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여성마라톤 홍보대사
'쓰줍달', 1일1러닝 챌린지로 기부하는 러닝전도사

박지혜 아나운서가 7일 서울 종로구 여성신문 사무실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한 번 뛰어보면 놀라운 변화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혁 기자
박지혜 아나운서가 7일 서울 종로구 여성신문 사무실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한 번 뛰어보면 놀라운 변화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혁 기자

“마라톤의 좋은 점은 연결된다는 것이다. 일면식 없는 모르는 사람이어도 서로 응원을 보낸다.”

박지혜 아나운서가 ‘제 24회 여성마라톤(이하 여성마라톤)’ 홍보대사로 위촉된 것에 대해 “선한 영향력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운동하는 아나운서’ 박지혜씨를 7일 서울 종로구 여성신문 사무실에서 만났다.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인터뷰 하는 내내 밝게 웃으며 긍정 에너지를 전달했다.

박 아나운서는 직접 ‘쓰줍달(쓰레기를 줍는 달리기) 기부 플로깅’ 캠페인, ‘1일1러닝 챌린지’를 기획해 기부금을 모아 환경단체, 청소년단체에 기부하는 등 일명 ‘러닝(running) 전도사’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그는 눈을 빛내며 “마라톤을 하고 나서 인생이 바뀌었다. 달리기에 기부나 플로깅을 결합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놀랍고도 감사하다”며 마라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 아나운서는 2015년 이데일리TV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현재는 ‘운동하는 아나운서’ 콘셉트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마라톤은 2001년 ‘아줌마마라톤대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남편·자식 뒷바라지하느라 자신의 꿈을 묻어두고 있는 아줌마들에게 장학금을 주겠다는 목표로 만들어졌다. 올해 여성마라톤은 오는 5월 4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서울시와 여성신문 공동 주최로 열린다. 

다음은 박지혜 아나운서와의 일문일답.

박지혜 아나운서와 여성마라톤 마스코트 '신냥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박지혜 아나운서와 여성마라톤 마스코트 '신냥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제 24회 홍보대사로 위촉된 소감이 궁금하다.

여성마라톤은 20년 넘게 지속된 대회다. 저도 비영리 법인을 운영하는 사람인데, 이 지속성에서 대단함을 느낀다. 여성의 인권을 위한 발걸음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또 여성마라톤 대회에 동행 달리기 파트가 있다. 내가 참가권을 2장 사면 한 장이 혜심원(아동복지시설) 아이들에게 가서 그 아이들이 직접 마라톤에서 뛸 수 있다. 이런 좋은 취지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좋겠다.

평소 '운동하는 아나운서'로 유명하다. 운동하게 된 계기가 있나.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나를 빛내기보다는 남을 빛내는 직업이다. 누군가의 말을 잘 전달해 줘야 한다. 하지만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 갈망이 있는 상태에서 운동을 만났다. 처음 마라톤을 나갔을 때 너무 행복했다. 뛰면서 계속 웃음이 나왔다. 그때 내가 이렇게 웃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살아있음을 느꼈다.

직접 ‘쓰줍달(쓰레기를 줍는 달리기) 기부 플로깅’ 캠페인을 기획해 2020년 환경 단체에 1300만원을 기부했다. 어쩌다 그런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나.

달리기의 매력을 알고 나서 매일 달렸다. 즐겁게 달리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전달되면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늘고 영향력이 생겼다. 덕분에 평소 하고 싶었던 일들을 다 이룰 수 있게 됐다. 이 감사함을 많은 분들에게 되돌려드리려고 ‘1일 1러닝 기부런’ 행사를 주최했다.

그때 참가하신 분이 달리기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뒤에서 쓰레기를 주우면서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한테 영향력 있는 사람이 환경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귀 기울일 것이라고 얘기해줬다. 그 말을 듣고 바로 다음 날부터 쓰레기를 주우러 다녔다. 그 이후로 쓰줍달, 쓰줍 대장정 등을 기획하게 됐다.

운동에 흠뻑 빠져 있다. 운동의 매력은 무엇인가?

저는 여성으로서 이루고 싶은 게 많았다. 그러다 보니까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아프기도 했다. 아마 많은 현대인들이 그럴 것이다. 이 스트레스를 누군가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면서 푸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운동을 하면 긍정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된다.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면서, 운동처럼만 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올해 1월부터 1일 독서를 하고 있다. 작지만 계속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생기니까 두려움도 질투도 사라졌다.

마라톤을 하고 싶지만, 해본 적이 없어서 마라톤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

한 번 해봐라. 마라톤을 시도해서 안 맞으면 다른 운동을 찾으면 되고, 마라톤이 나와 맞는 운동이면 너무 감사한 일이다. 시도해 보지 않으면 그 무엇도 알 수 없다.

나의 한계를 스스로 정하고 '10km를 어떻게 뛰어 나는 못 할 거야' 하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해보면 알 수 있다. 그 과정을 깨면 자신의 가능성을 알고,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을 수 있다.

또 마라톤의 좋은 점은 연결된다는 것이다. 마라톤 피니시 라인에 들어서면 주위에서 박수를 치고 힘내라고 응원을 해준다. 직장생활을 하거나 일상 속에서 누가 나에게 그렇게 박수치며 응원해 주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마라톤에서는 모르는 사람인데도 서로 그렇게 많은 응원을 주고받는다.

마라톤 팁이 있는가?

옆 사람과 말할 수 있는 템포로 뛰어라. 처음 나와서 말할 수 없는 속도로 너무 빠르게 뛰면 금방 지친다. 옆 사람과 말할 수 있는 템포로 속도로 뛰면 마라톤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다.

사실 마라톤은 정말 접근하기 쉬운 운동이다. 어떠한 장비도 필요 없이 그냥 내 다리로 달리면 된다. 한번 시도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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