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해양경찰 창설 70주년
여성 해경 1만3500명의 12.1%

2013년 2월 12일 해양경찰 창설 6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함장으로 취임한 고유미 경정(왼쪽)이 독도경비를 위한 출항에 앞서 김충규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에게 신고를 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2013년 2월 12일 해양경찰 창설 6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함장으로 취임한 고유미 경정(왼쪽)이 독도경비를 위한 출항에 앞서 김충규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에게 신고를 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9월10일은 해양경찰의 날이다. 올해로 창설 70주년을 맞는다. 1953년 6척의 경비함정과 658명의 경찰관으로 출발한 해양경찰은 현재 경찰관 1만4000여명과 함정 363척, 항공기 25대를 가진 종합행정기관으로 성장했다. 해양경찰의 성장과 함께 여성 해경도 전방위에서 활약하고 있다.

여성 경찰 2명에서 1288명으로

해양경찰은 창설 이후 30년이 넘은 지난 1986년에서야 처음 여성 해경을 선발했다. 당시만 해도 “여자가 배를 타면 운이 없다”는 속설 탓에 여경 채용을 미루다가 단 2명을 뽑아 민원실에 배치한 게 첫 사례였다. 이후에도 10년이 넘도록 여성 경찰을 채용하지 않다가 1998년 29명 채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여성 인력 채용에 나섰다. 그 후 매년 10~30명씩 채용하고 있다.

1986년 임용된 최초의 여경 박경순, 조숙영 순경. ⓒ해양경찰청
1986년 임용된 최초의 여경 박경순, 조숙영 순경. ⓒ해양경찰청

특히 2003년에는 해양경찰 역사상 최초로 여경 6명이 경비함정에 탑승해 레이더를 통한 전탐 감시활동, 견시, 검문검색 등 작전업무에 투입됐다. 2004년에는 61명을 한꺼번에 선발했고 여성 사무관 1명을 특별 채용해 관리직도 여성에게 개방했다.

해양경찰은 기본적으로 함정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동안 이른바 금녀(禁女)의 기관으로 인식돼왔다. 2000년대부터 여경 채용을 본격화하며 여성인력을 수사, 정보, 함정, 파출소 등 다양한 분야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그 밖에도 해양경찰청은 일반직 공무원을 1992년 기술직(환경, 화공, 보건 등) 및 2015년 해상교통관제사(VTS) 채용을 시작했다. 선박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2014년 11월 해양수산부의 항만해상교통관제센터까지 해양경찰청이 직접 운영하는 내용으로 정부조직이 개편됐으며, 2019년부터는 바닷길 지킴이 역할을 하는 전국 20개 해상교통관제센터 관제사의 소속이 해양경찰청으로 일원화되어 운영 중에 있다. 그 중 여성 직원은 76명이 근무하고 있다. 

해양경찰 여성 승조원들 ⓒ해양경찰청
해양경찰 여성 승조원들 ⓒ해양경찰청

“양성평등한 해양경찰로 나아가겠다”

2023년 현재 해양경찰 여성경찰관은 전국 해양경찰관 1만2017명의 10.7%인 1288명이, 일반직 여성공무원도 고위공무원 1명, 5급 8명, 6급 43명 등 1638명의 23.1%인 343명이 근무 중이다. 다만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은 아직 고유미 총경 1명뿐이다.

여성 해경은 경비함정, 정보․수사부서, 파출소, 종합상황실, VTS, 화학방제함 등 현장부서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특히 경비함정 분야에서 2005년 부산해양경찰서 50톤급 P정 정장, 2013년 동해해양경찰서 1500톤급 첫 여성 함장 등 신기원을 개척했다. 2017년 최초로 총경이 탄생하고, 2018년 해양경찰서장, 2020년 해상교통관제센터장, 2021년 여성 고위직(국장), 2023년 국제해사기구(IMO) 파견 등 여성 해경들은 스스로 편견의 벽을 차츰 허물고 있다. 

2020년 9월 이순호 팀장이 여수항 해상교통관제센터장으로 배치되며 국내 선박교통관제(VTS) 역사상 최초의 여성 관제센터장이 탄생했다. ⓒ해양경찰청
2020년 9월 이순호 팀장이 여수항 해상교통관제센터장으로 배치되며 국내 선박교통관제(VTS) 역사상 최초의 여성 관제센터장이 탄생했다. ⓒ해양경찰청

해양경찰은 근무 배치 및 임무 부여 등 성별에 따른 기회 차별이 없도록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양경찰은 “지난 20여년간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운영으로 여성 비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며 “지속적인 해양경찰 업무분석을 통해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해양경찰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해양경찰청 양성평등위원회 운영 등 전문가 의견을 통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4일 김종욱 해양경찰청장을 비롯한 차장, 국장, 과장 등 고위 공무원이 참석해 '안전한 조직문화 우리가 만듭시다'를 주제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받고 있다. ⓒ해양경찰청
지난 8월 4일 김종욱 해양경찰청장을 비롯한 차장, 국장, 과장 등 고위 공무원이 참석해 '안전한 조직문화 우리가 만듭시다'를 주제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받고 있다. ⓒ해양경찰청

김종욱 해양경찰청장은 양성평등주간(9월 1~7일) 기념행사를 열고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해양경찰 구성원들이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조직 내 양성평등의 공감 가치 인식 및 모두가 동행하는 양성평등 조직문화 조성으로 해양경찰 전반에 평등 가치를 자리매김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양성평등한 해양경찰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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