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패싱’ 민주당, ‘출산 가산점’ 파문까지...유권자들 반발

여성·성평등 의제에 침묵한다는 비판을 받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난데 없는 ‘출산 가산점’ 파문마저 불거졌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본부 유세본부 부본부장 김문수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의 발언 탓이다. 유권자들의 반발에 김 의원은 사과하고 선대위 직책에서 물러났다. 이재명 후보는 조만간 여성 공약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1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리고 “최근 제 개인 메시지가 유출되며 많은 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인 답변이었으나, 표현에 있어 부족함이 있었고 이로 인해 상처 받으신 분들께 사과 드린다”며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총괄선거대책본부에서 맡고 있던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이번 사태는 김 의원이 한 시민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이재명 후보의 ‘군 복무 경력 호봉 반영’ 공약에 대해 항의하는 이 시민에게 김 의원은 “여성은 출산 가산점과 군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며 “군 안 간 남성은 군 가산점이 없다. 남녀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내용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아이 안 낳은 여성은 여성도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항의 문자 보내기 운동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파문이 커지자 즉각 선 긋기에 나섰다. 당 선대위 공보단은 이날 공지를 통해 “민주당은 출산 가산점제에 대해 검토하거나 논의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당 지도부가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재명 후보는 항의 문자에 장문의 답장을 보내 “빛의 혁명 주역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기둥인 그들(여성들)에게 이런 마음을 들게 했으니 사유와 과정을 불문하고 미안하다”며 여성 공약 발표를 약속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가 지난 12일 오전 발표한 10대 공약에서 ‘성평등’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여성’이라는 단어 역시 20쪽 분량의 공약 자료에서 두 차례 언급되는 데 그쳤다.

이재명 후보 캠프 정책본부 부본부장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서울 중구 서울YWCA회관에서 열린 ‘여성 유권자, 21대 대선을 말하다’ 토론회에서 “이번 대선은 탄핵이라는 정치적 격변 속에서 치러지다 보니 (여성·성평등) 정책 정립이 늦어졌다”며 “이재명 후보가 여성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2030 여성들이 가장 중요하고 관심있는 여성 정책은 안전과 관련된 부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세부 내용은 향후 공약에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