' 등 참여했다. 이날 '싫다잖아' 김정원은 "학교내 페미니즘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특히 동아리 내 연애를 강요하지 않고, 여성혐오 등 성폭력에서 안전한 공간을 찾기가 어렵다"며 "교내 커뮤니티를 통해 페미니즘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니 여자들이 좋은 것만 챙겼다. 여자가 군대를 가면 남여평등이다. 페미니즘은 극단적 이기주의다라고 말한다"며 학교 내에서 만연한 성폭력과 성차별적인 발언에 대해서 제대로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을 지적했다. '파워페미레인저' 김도경은 "외모지상주의가 여성에게 작용된다는 것을 대학에서 알았다. 한 교수는 여학생 사진을 카톡을 받아 순위를 메기기도 했고, 단톡방에서 성희롱 발언도 당당하게 한다. 일상속에 여성이 성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이런 것까지 예민해야 하나?며 조롱한다. 이로 인해 동기로부터 성희롱을 당할때조차 예민한가?하고 여러 번을 생각했다"며 발언을 통해 예리하게 집단내에 차별성을 점검해야 하고 자율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하며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말할때 비난을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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