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20년] 전문가들 "여성가족부에 바란다"
[여성가족부 20년] 전문가들 "여성가족부에 바란다"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1.01.27 10:49
  • 수정 2021-01-27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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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20년] ③
성평등은 시대 정신, 무용론 넘을 리더십 보여야

 

여성가족부 출범 20주년을 맞아 국회, 시민사회단체, 학계 등에 새로운 20년을 위한 의견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여가부가 20년간 일군 성과를 되돌아보며 앞으로 시대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변화를 촉구했다. 예산·인력이 가장 적은 ‘미니 부처’라는 한계를 넘어서려면 여가부 뿐 아니라 전체 정부부처가 성평등을 실질적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처의 권한·역량 강화와 청와대의 관심과 의지도 여가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는 지적이다. 성평등정책 추진체계 강화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진=여성신문
사진=여성신문

 

"성평등은 공동체 살리는 일이다" 
-정춘숙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

정춘숙 국회 여성가족위원장
정춘숙 국회 여성가족위원장

여성가족부는 출범 이후 20년 동안 여성문제 주무부처로 법제도 개선 등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예산과 인력이 가장 적은 ‘미니 부처’로서 인구 절반의 문제 다뤄야 하는 상황에서 많은 어려움도 겪었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객관적인 지표를 살펴봐도 여성의 삶은 나아지진 않고 있다. 여성문제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다. 성차별적 노동시장, 임신·출산으로 인한 불이익 등은 저출산 현상으로 나타나고 생애 전반에 걸쳐 누적된 성불평등은 노후 빈곤 문제로 이어졌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원한다면 성평등에 눈을 떠야 한다. 성평등은 여성뿐 아니라 공동체를 살리는 일이다. 성평등정책 주무부서인 여가부가 비판을 두려워하지 말고 주체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가부 장관은 여성운동가처럼 싸우기도 하고, 국회와 타부처를 설득하기 위해 정치도 해야 하는 자리다. 미니 부처라고 위축되지 말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대 과제인 성평등 실현을 위한 성평등정책 추진체계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

 

"여성가족부, 더 능동적으로 나서 달라"
-김정숙 세계여성단체협의회 회장(전 국회의원)

김정숙 세계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여성신문
김정숙 세계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여성신문

여성가족부가 진정한 여성인권 옹호를 위해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정부부처가 되길 바란다. 여성인권 증진을 위해 탄생한 여가부는 출발부터 다른 정부부처와는 달랐다. 1995년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유엔 세계여성대회 이후 여성부 설치를 요구하는 여성 NGO의 요구는 2001년 여성부 출범으로 반영됐다. 지난 20년간 여성정책은 세계무대에서 자랑할 만큼 제도적으로 많은 성취를 이뤘다.

최근 미투 운동 이후 성폭력 등 여성인권 문제가 쏟아지고 있으나 여성인권 주무부처인 여가부는 여성 어젠다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여가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여성문제를 이야기하고 다른 국무위원들을 설득해내는 일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그 어려운 역할을 하기 위해 세워진 기구인 만큼 정부 입장에 서기보다는 여성 역량강화와 인권증진의 편에 서서 더욱 능동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한다.

 

"‘여성주의 정책 공동체 생태계’ 회복해야"
-신경아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신경아 제35대 한국여성학회 신임 회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신경아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여성신문 

여성가족부는 새로운 20년을 위해 ‘여성주의 정책 공동체 생태계’ 회복에 적극 나서야 한다. 여성정책은 여성운동, 여성시민, 정책전문가, 정부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정책으로 구현되고 현장에서 실행될 수 있다. 그동안 보수정부 9년간 성평등을 위한 정부와 시민사회의 협업 체제인 ‘젠더 거버넌스’ 즉, 여성주의 정책 공동체는 약화됐다. 이명박 정부에는 여성부가 축소됐고, 박근혜 정부는 성폭력·가족폭력 문제에 관심을 보였으나 파편적으로 다뤄졌다.

미투 운동 이후 청년여성들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요구하며 ‘새 판’을 짜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여가부는 여성들의 요구에 ‘개혁’이 아닌 부분적인 처방 수준에서 정책을 내놓는데 그쳤다. 개혁은 여가부 혼자 힘으로는 안된다.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여성정책에 관심을 기울여야 바뀔 수 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여성부를 탄생시키고 호주제 폐지, 성매매방지법 제정 등 성취를 이뤄냈다. 문재인 정부가 진보정치 계보 잇는 여성정책 성과를 보여주길 바란다.

 

‘깔때기’ 역할 넘어 이제는 변화해야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여성가족부는 여성계, 여성운동, 성평등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와 소망을 담은 ‘깔때기’ 같은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호주제 폐지부터 최근 디지털 성폭력 대응까지 많은 일을 해왔다. 그리고 여성의 정계·관계 및 사회진출의 통로가 됐다. 그런데 깔때기는 모으는 기능을 있지만 나누는 기능은 없다. 여성가족부가 ‘여성’가족부로 남아 있는 이유다. 그리고 심지어 무용론·폐지론 등장 배경이기도 하다. 새로운 20년을 맞이할 수 있는 여성가족부가 되기 위한 변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20살 청년답게 새로운 장을 개척해 나가야
-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수석전문위원

11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여성가족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차인순은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홍수형 기자
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수석전문위원  ⓒ홍수형 기자

여성가족부 20주년을 마음 깊이 축하한다. 여가부가 없었다면 이룰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이 하나씩 쌓여 왔다. 20년의 성과가 시대의 전환을 이끌고 있다. 한발 한발 말할 수 없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20세의 당당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환경은 녹록하지 않지만 청년답게 새로운 장을 개척해 나가리라고 본다.

여성이 성적 대상화 되지 않고 주권자로 활약하는 사회, 모든 아동·청소년이 한명도 소외됨 없이 사랑과 기회를 듬뿍 받을 수 있는 사회, 다양한 가족들이 편견 없이 자신들의 베이스캠프를 행복하게 꾸려나갈 수 있는 사회를 향해 여가부가 할 태산과 같은 일이 남아 있다. 물론 여가부 혼자 할 수 없다. 모두의 마음이 함께 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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