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SNS 통해 전날 발언 사과
"양쪽 이야기 들어봐야 한단 취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자끼리 엉덩이도 툭 칠 수 있다”는 취지의 말로 논란을 일으킨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20일 송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외교관의 뉴질랜드 현지 직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송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자끼리, 우리는 배도 한 번씩 툭치고 엉덩이 쳤다는 건데”라고 말하고 뉴질랜드 측의 신병인도 요구에 대해 “오버”라고 일축했다.

논란이 일자 송 의원은 “당초 의도는 다툼이 있는 사안이니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보아야 한다는 취지였으나 메시지가 부적절했다”며 “남성이든 여성이든 상대방의 동의 없는 신체접촉은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가 초기에 엄격한 조사를 통해 제대로 된 처분을 했어야 하는데 ‘경고’라는 안이한 처분을 한 것에 대해 지적해왔다”며 “저 자신이 지금 시대의 성인지 감수성에 괴리된 점은 없는지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에서 요구했던 신병인도에 대해 “오버”라고 일축한 것에 대한 언급이 없고 성폭력 문제는 어디까지나 피해자 관점에서 성적 불쾌감을 살펴야 한다는 내용 때문이다.

누리꾼 ahe****는 “남이 싫다는데 그걸 옹호하는 꼴 보니 수준 알겠네. 논란 되니 사과했을 듯”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결국 대사관남을 뉴질랜드로 보낸단 말은 없군”이라고 말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해당 발언은 한국 내 성폭력 남성 피해자에도 문제적인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김 부소장은 “성폭력 문제를 너무 사소한 문제로 보고 있다”며 “대법원 판례에도 동의 없이 1회라도 신체를 접촉하면 강제추행이라고 명시하는데 국회의원이 임의적으로 성별과 나이, 인종을 들어 가볍게 말을 하면 성폭력을 부추기는 거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의원의 발언은 국내에 있는 성폭력 남성 피해자들에게 ‘사소한 일이다. 신고할 일이 아니다’라고 메시지를 던지는 것처럼 보인다”며 “공적 위치에 있는 사람이 할 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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