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
“더 낮은 무릎으로, 몸 기울여 듣겠다”

이재명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된 강선우 후보자가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들로 인해 차별 또는 역차별 받지 않도록 입체적으로 경도되지 않은 시선으로 살피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26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발표했다.
이날 강 후보자는 “어제 부산에서 화재 사망 사건이 있었다”며 “화마로 희생된 7살, 10살 아이들의 명복을 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만지고 싶고, 볼을 부비고 싶고, 안고 싶은 내 새끼들을 잃고 아이들을 가슴에 품고 시간을 견뎌 내셔야 할 부모님들께 어떤 말씀을 드리면 위로가 될 수 있을지 이 자리에 서기 전까지 생각했다”며 “떠오르지 않았다. 정치가 실패하면 사랑이 무너진다. 그건 도처에서 예외 없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께서 새벽에 일을 나가셨던 그 시간에 돌봐줄 어른 단 한 명이 있었더라면 그 가족 곁에 국가라는 돌봄 시스템이 있었더라면 어땠을지 그 안타까움이 알람 소리처럼 계속해서 제 마음을 깨운다. 정치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강 후보자는 “우리 사회의 편견과 갈등이 대한민국의 성장 추동력을 발목 잡지 않도록 그것들을 조정하고 때로는 결단을 하겠다”며 “그리고 그 조정과 결단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제가 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난한 아이가 가난한 청년이 되지 않도록, 가난한 청년이 가난한 노후를 맞지 않도록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비범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길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며 “더 아픈 곳, 더 낮은 곳으로 제 몸과 마음이 흐르도록 하겠다. 국민께서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더 낮은 무릎으로, 그리고 몸을 더 기울여서 듣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강 후보자는 “뙤약볕에 서계시는 국민께는 남루하고 작을지라도 양산 같은 존재가 돼 드리겠다. 폭우 속에서 비를 맞으실 때는 그 곁에서 함께 맞겠다”며 “앞으로 변화가 예상되는 우리 부처가 저 개인 강선우라는 정치인의 성과가, 정부의 성과가 아닌 국민의 삶이라는 발을 따뜻하게 감싸는 흙이 되도록 하겠다. 앞으로 남은 모든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날 강 후보자는 여가부의 성평등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성평등 분야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강 후보자는 “그런 우려가 없으시도록 잘 하겠다”고 말했다. 성평등가족부로의 확대 방향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 방향과 함께 한다”며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릴 수 있는 시기가 오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역차별을 살피겠다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는 질문에 강 후보자는 “제 소감문에도 (관련해) 말씀을 드린 걸로 안다”며 “그걸로 갈음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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