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의식·돌봄 영역서 하락…
‘가족 내 성별역할 고정관념’ 16.4↓
여가부 “사회 전반 양성평등 문화 확산 위해 노력”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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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성평등지수가 2010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23년 국가성평등지수는 65.4점으로 2022년(66.2점) 대비 소폭(0.8점) 하락했다.

성평등지수는 국가의 성평등 수준을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지수화 한 값이다. 3대 목표·7개 영역·23개 지표에 걸쳐 여성과 남성의 격차(GAP)를 측정한다. 성비가 완전 평등 상태는 100점, 완전 불평등 상태는 0점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매년 국가성평등지수를 발표해 오고 있다. 조사 첫해 66.1점이었던 국가성평등지수는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며 2021년에는 75.4점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는 대폭 개편된 지수가 적용되고 있다. 개편 이후 66.2점을 기록했던 국가성평등지수는 2023년 65.4점을 나타내며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여가부는 “처음 하락한 것은 맞다”면서도 “지수가 개편 후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둘을 같은 연속 선상에서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조민경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에 관한 기본계획', '23년 국가성평등지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민경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에 관한 기본계획', '23년 국가성평등지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역별 성평등 수준은 △교육(95.6) △건강(94.2) △소득(79.4) △고용(74.4) △양성평등의식(73.2) △돌봄(32.9) △의사결정(32.5) 순이었다.   

의사결정과 고용, 소득, 교육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점수가 올라갔지만, 양성평등의식(80.0→73.2)과 돌봄 영역(33.0→32.9)에서는 점수가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양성평등의식 영역에서 3년 주기로 측정되는 ‘가족 내 성별역할 고정관념’ 세부 지표의 점수가 60.1점에서 43.7점으로 떨어지며 두드러진 하락세를 나타냈다. 돌봄 영역에서는 육아휴직사용률이 37.0점에서 34.7점으로 떨어졌다. 

연구에 참여한 이동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통계센터장은 “가족 내 성역할 고정관념은 정량적 지표가 아닌 개인의 주관적인 인식을 반영한 특성이 있어 명확한 (하락) 원인을 분석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코로나19 이후 돌봄 기관이 미운영되거나 원격 수업 등으로 (여성의) 가족 내 가사 돌봄이 늘어난 점 등이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여가부 관계자는 “육아지원 제도를 확대하고, 실질적 일·가정 양립 정책을 강화해 가족 내 돌봄 등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화하는 한편, 사회 전반의 양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성평등지수는 전국 17개 지역의 성평등 수준을 4등급으로 구분했으며, 서울과 대전, 세종, 충남, 제주 등이 상위 지역(74.05점~71.57점)으로 꼽혔다. 반면 부산과 울산, 전남, 경북 등은 하위 지역(68.72점~67.74점)으로 분류됐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국가성평등지수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양성평등의식 확산과 돌봄 정책 강화 등 우리 사회의 성평등 수준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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