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은 참사...닭고기 잔류농약도 검사해야”

소비자단체들이 정부의 무사안일한 태도가 살충제 계란 사태를 불러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소비자들이 먹거리에 대해 안심할 수 있도록 농장을 비롯해 식용 닭고기의 잔류농약 검사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난해 9월 당시 국정감사를 앞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실적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산란농장과 달걀에 대한 잔류 농약 검사가 단 한번도 없었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협의회는 “당시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되자 전체 산란계 농장의 4% 정도만 조사해 ‘유해성분이 없었다’고 발표했다”는 사실과 “살충제 사용이 가장 많을 가능성이 있는 7~8월 여름시기에는 정작 손을 놓고, 무사 안일한 태도를 취해 지금의 사건을 불러오게 됐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살충제 달걀 사건을 계기로 농장, 사료, 도축장, 가공장, 유통업체까지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가의 살충제 투입경로를 확실히 파악해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도 했다. 또 식용 닭고기의 잔류농약 검사도 당장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생산업계는 책임을 통감하고 가축들이 건강하게 사육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할 것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주도권 다툼만 하지 말고 국민 안심정책을 위한 협력 공유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협의회는 지적했다.

[정재훈의 시선] 성평등에 대한 오해 혹은 무지

성평등은 여성정책의 분야 아닌
한국사회가 추구해야 할 비전
비전으로서 성평등 공유할 때
진정한 진보가 탄생할 것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면 성평등은 20대 국정 전략 중 하나다.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비전을 추구하기 위하여 ‘국민이 주인인 정부, 더불어 잘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5대 국정 목표가 있다. 5대 목표 중 하나로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실현하는 국정 전략 중 ‘노동 존중·성평등을 포함한 차별 없는 공정사회’가 있다. 이 전략 실천을 위한 4개의 국정과제가 나온다. ‘노동존중 사회 실현, 차별 없는 좋은 일터 만들기, 다양한 가족의 안정적인 삶 지원 및 사회적 차별 해소,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이다. 그 중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을 추구하는 주요 정책이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 추진, 성평등정책 추진체계 강화, 공공부문 여성 진출 대폭 확대를 위한 5개년 계획 수립·이행’ 등이다.

결국 “실질적 성평등 사회를 실현함으로써 차별 없는 공정사회를 만들어 국민이 주인 되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이야기다. ‘실질적 성평등 사회 → 차별없는 공정사회 → 정의로운 국가’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그런데 성평등한 사회가 되면 차별이 사라지고 정의가 바로 서는 국가에서 살 수 있다는 매우 감동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5개년 계획서를 읽으면서 동시에 갖게 되는 씁쓸한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첫째, 언어의 유희, 다른 말로 말장난 같은 내용을 마주보게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 당시 공약에서는 ‘성평등위원회 설치’를 공언했지만, 계획서에서는 성평등위원회 설치 ‘추진’이라고 슬쩍 문구를 바꾸었다. 설치하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추진은 하겠지만 추진하다 안되면 그만이라는 의미일까? 같은 계획서 다른 지면에서는 ‘사회적 차별 해소의 핵심은 다름의 존중과 성평등 사회의 실현에 있으므로…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사회 전반에 성평등 문화 확산 노력’이라는 표현이 있다. 계획서 작성 과정에서 다른 의견이 충돌했었나? 아니면 표현상 실수인가?

둘째, 성평등은 정책적 차원의 전략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비전이 되는 거시적 개념이다. 역사적 발전 단계를 설명할 수 있는 기본 개념 중 하나가 계급이라면 그 대척점에 서 있는 분석틀이 젠더 혹은 젠더에 기초한 지배·피지배 관계다. 계급 차별을 없애는 정도와 그 수단이 무엇이냐를 놓고 이른바 우파와 좌파를 가를 수 있다면, 젠더 차별을 없애는 정도와 그 수단을 놓고도 우파와 좌파를 가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사회에서 이른바 좌파로 규정하는 상당수 집단의 정체성은 우파다. 진보 진영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는 젠더폭력 문제는 이른바 진보의 수구적 속성을 드러내는 좋은 예다.

계획서에서 밝히고 있는 소통, 투명한 국정운영,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혁신, 지방자치, 균형발전, 남북화해 등은 성평등 사회로 가는 정책적·기술적 수단일 뿐이다. 성평등은 그러한 수단과 차원을 달리하는 비전이자 추구해야 할 사회의 모습 그 자체다.

일개 부처에 한정해 위원회 좀 만들고 성별임금격차 좁히면서 젠더폭력을 엄하게 처벌하는 정도로 성평등 사회가 되지 않는다. 긴장의 끈을 놓았을 때에도 망언이나 성희롱·성폭력을 일삼는 힘 있는 남성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정도로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사회가 되는 과정은 어렵고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성평등에 도달하면 자연스레 다양한 사람들이 주인인 국가가 탄생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정의가 실현되는 대한민국도 가능하다. 성평등은 여성정책의 한 분야가 아니다. 한국사회가 추구해야 할 비전이다. 비전으로서 성평등을 공유할 때 진정한 진보가 탄생할 것이다.

*외부기고문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100일] 문 대통령, 한일 위안부 대책 “외교부의 검토 끝나는대로 방침 정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정부의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 외교부의 검토가 끝나는대로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주재 일본 기자가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보상과 명예회복을 언급한 바 있다면서 한국 정부 차원에서 어떤 행동 생각하고 있는지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일본 기자는 구체적으로 “강제징용은 가거 노무현 정부 때 한일 기본조약에서 해결된 문제이고 피해자 보상은 한국정부가 하는 것이라는 결론 내린 바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고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일본군 위안부 합의 부분은 지난 한일회담 당시 알지 못했던 문제다. 위안부 합의 문제가 알려지고 사회 문제가 된 건 회담 훨씬 이후의 일”이라며 “위안부 문제가 회담으로 다 해결됐다는 건 맞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 간 합의가 개개인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양국 합의에도 불구하고 징용당한 강제 징용자 개인이 미쯔비시 등 회사를 상대로 가지는 민사적 권리들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 한국의 헌법재판소, 대법원의 판례”라고 말했다.

또 위안부 합의 문제의 대응 방향에 대해서는 “외교부가 자체 TF(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를 구성해 합의 평가가 작업 중”이라며 “이 작업이 끝나는대로 외교부가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가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과거사 문제는 과거사대로, 미래지향적 협력은 협력대로 별개로 해나가는 것 필요하다”는 투트랙 전략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250명 내외신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외교안보, 정치, 경제, 사회 분야로 한정해 순서대로 진행했다. 질문할 기자 명단은 청와대출입기자단 측이 사전에 제공했으며 질문 분야는 사전에 조율했으나 질문 내용은 제출하지 않고 즉석에서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독립유공자는 2%...이낙연 총리 “여성독립운동가 많이 찾아내야”

이낙연 국무총리는 15일 제72주년 광복절을 맞아 “여성 독립운동가들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돕는 일이 많아 발굴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늦었지만, 여성 독립운동가를 더 많이 찾아내서 더 많이 현창(밝게 나타냄) 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충남 천안시 병천면에 있는 유관순 열사 생가를 찾아가 천안시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유관순 열사의 애국정신과 독립운동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듣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방문에는 안희정 충남도지사, 구본영 천안시장, 민병원 국가보훈처 기획조정실장, 정낙도 유관순열사 기념관장, 윤범호 아우내장터 상인회장, 장 준 병천면장, 유관순 열사 유족 유제웅 씨 등이 함께 했다.

이어 3·1운동의 현장인 아우내 장터로 이동해 아우내 장터 독립운동을 기리는 기념비와 역사유적지를 참관한 후 시장 점포를 둘러보며 온누리상품권으로 떡 등을 샀다. 일행과는 순대국밥으로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유관순 열사의 유족은 서훈 등급 상향을 위한 건의문을 이 총리에게 전달했다.

구본영 천안시장은 이 총리에게 “유관순 열사는 3·1운동의 상징적 인물이지만, 서훈 등급이 3등급으로 낮게 평가돼 호국 충절 고장의 천안시민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고 있다”며 “유관순 열사의 서훈 등급 상향 조정을 위한 상훈법이 조속히 개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현행 상훈법상 서훈 1등급에는 김구·안창호·안중근 등 30명이, 서훈 2등급은 신채호·신돌석·이은찬 등 93명, 유관순 열사는 김도현·김마리아 등 823명과 함께 서훈 3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현재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독립유공자 1만4651명 중 여성은 292명으로 2%에도 못미친다.

유관순열사기념사업 회장인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지난 3·1절 당시 “유관순 열사의 현재 서훈 등급은 1962년 당시 군부의 어처구니없는 오판이지 여성을 경시하는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개정안을 상정해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말한 바 있다.

“차별·혐오 조장 컨텐츠 방치 말라” 뿔난 여성들 잇따라 거리로
“차별·혐오 조장 컨텐츠 방치 말라” 뿔난 여성들 잇따라 거리로
‘칼 빼든’ 공정위에 변화하는 프랜차이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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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들, ‘상생경영’ 드라이브 

대기업 유통업체 노사 첫 상생협약에 

프랜차이즈업계는 갑질현황 개선나서 

주요 기업들이 ‘상생경영’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대기업 유통업체 노사가 첫 상생협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프랜차이즈 업체는 가맹점의 최저수입을 보장하는 등 기업들이 나서서 ‘상생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면적으로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에 대응하겠다고 나서 기업들이 바짝 웅크린 모습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18일 ‘가맹점 분야의 불공정 관행 대책’을 발표했다. 하반기부터는 치킨, 피자, 햄버거 등 외식업종들에 대한 점검에 나서겠다는 것.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혁신위원회도 결성됐다.

김상조 위원장은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도입된 지 40년이 흘렀다. 매출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했고, 관련 종사자는 8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괄목할만한 성장과는 달리 오너의 추문과 연이은 갑질 논란이 빚어지면서 가맹점주들이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경영윤리와 상생의식은 질적으로 성숙하지 않았다”라며 “본사들이 통행세나 유통 마진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런 수익 구조는 변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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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GS리테일(대표 허연수)은 ‘가맹점의 최저수입권 보장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GS리테일은 최근 최저수입 보장 규모 확대 등 가맹점주와 상생 실천을 약속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 향후 5년간 가맹점주들의 비용분담 차원에서 매년 최저수입 보장금 및 전기료 지원금 등 750억원에 이르는 직접 지원방안을 포함 총 9000억원 이상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GS25는 △최저수입 보장 금액 매년 400억원 지원 △심야 운영점포 전기료 매년 350억원 지원 △매출 활성화 솔루션 구축비 5000억원 투자 △모든 브랜드 편의점 근접 출점 자제 △재해 구호활동 등 사회 공익활동 확대에 대한 ‘5대 핵심 상생 지원 방안’을 제시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GS25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맹점주를 비롯한 파트너사와의 동반성장을 통해 GS25가 모든 생활 편의 서비스의 중심으로 미래 유통산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대표 이갑수)는 지난 7일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이갑수 이마트 사장과 전국이마트노동조합, 이마트노동조합, 이마트민주노동조합 등 3개 노동조합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상생 선포식’을 개최했다. 양측은 ‘노사상생 선언문’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갈등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생산성 향상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3월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이마트노조와 ‘사원 보호 실천 노사공동 선포식’을 진행했지만, 3개 노조가 모두 참여한 노사 상생 선언은 노조 설립 이후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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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갑질 논란’에 칼을 빼 든 공정위 방침에 따라 갑질 현황을 개선하겠다고 나섰다. 제너시스BBQ의 BBQ치킨은 지난달 27일 체인본부 필수 공급 품목의 최소화 등 가맹점과의 상생경영 추진 방안을 공개하고 나섰다. BBQ가 발표한 ‘패밀리(가맹점)과 BBQ의 동행 방안(이하 동행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동행방안은 총 9개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우선 필수품목을 최소화하고, 필수품목을 제외한 항목들을 가맹점들이 자율 구매할 수 있도록 구매선을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원가 관리를 좀 더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매장 인테리어 시애는 가맹점주 자체 공사를 가능하게 하고, 디자인 개발비·감리비 등을 현실화해 매장 환경에 대한 가맹점주의 자율성을 높인다. 과거 대외 공개가 제한됐던 유통마진도 정부의 가맹사업 정보 공개의 방향이 정해지면 충분히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맹사업에 필요한 주요 정책을 가맹점과 가맹본부가 협의, 의결하는 ‘패밀리-BBQ 동행위원회’도 설치한다. 이에 따라 판매가격, 구매가격, 광고·판촉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가맹점과 가맹본부 간의 자율조정을 활성화하고, 가맹점주들의 의견 수렴 창구로 활용한다.

BBQ는 ‘로열티 제도’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최초로 가맹점과 가맹본부가 이익을 공유하는 ‘패밀리 주주제도’도 도입한다. 김태천 BBQ 대표이사는 “가맹사업 분야의 거래 공정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이번 동행방안 발표를 통해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가맹사업 분야가 더욱 성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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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의 위생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지난 1일 밝혔다. 교촌은 기존에 운영 중인 현장교육시스템 ‘아띠’ 제도를 활용해 특별히 가맹점의 위생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위생 점검에 그치지 않고 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본사의 위생 노하우를 가맹점에 적용하기로 했다. 위생 관리 지원은가맹점의 별도 비용 부담 없이 본사 지원으로 이뤄진다.

특성상 배달을 통한 주문이 많은 가맹점의 현실을 반영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배달박스와 오토바이에 대한 위생 관리 지원도 진행된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아띠제도를 통해 현장에서 문제에 대한 답을 함께 찾고 개선해나가니 가맹점주님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가맹점과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교촌치킨만의 QSC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bhc치킨(회장 박현종)은 새로운 개념의 사회공헌(CSR) 활동인 ‘BSR’을 선포하고 상생경영 활동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bhc치킨은 매장에서 치킨 한 마리가 판매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 ‘희망 펀드’를 조성한다. 매월 5000만원, 연간 6억원 규모로 이는 사회공헌활동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가맹점주와 같이 참여하는 사회공헌 모델이지만, 적립금은 가맹점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전액 본사에서 부담한다.

박현종 bhc치킨 회장은 “독자경영 4년 만에 치킨 업계 매출액 2위로 올라선 bhc치킨은 투명경영과 상생경영 그리고 나눔 영을 가장 큰 가치로 두고 있다”며 “치킨 업계 선두 기업으로서 한 단계 발전된 나눔 모델을 통해 더불어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쏟아지는 기업들의 상생방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지금의 사태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거쳐야 할 꼭 필요한 과정 중 하나”라며 “정권이 바뀌면서 대충 상생방안 시늉만 내는 겉치레가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W스타트업] “모든 사람은 잠재적인 ‘엄마’다”

[인터뷰] 이다랑 그로잉맘 대표 

‘심리적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심리상담 전문가들의 ‘마음교육기업’
임신과 경력단절 겪으며

‘엄마’ 역할에 고민 시작해

개인별 부모학교 비롯해
마음학교, 기업연계 교육 등
심리상담 비즈니스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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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잠재적인 ‘엄마’예요. 어떠한 가정에 속해있거나 어떤 가정을 이루거나. 1인 가정이라면 나 자신의 ‘엄마’죠. 저는 ‘심리적 빈곤’에 있어서 가장 힘들고 메마른 존재가 엄마라고 봤어요. 그로잉맘은 이 ‘심리적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가들의 모임입니다. 우리는 창의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혁신해나가는 기업입니다.”

그로잉맘은 심리상담 전문가들이 만든 ‘마음교육기업’이다. 현재 운영 채널은 찾아가는 ‘부모학교’와 ‘마음학교’다. ‘부모학교’는 부모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 아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마음학교는 자기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한다. 모두 오프라인 맞춤형 강좌로, 그로잉맘은 기업·관공서와의 협업과 자체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양한 교재와 교구를 연구·개발해 마음교육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로잉맘을 이끄는 이다랑 대표는 “사실 이제까지 한국의 복지 서비스는 ‘물질적인 빈곤’에만 집중되어 있었다”며 “물질적인 빈곤은 예방 차원의 서비스가 활발히 이뤄지지만 심리적 빈곤은 꼭 사고가 터져야 되돌아보게 된다. 그로잉맘은 누구나 ‘심리적 빈곤’을 예방하고 치료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여기에 ‘창의적’인 접근을 더 해 재밌고 세련되게 우리 마음을 돌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원래 아동·청소년 심리상담가였다. 대학에서 아동심리학, 대학원에서 발달심리학을 전공했고, 10년 넘게 국내외 수많은 아이들과 엄마들을 만나 소통하며 육아 고민을 나눴다. 그러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며 창업세계에 입문하게 됐다. 특히 1년간 ‘에티오피아’에 다녀온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대표는 에티오피아 엄마들의 심리상담을 하면서 “자기 삶의 주인이 되고 싶은 욕구는 실제 빈곤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가 가지고 있는 ‘욕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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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에 다녀와 한국에서의 재기를 꿈꿨지만, 전문가인 그에게도 재취업은 ‘넘기 힘든 벽’이었다. 거기에 예상치 못한 임신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열심히 쓴 이력서도 번번이 떨어졌다. ‘경력단절’을 맞은 거다.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풀려고 블로그에 이것저것 쓰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혼자만 읽기도 했는데, 점점 구독자가 생기더라고요. 온라인으로 소통하던 엄마들을 직접 만나기도 했어요. 한국 엄마들도 참 불쌍하더라고요.”

실제로 이 대표가 만난 엄마들은 기본적으로 더 좋은 아내, 엄마가 되어야만 한다는 압박감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엄마는 위대하다’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이런 말 안 좋아해요. 엄마는 다 받아줘야 하는 사람인가요? 보통 사람들이 “엄마, 이거 우유 상했어?” 묻잖아요. 엄마도 상한 거 먹으면 똑같이 아픈 사람인데…. 사회가 엄마를 엄청난 존재로 만들어요. 그러면 엄마들은 더 좋은 아내, 엄마가 되기 위해 ‘쓸데없는 죄책감’에 빠지게 되죠.”

이 대표에 따르면 엄마는 사실 ‘역할’에 불과하다. 원래의 ‘나’ 자신이 엄마가 됐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다. 그로잉맘은 대부분의 엄마가 이 사실을 놓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부모교육을 진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로잉맘의 슬로건 ‘Grow your motherhood, Grow your mind‘가 이해가기 시작했다. “엄마가 됐다고 불행한 게 아니라 자기 삶과 감정의 주인이 되지 못해서 괴로운 거예요. 그 상태에서 ‘엄마’라는 무거운 굴레까지 오니 더 불행할 수밖에요.”

“모성애의 신격화, 이게 역사적 유래가 있지만 엄마들한테는 폭력이 될 수 있거든요. 남성들에게는 피할 수 있는 해방의 요소가 되기도 하고요. 엄마가 대단한 걸 해내고 있지만, 모성애에 부합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나를 갉아먹으면서 살 필요까지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이 대화를 나누던 이혜린 부대표가 힘주어 말했다. 

이 부대표와는 ‘랜선 우정’을 통해 만난 사이다. 혼자 머리 싸매고 창업과 고군분투하던 시절이었다. 온라인에서 ‘그로잉맘’이란 필명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을 때였다. 그의 글을 유심히 본 이 부대표가 먼저 “만나고 싶다”고 제안했다. 엄마들이 얘기하는 동안 아이들은 볼 풀장에서 놀았다. 사업계획서도 ‘키즈카페’에서 볼 정도로 육아에 정신이 없었지만 둘은 서로의 목표와 지향점이 같다는 걸 직감했다. 그렇게 그로잉맘은 지난해 법인으로 전환했다. 현재는 심리상담 전문가 선생님까지 합류해 총 3명이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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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 개개인의 특성이 다 다른데, 어째서 그 사람한테 주는 솔루션은 늘 동일한가?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느꼈던 답답함이었어요. 그 사람이 가진 데이터로 최적화된 해결책을 제공하자는 거죠. 그런데 보통 부모교육에 가 보면 PPT에 이렇게 쓰여 있어요. ‘우리 아이 훈육법 1·2·3…’ 글씨체는 꼭 견고딕. 엄마들은 지루한 거 봐야 된다고 누가 정해놨나요? 우리는 교재도 재밌고 세련되게 만들어요. 아이들과 노는 영상을 직접 분석해주기도 하고요.”

그로잉맘의 부모교육은 개인별 맞춤 교육으로 진행된다. 수강생들이 직접 보내준 통계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든다. 발달·놀이·훈육 아카데미, 엄마의 자존감 수업, 엄마1학년 아카데미, 예비부모아카데미, 엄마감정아카데미 등이 있으며 자체개발한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과 아이의 마음을 이해함으로써 스스로 선택하고 문제를 해결할 힘을 갖게 한다. 

기업과 연계한 심리교육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일동후디스 예비산모 프로그램, 소녀방앗간, 헤이그라운드 내 스타트업 업체들 등 5개 기업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일관성 있고 단단한 육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그로잉맘 ‘내 아이를 위한 심플 육아’ 신간도 냈다. 이 대표는 “아무래도 예전부터 블로그를 운영해와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홍보가 된 것 같다”며 “초기 기업치고는 블로그 구독자 수가 만 명 이상이고 조회 수도 백만뷰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로잉맘은 지금까지 부모학교 기반을 다져왔다면 앞으로는 마음학교 라인을 연말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또한 이 모든 오프라인 활동과 연계되는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온·오프라인을 통합해 유기적으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앱 형태의 신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 이 대표는 “사실 온라인이 우리 목표의 끝점”이라며 “아주 큰 비전 안에서는 제가 80살이 될 때까지 이 회사가 운영됐으면 좋겠다. 심리상담 비즈니스가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선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실은 엄마가 자기 안에서 균형감만 찾아도 이런 훈육법 자체가 필요 없어집니다. 엄마가 아닐 때의 나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해보세요. 또 ‘작은 일’이라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꾸준히’ 해보세요. 1년간 아무도 보지 않았지만 꾸준히 쓴 글 덕에 소중한 동료를 만났고,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소중한 모성을 쪼개서 일하는데 정성이 안 들어갈 리가 있나요?” 

현대백화점그룹, 비정규직 2300명 정규직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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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회장 정지선)이 계열사 비정규직 직원 23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뽑은 신규 채용 2340명에 맞먹는 수준으로, 계열사별로는 현대백화점에서 고객 응대 및 사무 보조 직무의 비정규직 직원 14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현대그린푸드는 판매 인력 등 외식 관련 비정규직 직원 700여명이 비정규직에서 벗어난다. 현대홈쇼핑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총 200여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행키로 했다”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은 하반기에 1340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작년 하반기 1030명보다 약 30% 늘어난 규모다. 점포 개점에 따른 대규모 인력 수요 때문은 아니지만,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채용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여성창업의 요람’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서울센터 확장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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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이사장 한무경)는 서울센터(센터장 이기화)를 마포구 도화동으로 확장이전하고 10일 오전 개소식을 열었다. 

이날 개소식에는 한무경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장, 이기화 서울센터장, 김형영 서울지방중기청장,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박홍섭 마포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이기화 센터장은 “기존 서울센터는 성동구 왕십리동에 2012년 개소했다. 서울지역 여성창업보육실 입주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지역 여성창업인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창업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서울센터를 확장하게 됐다”며 “서울센터 확장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가 2017년 예산으로 1대 1 매칭해 각각 12억씩 총 24억원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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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의원은 “여성경제인의 사회 참여율이 높아져야 대한민국의 국민소득이 함께 높아진다. 현재 여성의 경제활동 비중은 30%를 넘어 40%까지 올라오긴 했지만, 아직까지 정치권과 경제계에 여성들의 진출이 미약하다”며 “서울센터를 시작으로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기 위해 경기도까지 센터가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은 “이번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서울센터의 확장이전을 시작으로 여성들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모성애의 힘으로 ‘신뢰경영’과 ‘윤리경영’을 보여주시길 바란다”며 “여성의 힘으로 우리 사회와 경제가 바로 서도록 열심히 뒷받침 하겠다. 그 중심에서 여성경제인협회가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확장이전으로 서울센터는 보육실을 기존 9개에서 12개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16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게 된다. 그 중 1개의 보육실은 창업 초기 기업의 경제적 비용을 경감하고 입주기업 간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는 ‘개방형 사무공간’으로 최대 5개사와 카페와 같은 분위기에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현재 입주한 기업은 △몬스터파크(대표 조재원) △(주)라피스(대표 유재정) △바살(대표 김지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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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는 서울센터를 포함 총 16개 지역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성의 창업 촉진과 혁신 여성기업 육성을 위해 △여성창업보육실 운영 △여성창업경진대회 개최 △여성기업수출 지원(신규수출기업화) △여성경제인 DESK(경영애로, 정책건의 전용창구) 운영 △여성기업 일자리허브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각 센터에서 운영하는 여성창업보육실에서는 입주 여성기업을 대상으로 보육공간 및 기본 인프라(공동 사무기기, 초고속 인터넷 등), 산업재산권 보호, 세무, 전문가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무경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장은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을 위해 여성 창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초기 사업공간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여성창업보육실의 양적확대 뿐만 아니라 질적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혁명가이자 페미니스트 ‘세 여자’…시대에 일생 바쳤다”

[인터뷰] 조선희 작가

기자 출신 소설가

허정숙, 주세죽, 고명자
혁명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세 여자’에게 숨결 불어넣어


공직 거치며 12년 만에 탈고
“여유 갖고 숙성시킨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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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세 여자’가 있다. 허정숙, 주세죽, 고명자. 식민국의 혁명가이자 독립운동가로서 모진 풍파와 역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받아낸 이들이다. 조선희 작가의 장편소설 『세 여자』는 1920~50년대 여성 혁명가와 그의 남자들을 중심축 삼아 굴곡진 한국 공산주의운동사를 보여준다.

여성 혁명가들은 경성, 상해, 모스크바, 평양을 무대로 당대를 치열하게 살아냈다. 그러나 그들의 존재는 오랫동안 조명 받지 못했다. 조 작가는 세 여성에게 숨결을 불어넣어 주었고,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야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여성 혁명가들은 이중의 소외를 당했어요.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사회주의 계열 인사는 주목의 대상이 아니었고, 또 여자라는 이유로 조명되지 못했죠. 우리나라 역사라는 게 과거 백년 이전에는 여자가 주인공인 경우가 거의 없잖아요. 여자들에게 중요한 역할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 시대였던 거죠.” 조 작가의 말이다.

허정숙을 발견한 게 작품의 출발점이 됐다. 정숙이란 인물은 조 작가의 소설적 영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신여성이자 혁명가이자 독립운동가’. 정숙은 어느 모로나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다. 중국에서 항일 투쟁을 한 뒤 북한으로 넘어가 북 정권의 사법상과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비롯해 팔순 가까운 나이에도 중앙위 대외사업 담당비서 등을 지냈다. 5개 국어가 가능한 정숙은 북한 사회에서 보기 드문 인텔리였다. 조 작가는 “정숙은 결혼도 여러 번 하고, 성이 다른 아이도 낳았다”며 “우리 세대에는 신여성 하면 나혜석 뿐이었다. 그래서 허정숙을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놀라웠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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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과 세죽, 명자가 함께 찍은 사진이 담긴 책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1925년, 세 여자는 청계천으로 추정되는 개울가에 발을 담근 채 해사한 미소를 짓고 있다. 반듯이 자른 단발머리 신여성들의 쾌활함이 엿보인다. “1925년은 한국역사에서 어두운 시대였는데 이 사진은 너무 밝고 화사했어요. 여자들의 얼굴에는 구김살이 없어보였고 경쾌한 분위기가 굉장히 이채로웠죠. 그 시대가 요즘말로 하면 ‘헬조선’ 같은 시대였는데 ‘청년기를 맞은 여성들에게도 밝고 화사한 한 때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호기심을 자극했어요.”

1920년, 바깥세상을 구경하고 사회주의를 공부하기 위해 상해를 찾은 정숙과 세죽은 그곳에서 고려공산당 청년동맹을 이끌던 박헌영을 만난다. 이듬해 세죽은 헌영과 결혼하고, 귀국 후 정숙을 중심으로 사회주의 여성운동 단체인 조선여성동우회를 결성하는 한편 고려공산청년회에 가입해 활동한다. 이때 이화여전을 다니던 고명자가 참여하며, 이들 셋은 조선공산당의 여성 트로이카로 불리게 된다. 1930년대 후반부터 세 여자는 각자의 자리에서 격랑의 시대를 맞는다.

세 여자는 뚜렷한 주관을 가진 혁명 동지였지만 여성관에 있어선 차이를 보였다. 특히 정숙은 가부장제에 맞서 성차별 비판에 목소리를 높였다. 요즘말로 하면 정숙은 ‘사이다’ 같은 발언으로 ‘걸크러시’를 뿜어내는 존재였다. 동지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아지트키퍼가 된 세죽은 부엌을 벗어나지 못했고, 정숙은 이에 불만을 표했다. 

“한 계급이 다른 계급을 착취하는 체제를 뒤엎자고 혁명하는데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 다른 사람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건 이율배반이야. 남편과 아내 사이라도 말이야.”(『세 여자 1』 134쪽)“차별 없이 평등하자면서 이게 뭐야? 조선공산당이나 공산청년회나 간부 중에 여자가 한 명도 없잖아. 멀쩡히 같이 토론하다가도 밥 먹을 때 되면 여자들한테 밥해오라 그러고.”(『세 여자 1』 134쪽) “혁명가라는 남자들이 남녀문제에 가서는 얼마나 고리타분한지 알아?”(『세 여자 1』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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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봉건 가부장제의 인습이 너무 강력했기 때문에 여자가 주체적으로 자기 인생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던 시대였어요. 그래서 시대에 비춰봤을 때 세 여자는 대단히 주관이 강한 여자들이라고 할 수 있죠. 집안에서 바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다들 유학을 가고 자기 인생을 개척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죽이나 명자는 남자들한테 휘둘리는 인생을 살았죠. 그에 비하면 정숙은 굉장히 자기 주체성이 강한 여자예요. 요즘 세상에도 그런 여자는 드물다고 할 수 있죠. 허정숙은 남자를 다 자기가 선택했고 사랑이 식으면 결혼제도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해 자유롭게 관계를 끝내고는 새로운 연애를 했어요.”

일제 강점기의 조선, 중국·소련 등지에서의 고려인 강제이주, 남한과 북한, 북한의 김정일 정권 수립과정, 해방 후 남한의 혼란기, 6·25 한국전쟁까지 이어지는 폭넓은 현대사는 세 여자와 남성 파트너를 통해 그려진다. 정숙, 세죽, 명자는 혁명의 여정에서 남편을 잃고, 투옥되고, 고문을 당하고, 아이를 잃고, 결국에는 시베리아에서, 평양에서, 경성에서 죽음을 맞는다. 

여성을 중심으로 한 역사소설 『세 여자』는 12년 만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조 작가는 2005년 허정숙을 발견하고 소설을 시작한 뒤, 허정숙과 주세죽, 고명자에 관한 자료를 찾아 읽으며 집필에 들어가려던 다음해 9월 한국영상자료원 원장을 맡게 됐다. 그러면서 역사책과 평전 등 소설 관련 서적과 노트가 라면박스에 봉인됐다. 3년 후 원장 직을 내려놓은 뒤 초고를 완성한 후, 수정을 거쳐 마무리하면 되겠다 싶을 때쯤 다시 서울문화재단 대표직(2012~2016년) 제의를 받게 된다. 소임을 다 한 후 4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정말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에 원주 토지문화관에 두 달 머무르며 소설을 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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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작가는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머릿속엔 항상 인물들이 돌아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예기치 않은 일들로 소설 완성이 늦어졌지만 덕분에 좀 더 여유를 갖고 작품을 숙성시킬 수 있었다. “내가 겪지 못한 역사 공간을 상상하고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실존인물이 어디서 좌절하고 희망을 가졌는지 이해하는 건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일이에요. 그런데 공직생활 때문에 강제적으로 시간이 확보됐죠. 아니면 기자 출신이라 성질이 급해서 뭐 하나 오래 못 끌고 있어요. 12년 동안 한 가지 프로젝트를 끌고 있는다는 건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진심이 담긴 찬사들은 조 작가의 소설을 한층 빛낸다. 평화운동가 고은광순은 “분단이 강요한 70년 역사의 침묵을 세 여자가 깼다. 비로소 현대사에 숨구멍이 뚫렸다”고 평했다.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은 “세 여자의 삶은 고단한 한국현대사이며 여성의 삶 자체가 정치적인 것임을 보여주는 여성주의 정치사이기도 하다”며 『세 여자』는 뛰어난 여성주의 역사소설이라고 말했다.

“소설을 집필하며 그녀들과 함께 백 년을 함께 산 기분이었어요. 소설을 쓰는 동안 한 시대를 탐사하느라 즐거웠지만 비통한 일들에 많이 울었습니다. 여자들은 씩씩했고 운명에 도전했고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죠. 그분들의 삶을, 그분들 세대의 삶을, 그 시대의 역사를 위로하며 보내드립니다.”

<조선희 작가>

△1960년 강릉 출생

△고려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1982년 연합통신 기자

△1988년 한겨레신문 편집국 문화부 기자

△1997년 한겨레신문 출판 ‘씨네21’ 편집장

△2006~2009년 한국영상자료원 원장

△2012~2016년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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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들의 유쾌 발랄 도전기 ‘치어 댄스’…일본 청춘영화 계보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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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일본의 유쾌한 청춘 영화 ‘치어 댄스’(감독 가와이 하야토)가 다음 달 관객을 맞는다. ‘치어 댄스’는 ‘워터보이즈’(2002), ‘스윙걸즈’(2006) 등을 잇는 코믹 학원물로, 색다른 도전에 나선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춤 실력도, 성격도, 목표도 제각각이지만 하나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소녀들을 그렸다. 히로세 스즈, 나카죠 아야미, 아마미 유키 주연의 스쿨 버라이어티 ‘치어 댄스’는 일본 청춘 영화 명작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치어 댄스에 도전하는 팀 ‘제트’ 멤버들의 좌충우돌 도전기는 경쾌한 웃음과 함께 대반전의 드라마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 최고의 고교 치어 댄스팀 제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진정성을 더한다. ‘치어 댄스’는 별다른 꿈이 없던 몸치 ‘히카리’, 노력형 천재인 센터 ‘아야노’를 중심으로 고등학생들의 고민과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배우들이 총출동해 청춘들에게 용기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다음달 2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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