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막을 수 있는 교제살인 반복…제대로 된 법안 마련해야”
22대 국회서 교제폭력 관련 법안 3건 계류 중

국회의원 용혜인·범죄피해자연대, 1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교제폭력 입법추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용혜인 의원실
국회의원 용혜인·범죄피해자연대, 1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교제폭력 입법추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용혜인 의원실

교제살인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일주일 사이 4명의 여성이 애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살해됐다. 앞서 교제살인으로 가족을 잃었던 유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더 많은 교제폭력 피해와 살인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국회에 교제폭력 관련 입법을 촉구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교제폭력 생존자와 유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거제 교제살인 사건, 부산 몽키스패너 살인미수 사건, 부산 오피스텔 추락사건, 당진 두 자매 살인사건, 인천 논현동 스토킹 살인사건의 생존자와 유가족 7명이 참석했다.

지난 4월 1일 거제도에서 발생한 거제도 교제 폭력살인 사건 피해자의 어머니는 “저희 딸 효정이가 교제 폭력으로 세상을 떠난 후 교제 폭력법 입법을 촉구했지만 정부와 국회 어디에서도 아무런 답변도 들을 수가 없었다”며 “그러는 사이 불과 몇 일전인 11월 8일 구미와 서울 강서구에서 또 다른 교제 살인사건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를 공권력이 지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후 가해자는 더욱 잔인하고 대범해졌다”며 “가해자의 살인협박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인천 논현동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 유가족은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더 많은 피해자가 생을 등지기 전에 국회가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친밀 관계 폭력에 대한 제대로 된 법안이 마련될 때까지 끝까지 지켜보고 싸우겠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경북 구미에서 스토킹 범죄 가해자로 신고 된 이력이 있는 30대 남성이 전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같은 날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오피스텔에서도 40대 남성이 3개월 간 알고 지내던 30대 여성을 살해했으며 교제살인으로 추정된다.

용 의원은 “경찰이 사건 발생 전에 구속, 유치장 유치와 같은 적극적인 가해자 분리조치를 검토했다면 교제살인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며 “신고 초기부터 가해자 분리와 피해자 보호가 확실하게 이뤄지도록, 경찰의 수사관행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용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3건의 교제폭력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된 심사 없이 계류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국회가 조속한 심사에 나서야 하고, 미흡한 피해자 보호조치 등 발의된 법안의 한계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날 교제폭력의 생존자·유가족들이 결성한 범죄피해자연대는 △사각지대 없는 교제폭력 관련 입법 추진 △실효성 있는 피해자 보호조치 도입 △경찰의 수사관행 변화 △피해자 회복 및 사후관리 지원 확대 △가해자 출소 후 대책 마련을 주된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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