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후 유기동물 갈 곳 없다
구조 후 유기동물 갈 곳 없다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05.22 08:28
  • 수정 2019-05-22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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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센터 입소 동물 중 47.3% 사망
일반인이 구조동물 임시보호 후 비용 전담…
민간에 떠넘겨진 동물 구조 현실
잦은 질병으로 입양과 파양이 반복된 고양이 서래는 결국 임시보호자가 입양을 하게 됐다. ⓒ여성신문
잦은 질병으로 입양과 파양이 반복된 고양이 서래는 결국 임시보호자가 입양을 하게 됐다. ⓒ여성신문

 

 

경기도 안양 일대에서 캣맘 활동을 하는 김은나씨의 집에는 장애묘 튼튼이가 있다. 튼튼이는 3개월 아기고양이었을 때 박달동에서 한 남성의 학대를 당했다. 캣맘 A씨에 의해 구해져 당시 고양이 커뮤니티 등을 통해 수백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모금받아 수술로 살아났지만 후유 장애로 입양이 어려워 3년을 임시보호처를 전전했다. 김은나씨는 “반드시 입양을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1년이나 입양을 가지 못 해서 반려묘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유기동물 보호에 나선 일반인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원대책이 없어 문제시 되고 있다. 

유기동물의 수는 매년 늘고 있다. 2018년 농림축산부가 발표한 ‘동물의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에 따른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7년 구조된 유실·유기동물은 10만 2593마리로 지난해 대비 14.3% 늘었다. 동물보호센터에 입소된 유실·유기동물의 보호 형태는 분양(30.2%), 자연사(27.1%), 안락사(20.2%), 소유주 인도(14.5%) 순으로 나타났다. 한해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하는 유기동물 가운데 절반이 죽어서 나가는 셈이다. 

동물보호센터의 현실을 아는 사람들은 직접 구조 후 입양을 보내는 데에 나선다. 그러나 개인의 선의로만 이루어지는 구조활동이기 때문에 구조와 구조 이후 처리 모두 개인이 짊어져야 한다. 

부산대학교 일대에서 유기견·묘 구조 활동을 개인적으로 펼치는 박모씨는 “대학가 일대에서 구조활동을 하는데, 방학 무렵이 되면 유기동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다친 한 마리를 데려와 임시보호를 하는 데에 6,70만원 정도의 돈이 들지만 모두 개인 사비로 전담한다”며 “좋은 수의사를 만나면 유기동물인 것을 알고 깎아주거나 미납금 처리를 해준다. 보호소의 실상이 참혹한 것을 알아서 구조활동을 그만 둘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박모씨의 집에도 입양을 가지 못한 유기묘 찐빵이가 있다. 

튼튼이와 찐빵이 같은 사례는 유기견·묘 커뮤니티에서는 흔한 일이다. 고액의 치료비를 개인이 모두 부담하거나 커뮤니티 회원들의 모금을 받아 마련해 다친 동물을 치료해도 이후 갈 곳이 요원한 경우가 많다. 어린 개체나 품종이 있는 경우 상대적으로 입양을 갈 확률이 높지만 그렇지 않거나 장애가 있을 경우 임시보호처를 전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구조 후 거액의 치료비를 모금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 지난 2월, 서울 중랑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G 동물보호단체 대표 서모씨가 사기 및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서울 북부지검 형사4부에 기소됐다. 서씨는 “개농장 폐쇄에 앞장서고 동물구조 및 보호활동을 펼친다”며 후원금을 모으고 SNS를 통해 단체를 홍보했다. 그러나 실제로 후원금 중 단 10%만이 구호 활동에 쓰였고 나머지 금액은 전부 서씨 개인의 해외여행 경비나 생활비로 사용됐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한 동물권 단체의 활동가는 “일부 단체는 구조지원을 신청시 치료비 일부를 지원한다. 그러나 단체는 또다시 회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아야 하는 구조이므로 어디까지나 시민의 손에서 돈이 돌고 도는 구조인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동물권 단체의 활동가는 “구조는 구조동물의 평생 복지를 책임지는 것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며 “무턱대고 불쌍하다며 데려올 것이 아니라 자신이 돌볼 수 있는지 여부를 살펴볼 일”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전체 질병·부상을 당한 전체 동물을 구하지는 못 해도 동물에 대한 응급 구조는 국가가 어느 정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지자체 보호소 등에 재원이 없어 적극적인 치료 등의 구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민간 영역에 떠맡긴 셈이다”라며 “미국의 경우 주마다 애니멀 콘트롤 오피서(animal control officers)가 있다. 전문인력이 유기동물에 대한 관리와 소유자 계도를 하고 구조도 한다. 아직 우리 사회는 현재 제도로 감당할 수 없는 사건들이 발생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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