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남국 의원, 여성 대변인에 갑질·협박”… 김남국 “피해자는 나”
정의당 “김남국 의원, 여성 대변인에 갑질·협박”… 김남국 “피해자는 나”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0.12.09 23:37
  • 수정 2020-12-10 0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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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의원, 낙태죄 공청회서 “남성 인식은” 발언
정의당 “망언” 논평 내자 대변인에 항의 전화
김남국 의원 “악의적 왜곡… 정의당이 사과해야”
조혜민 대변인 “부당한 갑질이자, 노동권 문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취재사진)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취재사진)

 

정의당은 9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낙태죄 공청회 발언’을 왜곡해 논평을 냈다며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에게 전화해 ‘조취를 하지 않으면 정의당 법안 통과를 돕지 않겠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며 “명백한 갑질이자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공청회 발언을 비롯해 전화 발언도 맥락과 다르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정의당에 따르면, 김 의원은 8일 오후 6시께 조 대변인에게 전화해 9분 동안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 ‘조처하지 않으면 낙태죄 뿐 아니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정의당이 한다는 건 다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각 당 대변인 브리핑에 관해 이의·정정을 요청하는 일이 간혹 있으며, 이런 경우 공식적 방식으로 요청하는 게 상식”이라며 “그런데 어제 오후 6시쯤 난데없이 일면식도 없는 국회의원이 타당 대변인에 전화해 왜곡된 브리핑이라 몰아붙이는 건 상식적 행위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조 대변인이 30대 여성, 원외대변인이라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나이 어린 여성이라고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여기는 것인지 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김 의원의 사과와 민주당 지도부의 엄정한 조치를 요구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낙태죄 관련 개정안 공청회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에게 “(정부가 제출한) 법안에 대한 남성의 인식을 알고 싶다”, “20~30대 남성이 낙태죄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평가가 있느냐”고 물었다. 김 연구위원은 처음 “남성들의 인식이요?”라고 되물은 뒤, “2030 남성들도 낙태죄 유지가 적절하지 못하다는 데 동의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게 주류의 시각이나 평가일까요”라고 되물었다.

이에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여성들의 반대의견은 잘 알겠으나 남성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등 어이없는 말들을 일삼았다”며 “여성들의 삶을 짓밟았던 망언을 굳이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조 대변인이 실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해당 발언 당사자는 김 의원이다.

김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의당 대변인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왜곡 논평을 발표했다”며 “피해자의 사과 요구를 ‘갑질 폭력’으로 매도하다니 정의당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망가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낙태죄는 우리 사회 문제로서, 여성과 남성이 함께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다. 남성의 의견을 묻지도 못하게 하는 것, 이것이 곧 폭력이다”라며 정의당에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글을 올려 “정의당에 서운한 것이 있어도 제가 공동발의한 법안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를 위해서 힘쓰겠다”고 했다.

조혜민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의원의 전화를 받고 대변인으로 응대하는 한편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는 없이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양 코스프레 하는 것은 수 없는 여성들이 지금까지 맞닥뜨려야 했던, 폭력을 가했던 이들이 ‘내 탓 아니오’, ‘나도 피해자’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일은 국회의원의 부당한 갑질이자, 노동권 문제”라며 “90년생 여성으로서 수많은 남성들을 만나며 정치활동을 이어갔지만 이처럼 부당하고 폭력적인 일은 겪은 바 없다”고 비판했다.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 의원이 조 대변인에게 행한 행태는 국회가 철저하게 남성화된 공간이며, 그 공간에서 남성 정치인은 아무 거리낌 없이 젊은 여성 정치인에게 언어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확인시켜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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