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곤충으로 화장품 개발 나서
'미래 먹거리' 곤충으로 화장품 개발 나서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0.11.27 07:00
  • 수정 2020-11-26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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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0년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진흥부문 수상자
이명선 청주대 바이오메디컬학과 교수
곤충 동애등에로 화장품 개발 최초 시도
학생 연구개발인력 양성·취업연계 노력
“코로나19 속 여성 취업난·경력단절 심각
평생 현역으로 살며 여성 후배들 멘토 될 것”
‘제20회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진흥 부문 수상자인 이명선 청주대 바이오메디컬학과 교수 ⓒ본인 제공
‘제20회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진흥 부문 수상자인 이명선 청주대 바이오메디컬학과 교수 ⓒ본인 제공

곤충을 먹고, 바르고, 반려동물 사료로도 쓴다? 상상치 못한 일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시대다. 곤충산업은 ‘미래 먹거리’를 넘어, 생명 연장과 무병장수의 꿈을 이룰 디딤돌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생명과학 분야에서 활약해온 이명선 청주대 바이오메디컬학과 교수도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자신이 지도하는 여학생들과 함께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단백질을 내놓는 ‘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를 이용한 화장품 개발에 나섰다. 세계 최초 시도다.

“동애등에 유충은 어떤 환경에서도 잘 살아남고, 음식물쓰레기를 먹어 치우고 항균 물질도 분비합니다. 양질의 단백질, 오메가-3 지방산도 풍부하죠. 사료 성분 전이 능력이 탁월해요.” 이 교수는 게르마늄 농축수 배합 사료를 먹인 동애등애 유충을 화장품 소재로 개발해 피부 미백, 보습, 주름 개선 등 항노화 효과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동애등애를 대체식량으로 활용하거나 유충의 유분을 이용한 바이오디젤 제조 연구 사례는 있어도, 화장품 소재로 활용하는 방안은 처음이다.

이 교수가 이끈 ‘곤충자원을 활용한 화장품 신소재 및 시작품 개발’ 사업은 2017~2019년 한국연구재단 지역신성장산업선도인력양성사업에 선정돼 총 2억5800만원을 지원받았다. 청주 지역 중견 바이오 기업이자 로레알·아모레퍼시픽 협력업체인 ㈜KPT와 연계해 학생 연구개발 인력을 양성하고 취업과도 연계하는 사업이다. 동애등에를 활용한 반려동물 사료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곤충사료 전문업체 엔토모와 함께 반려견의 고혈압·당뇨 등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처방식 사료 연구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이 교수는 ‘제20회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진흥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여성과학기술인에 주는 상으로, 2001년부터 현재까지 수상자는 총 59명이다. 수상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상장과 포상금 1000만원을 받는다.

‘제20회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시상식이 지난 23일 서울시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이명선 청주대 바이오메디컬학과 교수가 진흥 부문상을 받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제20회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시상식이 지난 23일 서울시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이명선 청주대 바이오메디컬학과 교수가 진흥 부문상을 받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코로나19 속 여성 취업난·경력단절 심각

평생 현역으로 살며 여성 후배들 멘토 될 것”

지난해 전국여교수연합회장을 지낸 이 교수는 요즘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회공헌위원 △충북여성과학기술인회 고문 △동아시아여성과학기술인회 부회장 △충북과학기술혁신원 충북과학기술포럼 바이오분과위원 △한국유전학회 이사 △미래도시연구원 학술이사 등을 맡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공로상, 2016 ICIARE 베스트 논문상,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학술상·공로상,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지역인재양성 멘토상, 한국연구재단 WISE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제가 겉보기엔 화려해도 많은 고난 속에서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살아온 사람”이라고 이 교수는 말했다. 박사과정 연구자 시절엔 임신·출산을 겪고도 2주 만에 학교로 돌아와 시험을 치렀다. 내년이 정년이지만 “놀아본 사람이나 잘 놀지, 저처럼 달려온 사람이 뭘 놀겠냐”며 평생 현역으로 살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했다.

과학계에 ‘여풍’이 분다고들 하지만, 여성의 성과는 아직도 저평가되며 유리천장은 단단하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속 더 심한 취업난과 경력단절 위기를 호소하는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면접 자리에서 노골적으로 ‘우리는 남자를 뽑는다’ ‘성적이 나빠도 남자들을 보내달라’는 업체들이 아직도 있어요. 많은 여성들이 네트워킹을 어려워하고, 그나마도 임신·출산으로 경력 단절되는 경우가 허다하죠. 코로나19로 실험실이 문을 닫으면서 많은 여성 연구자들이 아무것도 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요.”

그간 지도교수로서 많은 여학생들의 진로 설정과 취업을 도왔고, 퇴직한 이후에도 여성 후배들의 멘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 교수는 “일희일비하지 말고 항상 노력하라”는 조언을 전했다. “살아보니 그냥 되는 일은 없더라고요. 모든 성공의 뒷면에는 고난과 역경이 있어요. 어떤 일이 있어도 좌절하지 말라고, 위축되지 말고 용기를 내라고 하고 싶어요. 하루하루 시간을 잘 활용하고 자신의 길을 설계해 나아간다면 부모님이 여러분에게 물려준 훌륭한 유전자가 분명히 발현될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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