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최숙현 사망’ 대한체육회장 경고·사무총장 해임 요구
문체부, ‘최숙현 사망’ 대한체육회장 경고·사무총장 해임 요구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0.08.28 20:23
  • 수정 2020-08-28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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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의 총체적 관리·대응 부실이 문제”
문체부, 고 최숙현 사망사건 특별조사 결과 발표
“대한체육회의 총체적 관리·대응 부실” 지적
대한체육회 사무총장·문체부 체육국장 보직해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 ‘엄중 경고’만
대한체육회는 '이의신청' 입장 발표

최 선수 사건 공대위 “문체부, 문제 본질 외면...
대한체육회장·문체부 차관 물러나야”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사건 특별조사 결과 및 스포츠분야 인권보호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0.08.28. ⓒ뉴시스·여성신문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사건 특별조사 결과 및 스포츠분야 인권보호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문화체육관광부가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조사 결과 “대한체육회의 총체적 관리·대응 부실”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문체부 체육국장을 보직해임하기로 했는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는 ‘엄중 경고’에 그쳤다. 대한체육회는 문체부 지적 내용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의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 발표가 “솜방망이 징계”일 뿐이며 “문제의 본질을 외면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인권단체로 구성된 ‘철인3종 선수 사망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총체적 부실과 직무유기의 책임을 물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사퇴와 최윤희 문체부 제2차관 경질을 촉구했다.

 

“대한체육회의 총체적 관리·대응 부실이 문제”
대한체육회 사무총장·문체부 체육국장 보직해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 ‘엄중 경고’만

문체부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지난달 2일 최 차관을 단장으로 이번 사건 특별조사단을 구성했다. 약 2개월이 지난 28일, ‘선수 가혹행위 사건 특별조사’ 결과와 스포츠 분야 인권보호 추진방안이 나왔다. 특조단의 결론은 “대한체육회 등 체육 단체의 안일하고 소극적인 대응과 부실 조사 등, 선수 권익보호 체계의 총체적 부실과 관리 소홀로 인해 (피해 선수가) 적기에 필요한 구제를 받지 못했다”였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를 조사해 “최 선수 민원 상담·접수와 조사 태만, 클린스포츠센터 운영관리 부적정, 스포츠 인권 대책 이행관리 부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가 2018년 12월 빙상계 폭력 사건 등을 계기로 내놓은 대책 이행률이 37%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에 선수 권익보호와 가혹행위 근절 의지 부족 등 총체적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기관장 엄중 경고’ 조치할 계획이다. 대한체육회 행정 전반을 총괄하는 사무총장 ‘해임’도 요구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대한철인3종협회가 “최 선수 폭행 등 가혹행위 제보 묵살, 가해자에 제보 내용 누설, 피해선수 보호조치 태만 등, 관련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사실”도 확인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위반한 대한철인3종협회 3명에 대해 수사 의뢰와 중징계를 요구하기로 했고, 클린스포츠센터 상담 과정에서 중요사항 보고를 누락하고, 조사 관리 감독을 하지 않고 방치한 센터장에는 중징계, 상담사에 경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다.

문체부도 대한체육회 지도 감독 소홀 책임을 물어 이영열 체육국장을 즉시 보직해임하고, 전직 체육국장과 체육정책과장에 대해서는 엄중 주의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숙진 스포츠윤리센터 신임 이사장이 5일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후 인사말을 하기 전 故 최숙현 선수를 비롯한 스포츠인권을 짓밟힌 분들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2020.08.05. ⓒ뉴시스·여성신문
이숙진 스포츠윤리센터 신임 이사장이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후 인사말을 하기 전 고 최숙현 선수를 비롯한 스포츠인권을 짓밟힌 분들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스포츠 분야 인권침해 방지 종합대책도 발표했다. 체육계 인권보호 전담기구인 스포츠윤리센터는 9월 초부터 신고접수와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최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센터의 조사권 등 권한을 강화하고, 2021년까지 인력과 예산을 대폭 늘려 지역 내 인권침해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지역사무소 3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센터에서 현장 인권감시관을 운영하고, 통합신고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지역체육회, 종목단체 등에 접수된 신고사건 처리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또 센터에서 매년 체육 분야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하고, 문체부, 국가인권위원회, 센터 등으로 특별대응반(TF)을 구성해 체육계 각 분야 인권침해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올해는 최근 3년간 실업팀에 소속된 선수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실태조사 중이며, 인권침해가 심각한 지역·종목 등에 대해서는 심층 조사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지난해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 과제 이행에도 힘쓰고, 스포츠 인권보호 강화를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 특별사법경찰 도입, △신속·공정한 체육지도자 자격 행정처분(취소·정지 등)을 위한 체육지도자 자격운영위원회 설치, △체육지도자에 대한 재교육 등 자격 갱신 실시, △비위 체육지도자 및 체육단체 임직원 명단 공표 근거 마련, △실업팀 운영규정(인권보호 조치 등 포함) 제정 및 지자체장 보고 의무화, △실업팀에서 지도자 채용·재계약 시 징계이력 확인 의무화, △지역체육회 등 경기단체 외 체육단체 임직원 등의 징계정보 통합 관리를 위한 징계정보시스템 대상 확대 등을 법제화해 스포츠 인권을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 '이의신청' 입장 발표

대한체육회는 곧바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문체부가 지적한 “조사 업무 태만, 스포츠 인권 보호 관련 대책 이행 부실 등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의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과실이 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스포츠공정위원회 및 인사위원회를 거쳐 자체적으로 처벌하겠다고 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는 책임 회피가 아닌, 감사 처분요구에 있어 수감자 및 피징계자가 관련 내용을 동의하고 처벌에 대한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라며 “문체부에 대한 이의신청은 향후 행정적 절차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 선수 사건 공대위 “문체부, 문제 본질 외면...
대한체육회장·문체부 차관 물러나야”

이날 문체부 발표 직후 “문체부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이번에도 적당히 덮고 가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인권·시민단체 연대체인 ‘철인3종 선수 사망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두 달 동안 조사한 내용이 고작 이것인지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반드시 조사해야 할 알맹이는 빠져있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고 주요 책임자도 빠져있다. 대책으로 내놓은 인권보호 방안은 근원적인 해결책은 외면한 채 변죽만 울리고 있어 자괴감마저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고 최 선수의 신고를 가해자에게 즉각 알려준 위법행위는 문체부의 표현대로 단순한 ‘제보사실 누설’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누누이 지적돼 왔던 체육계의 인적 카르텔이 작동한 결과이며, 이로 인해 피해자들이 폭력/성폭력을 겪고도 신고조차 하지 못하거나, 용기를 내어 신고해도 오히려 2차 피해의 고통을 겪고, 결국 체육계를 떠나야 하는 체육계의 심각한 적폐였다. 문체부 조사는 이 같은 인적 카르텔의 구조와 문제를 파헤치기보다 이번에도 적당히 덮고 가려고 한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공대위는 “무책임하고 무능한” 체육계 수장들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젊은 한 선수가 생명을 던져 우리 사회에 체육계 고질적인 병폐를 고발했다. 이 사안의 무게가 이 정도일 수는 없다. 근본적인 변화를 견인해야 한다. 이에 공대위는 총체적 부실과 직무유기의 책임을 물어 이기흥 회장의 사퇴와 최윤희 차관의 경질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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