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자의 K교육 클리닉] 질 바이든 효과(Jill Biden Effect)
[황은자의 K교육 클리닉] 질 바이든 효과(Jill Biden Effect)
  • 황은자(베로니카) H&C 교육컨설팅 대표
  • 승인 2021.01.21 16:57
  • 수정 2021-01-23 2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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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의 부인 질 바이든
여성으로서, 영부인으로서, 노인으로서,
역량강화 상징의 좋은 롤 모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사당에서 부인 질 바이든이 들고 있는 성경에 손을 얹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사당에서 부인 질 바이든이 들고 있는 성경에 손을 얹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2021년 1월 20일 조 바이든(Joe Biden)이 미국 제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시대의 오만과 편견을 종식시키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미국의 자부심이 회복되는 상징으로 기대받고 있다. 소수자를 대거 등용하고 여성을 과감히 발탁하는 내각을 구성해 시작부터 진보적인 미국의 가치를 실현하는 행보를 걷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만큼이나 그의 부인 질 바이든(Jill Biden)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질 바이든은 최초의 자기 직업을 가진 커리어 우먼 영부인이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었어도 본인의 직업을 유지한다고 선언했다. 

기존의 영부인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현모양처상의 연장선상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영부인은 전업주부 세계에서 가장 영예로운 최고단계로 생각되는 자리다. 소화해야 할 일이 많기도 해서 영부인이 독자적인 직업을 갖는 일은 생각하기도 힘들다. 남편이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에는 부인도 교사나 변호사 등의 독립된 직업을 가진 커리어 우먼이었더라도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 ‘영부인 직위’를 위해 자기의 직업을 떠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왔다. 힐러리 클린턴이나 미셸 오바마도 뛰어난 엘리트 커리어 우먼이었지만 백악관 입성 이후에는 대통령 남편의 내조자로서 전념했다. 이런 점에서 질 바이든의 새로운 영부인상이 현실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어찌됐든 질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자기 직업을 고수하는 첫번째 대통령의 부인의 사례이고, 영부인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자신의 독립적인 일을 하면서 대통령의 부인으로 살아가겠다는 선포는 성역할 고정관념에 신선한 충격이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즉 성공적인 남편의 삶에 편승하여 내조자로 살아가는 것이 여성의 행복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는 기폭제가 되고, 자기 인생의 주체자로서 온전한 인간의 삶을 사는 여성상을 굳혀나가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된다. 다른 한편으로 조 바이든은 성공적인 위치에 선 남편으로서 부인의 자아실현을 전적으로 인정하고 지지하는 고무적인 남편상을 제시하여 서로 성장하는 남편상과 부인상의 좋은 롤 모델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적인 삶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기를 기대하며 진심으로 환영한다.

질 바이든은 1977년 조 바이든 상원의원 시절 결혼하여 딸 애슐리를 낳았고 바이든의 전처 소생인 두명의 아들, 헌터와 보우를 양육하면서 영어교사로 일했다. 이후 워킹맘으로 교육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아 북버지니아 커뮤니티 컬리지(Northern Virginia Community College, 2년제 대학)에서 영작문을 가르치는 일을 이어왔다. 조 바이든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직을 맡아하던 시절에도 질 바이든은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었고, 국내외 순방에 동행하면서도 학생들의 시험지를 채점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자신의 커리어를 자연스럽게 유지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대선준비를 돕기 위해 대학에서 휴직했지만, 바이든이 취임한 뒤 올해에는 복직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고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육학 박사이고 대학에서 가르치는 독립적 교수직을 수행할 질 바이든이 살아온 삶의 모습은 영부인으로서만 살았던 기존의 전통적인 영부인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질 바이든은 조 바이든의 매우 중요한 참모 역할을 해냈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부통령 시절은 물론이고 지난 대선캠프에서 대내외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여 ‘바이든의 비밀 병기’로 불릴 정도로 바이든에게 실질적인 조언가로 불리고 있다. 최근 “군인가족 지원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하여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통령 부인의 일거수 일투족은 세인들의 커다란 관심거리가 되는 만큼 그들의 외모관리(입은 옷이나 핸드백, 머리스타일 등)에서부터 생활방식, 자녀교육관, 사회정치 의식 등 전반적인 요소가 일반 사람들의 관심과 선망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는 대통령만큼이나 영부인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역대 영부인들 가운데 사회적 역사적 두각을 드러낸 활동을 살펴보자.  제 2대 대통령 존 아담스(John Adams)의 부인 아비게일 아담스(Abigail Adams)는 미국에서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기 150년 전인 1776년 남편 존 아담스가 독립선언문을 작성할 당시 ‘여성의 권리를 잊지 말라(Remember the Ladies)’고 하여 남성의 성공 속에 여성들의 피나는 노력을 강조하고 일깨우는 선구자적 역할을 하였다. 

이후 베티 포드(Betty Ford)는 여성의 권리를 지지하여 여권신장에 영향을 주었다. 낸시 레이건(Nancy Reagan)은 ‘아니라고만 말해(Just Say No!)’라는 캠페인으로 미국사회에 만연해 있던 약물중독으로부터 회복하는 운동을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효과적인 약물남용금지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멜라니아 트럼프(Melania Trump)는 약물중독 어린이와 사이버불링(cyberbullying)으로부터 어린이를 돕는 일을 하였다. 이와 같이 영부인들의 주요 관심은 사회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켜 이슈화되고 사회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힐러리 클린턴이 영부인 시절에 즐겨입던 니트웨어는 중년여성들이 입고 싶은 브랜드 1위로 등극하기도 하여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너나할 것 없이 아무나 유니폼처럼 쫓아 입는다고 하여 ‘중년여성의 교복’이라고 할 정도이다. 미셸 오바마의 각별한 자녀양육관은 많은 학부모들의 큰 관심을 받았고, 백악관 뒷뜰에서 텃밭을 가꾸며 유기농 채소를 공급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사이에 텃밭가꾸기와 유기농채소 붐을 일키기도 하였다. 우리 딸의 고등학교 생물선생님도 미셸 오바마의 영향을 받아 아파트 모퉁이 텃밭을 가꾸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김치를 담그는 미셸 오바마의 모습은 전세계적으로 김치의 영양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을 뿐만 아니라, 한류의 파워가 얼마나 크게 뻗어나가고 있는지 한국은 물론이고, 재외동포 한인들 사이에서도 자부심을 갖게 하는 부분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멜라니아 트럼프는 역대 영부인들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되면서부터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의 부각으로 인하여 재임기간 동안 그다지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전직 모델출신으로서 스타일링 부문에 있어서는 젊은이들의 롤 모델이었다고 한다.

질 바이든(Jill Biden) 미 대통령 부인. 사진은 2015년 7월 18일 당시 조 바이든(Joe Biden)미국 부통령의 부인으로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에스프리디올 전시관에서 열린 ‘한-미 여성지도자를 위해 주최하는 회담 및 리셉션’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질 바이든(Jill Biden) 미 대통령 부인. 사진은 2015년 7월 18일 당시 조 바이든(Joe Biden)미국 부통령의 부인으로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에스프리디올 전시관에서 열린 ‘한-미 여성지도자를 위해 주최하는 회담 및 리셉션’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70세 질 바이든의 커리어에 대한 열정적인 모습은 기존의 영부인들과 달리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전통적인 여성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여성들 스스로에게 더 이상 소모적이거나 보조적인 존재가 아니라 주관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자기의 삶을 사는 주체자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자극제 역할을 할 것이다. 
둘째, 새로운 남성상 정립에 영향을 줄 것이다. 질 바이든과 조 바이든의 결혼생활 역사 자체가 여성의 삶을 지지하는 남성상이 일반인들에게 좋은 모델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셋째, 노년기에 대한 재인식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정년 나이 65세가 너무 젊은 것이 아니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정년퇴직 후 정적이고 침체적인 삶을 살기 쉬운 시니어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되어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생산적인 일에 참여하려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미국에서도 정년 후 대부분의 소극적인 노인들은 특별히 할 일이 없어 시니어센터나 데이케어센터에 나가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몇 년 전부터 노년기 삶의 방식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동안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다시 되돌려 환원한다는 의미에서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가 유행하고 있다. 지역 도서관을 지원하는 모임에 가입해 헌책판매 바자회를 주최하여 수익금을 다시 도서관 책구입 기금으로 지원한다든가, 자선단체에서 매주 실시하는 저소득층을 위한 음식배급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등 생산적인 영역에서 꼭 필요한 인력으로 재창출되고 있다. 

새로운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은 자신의 삶 전체를 통해 우리 사회에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영부인으로서, 노인으로서 역량강화의 상징(The Symbol of Empowerment)이 되어 좋은 롤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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