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지난달부터 스포츠인권 현장 조사
“선수·관계자 개별 인터뷰...내달까지 진행”
고질적 스포츠폭력 해결 열쇠 될까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최춘옥 서울특별시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이 6일 오후 스포츠인권 현장조사가 실시되는 숭의여자중학교 농구부를 방문하여 학생들에게 사인한 농구공을 전달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제공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최춘옥 서울특별시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이 6일 오후 스포츠인권 현장조사가 실시되는 숭의여자중학교 농구부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사인한 농구공을 전달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제공

어제(6일) 서울 동작구 숭의여자중학교의 농구부 훈련 현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최춘옥 서울특별시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이 방문해 훈련에 매진하는 어린 선수들을 격려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사회 전체가 지속적으로 스포츠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성과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인식을 변화시켜야만 스포츠인권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러 스포츠 분야의 폭력 실태가 또다시 드러난 가운데,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지난달부터‘스포츠인권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현장조사는 선수와 지도자의 스포츠인권 인식, 훈련실태 및 여건, 인권침해 발생여부 등을 심층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조사다. 인권위 조사관이 학교운동부, 스포츠클럽, 직장운동경기부 등 실제 훈련 현장을 방문해 선수·지도자와의 1:1 면담 등을 하는 방식이다. 대상 기관은 체조·육상, 투기, 수상, 구기 등 종목별로 임의 선정한다. 면담 대상에는 선수, 과거 선수로 활동하다가 그만둔 진로변경 선수, 지도자·학부모 등 다양한 스포츠 관계자가 포함됐다.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문화·체육·여성계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지난해 1월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문화·체육·여성계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지난해 2월, 조재범 빙상 코치의 선수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출범했다. 지난해 하반기 전국 초중고 선수 6만3211명, 대학 선수 7031명, 실업팀 성인선수 1251명, 체육단체와 기관 종사자 1378명, 장애인 체육선수 1554명 등 스포츠 인권실태를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 관계자는 7일 여성신문에 “지난 실태조사는 대부분 선수들을 익명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고, 이번 현장조사는 모두 개별 심층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한다는 차이가 있다. 현장조사는 9월에도 진행할 계획인데 코로나19 상황으로 조사 일정이 바뀔 수 있어 자세한 조사 종료와 결과 발표 일정은 당장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기관에 제도개선을 권고하고, 스포츠계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등 스포츠계 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직접 중심이 돼 국가적 책무로서 '인식의 대전환'을 이끌어 달라” “체육계 인권침해 조사와 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체육계로부터 온전히 독립적인 국가인권위원회를 전담 조사기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인권위가 이미 의결했던 내용이지만, ‘보완·구체화’를 이유로 6개월간 권고를 미뤘고, 그 사이 고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인권위는 관련 법리 검토 작업 등으로 발표가 늦어졌다며 “최 선수의 비극적인 피해와 (그 피해를) 적극적으로 살피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뒤늦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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