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여성용접사, 김진숙의 복직이 성평등 정의다”
“한국 최초 여성용접사, 김진숙의 복직이 성평등 정의다”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0.12.02 15:55
  • 수정 2020-12-02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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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개 여성단체·개인 3700여명 성명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26살에 해고, 35년째 복직 투쟁
“내 꿈은 정년 아닌 복직” 
309일의 크레인 고공농성을 마치고 내려오는 김진숙 지도의원. 2011.11.10
309일의 크레인 고공농성을 마치고 내려오는 김진숙 지도의원. 2011.11.10

 

한국 최초 여성용접사,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노동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35년 동안 복직 투쟁 중이다. 정년을 한 달 가량 앞둔 그는 암 재발 판정까지 받았다. 여성단체들은 2일 “여성노동자, 김진숙의 복직이 성평등 정의”라며 사측에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210개 여성단체와 개인 3700여명은 공동성명을 내고 “여성노동자 김진숙이 최후의, 최장기 해고노동자일 수 있는 것은 한국사회의 심각한 성차별적 노동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지금도 ‘조용히’ 사라져가는 여성노동자들의 현실과 김진숙의 현실이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진중공업과 정부를 향해 “김진숙의 복직은 지난한 성차별의 역사와 결별하고 성평등 정의를 세우는 출발점”이라며 “우리는 여성노동운동가 김진숙의 복직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도위원은 1981년 조선공사주식회사(현 한진중공업)의 한국 최초 여성용접사가 됐지만, 5년 뒤인 1986년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고발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는 이유로 부당 해고 당했다.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민주화보상심의위)’는 지난 2009년에 이어 지난 9월 김 지도위원의 해고는 ‘부당 해고’라며 한진중공업에 복직을 권고했으나, 사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김 지도위원은 숱한 노동운동 현장의 주제자로서 자신의 복직보다는 남들 일에 먼저 팔을 걷어 붙였다. 2011년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반대해 영도조선소 85번 크레인에 올라가 309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였다. 결국 그의 헌신으로 정리해고를 막아낼 수 있었다. 이후 노사합의로 한진중공업 사태가 해결됐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일터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꿈은 정년이 아니라 복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6월 복직 투쟁에 나서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스물여섯 살. 검은 보자기에 덮어씌운 채 눈매가 무섭던 낯선 남자들에게 대공분실로 끌려가 다시 돌아가지 못한 공장을 내 발로 걸어 나오고 싶습니다."

한국 노동운동사의 산 증인이자, 성차별 노동현실의 현장인 그는 곧 ‘정년’을 맞는다. 지난 6월 영도조선소 앞에서 복직 투쟁을 공식화했다. 정년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 지도위원은 암투병까지 하고 있다. 2년 전 진단 받은 암이 재발한 것이다. 현재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며 그의 동료들과 사회단체들이 연대 투쟁에 나서고 있다. 

 

[210개 여성단체·개인 3700여

309일의 크레인 고공농성을 마치고 내려오는 김진숙 지도의원. 2011.11.10 ⓒ뉴시스·여성신문
309일의 크레인 고공농성을 마치고 내려오는 김진숙 지도의원. 2011.11.10 ⓒ뉴시스·여성신문

 

명 성명서]

한국사회 성차별의 역사이자 현장인 여성노동자 김진숙의 복직을 촉구합니다!

부당 해고 35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마지막 해고노동자인 김진숙(현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2020년 12월 ‘정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김진숙은 1981년 20대 초반에 조선공사주식회사(현 한진중공업)의 한국 최초 여성용접사가 되었지만, 불과 5년 뒤인 1986년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고발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는 이유로 부당 해고 당했습니다. 그 후 35년 동안 ‘해고 노동자’ 김진숙은 노동운동 현장에서 활동해 왔고, 2011년에는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반대하여 부산 영도조선소 크레인에 올라가 309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여 정리해고를 막아냈습니다. 그의 고공농성은 수많은 시민들의 연대를 촉발시켰고, 한진중공업 문제를 전 사회적 노동 의제로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35년 째 일터로 돌아가지 못한 채, 마지막 해고노동자로 ‘정년’의 나이를 맞고 있습니다.

2009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김진숙에 대해 ‘부당 해고’임을 분명히 하며 복직을 권고했지만 사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김진숙은 올해 6월에서야 본인의 복직투쟁을 시작했습니다. “제 목표는 정년이 아니라 복직”이라고 밝힌 김진숙은 노동조합 동료들과 연대하는 시민들과 함께 매일 아침 출근 선전전을 통해 복직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성노동자 김진숙이 최후의, 최장기 해고노동자일 수 있는 것은 한국사회의 심각한 성차별적 노동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지금도 ‘조용히’ 사라져가는 여성노동자들의 현실과 김진숙의 현실이 다르지 않습니다.

여성노동자 김진숙의 복직은 지난한 성차별의 역사와 결별하고 성평등 정의를 세우는 출발점입니다. 또한 김진숙의 복직은 성별이나 부양가족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독립적 생활자로서 안정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성평등 세상의 시작입니다.

한진중공업과 정부에 촉구합니다. 여성노동자 김진숙의 부당 해고 35년, 지금 당장 끝내고, 조속한 복직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우리는 여성노동운동가 김진숙의 복직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김진숙의 복직이 성평등 정의입니다.

20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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