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유방암 권위자, 후배들의 기댈 언덕 되다
세계적 유방암 권위자, 후배들의 기댈 언덕 되다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1.11.19 13:11
  • 수정 2021-11-19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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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1년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진흥부문 수상자
문애리 덕성여대 약학대학 교수
유방암 전이·차단 연구 권위자
젠더에 따른 암 발생 기전 연구 매진
과학기술계 여성 인재 육성 이바지
2021년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진흥부문 수상자문애리 덕성여대 약학대학 교수 ⓒ본인 제공
2021년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진흥부문 수상자문애리 덕성여대 약학대학 교수 ⓒ본인 제공

전 세계 여성이 가장 많이 겪는 암, 유방암 연구사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을 받는 한국인이 있다. 문애리 덕성여대 약학대학 교수는 유방암 전이 기전·차단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다. 암세포의 전이를 유도하는 유전자와, 이와 관련된 효소의 역할을 최초로 규명한 인물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 진흥상’ 등을 수상했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 됐다. 유방암 분야 최우수 논문 발표로 2008년 국가지정연구실(NRL)에 선정된 바 있다. 18일 ‘제20회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진흥 부문을 수상했다. 

요즘은 젠더에 따른 암 발생 기전의 차이를 연구하고, 이에 적합한 진단 및 약물치료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젠더 의약학’이다. 2015~2020년까지 ‘젠더 특이적 암 진단과 치료전략 개선을 위한 암 바이오마커 개발 연구’를 수행했다. 문 교수를 필두로 덕성여대, 서울대, 아주대, 계명대, 성신여대, 가톨릭대 교수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종양 악성화 분자들이 여성과 남성의 몸에서 각각 어떻게 발현되고 변화하는지를 연구했다. 이를 통해 젠더 특성을 반영한 암 진단 바이오마커의 임상적 적용 및 젠더 특이적 항암 전략을 제시했다.

문 교수는 “여성과 남성의 암 발생 빈도나 사망률은 다르게 나타난다”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젠더 관점의 깊이 있는 연구가 부족하나, 연구 기반을 구축해나가면 더 나은 치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자들과 실습을 하고 있는 문애리 덕성여대 약학대학 교수. ⓒ문애리 교수 제공
제자들과 실습을 하고 있는 문애리 덕성여대 약학대학 교수. ⓒ문애리 교수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2021 여성과학기술인 연차대회’를 열고 여성 과학기술인 지위 향상에 힘쓴 기관과 유공자에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표창을 수여했다. (왼쪽부터)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과 2021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을 받은 임미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학술), 김민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산업), 문애리 덕성여대 약학대 교수(진흥). ⓒ홍수형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2021 여성과학기술인 연차대회’를 열고 여성 과학기술인 지위 향상에 힘쓴 기관과 유공자에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표창을 수여했다. (왼쪽부터)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과 2021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을 받은 임미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학술), 김민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산업), 문애리 덕성여대 약학대 교수(진흥). ⓒ홍수형 기자

그는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생명공학연구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을 거쳐 1995년부터 덕성여대 약학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 교수는 여성 과학기술인의 연구 의욕을 고취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도 힘써왔다. 그는 생명과학 분야 여성들의 모임인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창립 멤버다. 2011년 회장을 지내며 과학기술계 공공연구기관의 신규채용인원 중 여성을 일정 비율 이상 채용하도록 하는 ‘여성과학기술인력 채용목표제’ 등을 정착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을 맡아 우수한 여성 인재 발굴을 통한 생명과학기술 발전과 보급에도 기여했다.

2016년부터 덕성여대 약대 교수진으로 구성된 ‘이공분야 중점연구소’ 덕성혁신신약센터를 이끌며 신약개발 연구 역량을 갖춘 과학기술계 여성 인재 육성에 이바지했다. 2017~2018년에는 제50대 대한약학회 회장이자 세계약학연맹(FIP) 공동대회장을 맡아 ‘2017 FIP 서울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2019년 여성 최초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기초기반전문위원장에 선출됐다. 국가과학기술 발전 전략, 연구개발 계획 및 사업 운영 등에 관한 업무를 총괄했다.

2020년 4월부터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장으로 재직하다가 지난 6일 덕성여대에 복귀했다. 약 1년 반 동안 다양한 국책연구를 살펴보고 각 분야의 연구자들과 소통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다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고, 대학이 나아갈 방향도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여성 과학기술인을 위한 ‘연구실 안전관리’에도 힘썼다. 연구실에서 흔히 쓰는 시약, 기구 등이 임신부나 출산 후 수유 중인 여성에 해롭지는 않은지 점검하고 분류해 안내했다.

문 교수는 “여성 과학자들은 ‘일당백’을 해내고 있다. 결혼, 임신,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열심히 일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멋진 여성들이 많다”면서도 “아직도 임신·출산 공백을 이유로 여성 채용을 꺼리는 문화는 존재하나, 여성들의 노력으로 편견은 깨지고 세상이 바뀌고 있다. 저도 그런 여성들을 보면서 더 각오를 불태우게 된다. 여성들이 용기를 갖고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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