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당 자민당 신임 총재로 선출
위안부 표현 거부, 야스쿠니 신사 참배도
여성 이슈 거부... 부부 별성제 반대
우리 정부 “미래지향적 관계 노력 기대”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이 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이 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 연합뉴스

강경 성향 극우 정치인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4일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 최초의 여성 총재로 선출됐다. 15일 국회 총리 지명선거를 거치면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일본 첫 여성 총리가 된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제29대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185표를 얻어 156표를 받은 고이즈미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29표 차로 누르고 자민당 총재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5명의 후보가 나와 2차에 걸친 투표 끝에 당선자를 정할 수 있었다. 1차 투표는 국회의원 295명이 각 1표씩을 행사한 뒤,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를 의원과 같은 295표로 환산한 뒤 합산해 결과를 냈다.

결선은 자민당 의원 295표와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47표를 합치는 방식으로 승자를 정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1차에 이어 2차 결선에서도 승기를 이어가며 결국 자민당 총재로 당선됐다.

1961년 일본 나라현에서 태어난 다카이치는 일본 고베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명문 마쓰시타정경숙(5기)을 다녔다. 헤비메탈 음악을 좋아하고 대학시절 밴드 드러머를 맡기도 했다. 할리 데이비슨을 즐기는 모터사이클 애호가로도 알려져 있다.

1989년부터 아사히TV·후지TV 등에서 뉴스 캐스터로 활동했다. 1993년 무소속으로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당선되며 32세에 정계에 입문했다. 자민당에는 1996년 입당했다. 10선 의원이다. 2006년 1기 아베 내각에서 오키나와·북부 담당상으로 처음으로 내각에 입성했다. 2014년 2기 아베 내각부터 제18대·제19대·제23대 총무상(내무·통신 담당 장관)을 지내며 총무상으로 최장 재직 기록을 세웠다.

다카이치는 강성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여자 아베’로 불리며 보수층의 지지를 받았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하기도 했다. 

‘위안부’ 강제 동원 역사도 부정한다. 그는 지난 2021년 10월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역사 외교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다듬어 각 성청(省廳·부처)에 적절한 지시를 내리는 부서가 내각관방에 있으면 매우 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7일엔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명)의 날' 행사에 일본 정부가 장관급을 보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주변국) 얼굴색을 살필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다케시마의 날은 일본 시마네(島根)현이 매년 2월 22일 벌이는 행사로, 일본 정부는 올해까지 13년 연속 차관급인 정무관을 보냈다. 

일본 첫 여성 총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지만 여성 인권 문제에는 관심이 적다. 혼인 후 여성의 성(姓) 선택권을 보장하는 선택적 부부 별성제 법안을 전통에 어긋난다며 반대해왔다. 일본은 1898년부터 100년 넘게 결혼하면 부부 중 한 명이 다른 쪽의 성을 따라야 하는 부부 동성(同姓) 제도를 의무화하고 있다. '혼인한 부부는 동성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민법 750조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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