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유권자, 21대 대선을 말한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
이인선 국회 여가위원장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이은주 민주노동당 정무실장 등 축사
젠더 이슈 실종된 대선 정국 속
차기 정부에 실질적 성평등 정책 주문

여야 여성 정치인들이 한목소리로 윤석열 정부 3년간 성평등 정책이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또 ‘빛의 혁명’을 이끈 2030 여성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대선에서 지워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YWCA회관에서 정책 토론회 ‘여성 유권자, 21대 대선을 말한다’가 진행됐다. 여성신문이 한국YWCA연합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정치연구소와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한국여성재단이 후원했다. 이 자리에는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인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이은주 민주노동당 정무실장 등이 참석해 성평등 회복을 위한 의지를 강조했다.

김남희 의원은 “윤석열의 ‘여성가족부 폐지’ 대선 공약 이후 지난 3년간 성평등 정책은 실종됐다. 여가부는 식물 부처로 전락했고, 성평등 정책은 붕괴됐다”며 “우리나라 성평등 지수도 2010년 집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고, 성평등 분야 퇴행의 결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늘 자리는 ‘빛의 혁명’을 이끌어낸 여성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는 중요한 자리”라며 “이제는 퇴행을 넘어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무너진 성평등 수준을 높이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소통하고 방법을 고민하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성평등을 향한 노력과 뜻이 헛되지 않도록 민주당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인선 위원장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여야 구분 없이 여성 문제를 다같이 (해결)해야 할 공동의 과제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2030 여성 유권자들이 불평등하고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우리들(국회의원들)이 잘 받아서 여성 문제를 공동으로 (정책 공약에) 잘 담으려 노력하겠다.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2030 여성들이 응원봉을 들고 광화문에서 싸운 이유는 단순히 대통령 하나 바꿔보자는 게 아니었던 것 같다. 저마다 삶의 현장에서 차별과 불평등을 겪은 여성들이 세상을 바꿔보자는 목소리를 갖고 나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는 성평등 의제가 사라졌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올해부터 제가 여성가족위원회 일을 하게 됐다. 여성, 성평등, 젠더 관련 이슈들을 열심히 챙기겠다. 지난해 7월 발의한 젠더폭력방지법 개정안이 올해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 성별임금격차 개선을 위한 5개 개정법안, 돌봄기본법 등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12.3 내란부터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까지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모든 순간에 2030 여성 유권자들의 응원봉 연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는 여전히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늘 정책토론회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지켜온 2030 여성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정치의 장이고, 윤 정부가 무너뜨린 성평등의 가치를 복원하는 뜻깊은 자리”라고 했다.
용 대표는 “오늘 토론회에서 발표될 여성 유권자들의 목소리, 구체적인 정책 제안에 귀기울이며 차기 정부에서 성평등 정책이 추진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면서 “기본소득당은 지난 8일 생활동반자법, 친밀한 관계 내 폭력 방지법, 혐오표현대응법 등 차기 정부에서 반드시 추진돼야 할 성평등 과제를 발표했다.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 준비도 시작했다”며 많은 관심을 요청했다.

이은주 민주노동당 정무실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무산 직후 꺼져가던 희망을 젊은 여성 시민들이 환하게 되살린 것을 우리 모두가 안다. 그런데 선거에선 여성의 목소리가 사라졌고 ‘성평등 함구령’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오늘 이 자리가 특히 중요하고 소중하게 여겨진다. 이번 대선에서는 결코 지워져서는 안될 이야기가 오늘 이 자리에 나올 거라고 본다. 민주노동당은 여성이 안전한 나라, 성평등이 활짝 꽃피는 나라, 여성을 지우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파면이 빛의 혁명 덕분이라고 얘기하면서도 광장을 지킨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노동자, 농민 등 구체적 존재들은 지우려 하고 있다. 차별과 배제, 혐오의 정치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성평등 민주주의가 진정한 민주주의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늘 이 자리가 정치권에 여성 시민들의 목소리가 강력하게 전달돼서 성평등 정치를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당에서 많이 와주셨는데, 이 목소리들을 정당 내에 잘 전달해주시고 정치의 목소리로 나올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여성 정책 축소, 여가부 폐지론 등 막막하고 어렵고 중요한 이슈들이 많이 몰려있는 대선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또 “2030 여성들이 미래라는데, 우리는 그들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는가. 그래서 2030 여성 1000명을 집중 조사했고 여러 시사점을 발견했다. 부디 정당에 계신 분들이 귀기울여주시고 정책 테이블에 중요한 안건으로 다뤄주시길 바란다. 앞으로 각 정당의 후보들을 모시고 정식 정책 토론회를 할 시간이 주어지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이하나 여성신문 편집국장의 ‘2030 여성 유권자 리포트 발표’에 이어 조은영 한국YWCA연합회 회장,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의 발표와 김남희 의원, 장혜영 의원의 토론이 차례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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