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서
아동학대 질문에 "입양아동 바꾼다든지" 발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으로 열린 '2021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 후 물을 마시고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으로 열린 '2021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 후 물을 마시고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아동학대 방지 대책으로 “입양 아동과 맞지 않는 경우에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동학대 사망사건 대책 관련 질문에 ‘아동 학대 위기 징후 감지 시스템’, ‘즉각적인 학대 아동 분리’ ‘학대아동 보호시설 확충’ 등 대책을 언급한 뒤 “입양부모의 경우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또는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하고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 입양아동을 바꾼다든지 여러방식으로 입양 자체는 위축시키지 않고 활성화해 나가면서 입양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입양의 경우에도 사전에 입양하는 부모들이 충분히 입양을 감당할 수 있는지 하는 그 상황들을 보다 잘 조사하고 초기에는 여러 차례 입양가정을 방문함으로써 아이가 잘 적응을 하고 있는지, 또 입양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이 변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뭐 다시 취소한다든지 또는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하고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입양 자체는 또 위축시키지 않고 활성화 해 나가면서 입양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그런 대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 기자회견 발언)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권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부적절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입양한 딸을 키우고 있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입양아기에 대한 인식에 분노한다”며 “입양아동이 시장에서 파는 인형도 아니고 개나 고양이도 아니다. 개와 고양이에게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물며 아기를 인형 반품하듯이 다른 아기로 바꿀 수 있다고”라며 “민법과 입양특례법이나 읽어보고, 입양 실무 매뉴얼이라도 확인해보고, 가정법원 판사들께 알아나 보고 말씀하시지”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입양은 일차적으로 아이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며 “파양이나 교체는 아이를 위한 배려가 아니라 입양 부모의 부정적 행동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될 게 뻔하다”고 비판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아동학대 본질과는 다른 발언으로 자칫 입양에 대한 편견과 입장에 대해 오해를 야기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입양아동을 마치 물건 취급하는 듯 한 대통령 발언은 너무나 끔찍하게 들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파양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라 쳐도, 그것을 대통령이 ‘개선책’으로 내놓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문 대통령은 오늘 대단히 심각한 실언을 했다. 당장 해당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하시라"고 강조했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실시간 기자회견인 만큼 말꼬리 잡기보다는 답변 내용의 맥락과 취지를 감안해서 평가해야 하지만 이 부분만은 도저히 넘어가기 어렵다”며 “예상하지 못한 질문도 아니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직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양부모님께 사과하셔야 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입양이라는 것은 아이를 골라 쇼핑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입양이라는 것은 아이를 사고 맘에 들지 않으면 반품하고 환불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썼다. 이어 “그 사람들(정인이 양부모)이 양부모라기보다는 살인자라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하지 않을까”라며 “이 나라의 대통령마저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그 양부모를 저런 취급 하면 그 아이들은 대체 누구의 보호를 받아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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