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성명
“공직자가 공개적으로 여성혐오·채용 성차별 부추겨”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전국여성위원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전국여성위원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25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최근 동덕여대 출신 학생을 채용에서 걸러내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한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우영 이사장을 사퇴시킬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여성위는 이날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주말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최근 남녀공학 전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여대를 비롯해 여대 전체를 폄훼하는 발언을 SNS에 올렸다가 논란이 거세지자 사과했다”며 “이는 공직자가 공개적으로 여성혐오와 채용 성차별을 부추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6일 이우영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서울 ㄷ여대 학생들의 교내 시설물 파손, 지워지지 않는 비가역적 낙서, 교수님이나 행정직원분들에 대한 폭력적 언행, 설립자 동상 훼손 등에 관한 뉴스를 접하며 블라인드 채용 제도라 할지라도 가능하다면 이 대학 출신은 걸러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다. 

이어 “아들을 둔 아비 입장에서 이 대학 출신 며느리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며 “큰 며느리는 남녀공학 대학 출신의 반듯한 성품이고, 막내아들이 최근 사귀고 있는 여친도 남녀공학 대학 출신의 참된 사람이라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을 두고 동덕여대를 비롯해 여대를 폄훼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일자 이 이사장은 연합뉴스에 “동덕여대에서 일어난 상황을 보며 일부 폭력 등에 대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다 보니 표현이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학생분들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페이스북 갈무리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페이스북 갈무리

이와 관련해 여성위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우영 이사장을 즉각 사퇴시키고,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해 제대로 된 인권의식과 젠더감수성을 가진 사람으로 공직자를 임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평등은 헌법적 가치이자 국가의 책무”라며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자양분으로 자라난 세력들은 성평등과 인권의 가치를 흔들며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한국의 성평등 정책 후퇴와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여가위는 “‘딥페이크 성범죄’를 비롯한 디지털 성폭력과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누군가 내 사진을 범죄에 이용할지 몰라 온라인 일상을 접어야 하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낯선 이에게 폭행을 당하는 등 여성들은 일상 곳곳에서 폭력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서 기인한다”며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구조적 성차별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여러 형태의 폭력으로 나타나 여성들의 일상을 파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외쳤던 윤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무엇을 했는가. 여성에 대한 폭력과 여성 혐오, 성차별을 없애야 할 책임자가 컨트롤타워인 여가부를 없애겠다는 겁박으로 임기의 절반을 채웠다”며 “여가부를 존치하겠다고 말은 바꿨으나, 9개월째 수장 자리를 공석으로 방치하고 있는데 그 말을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는가”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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