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외통위원장, 19일 라디오 방송 중 발언 논란
"우린 남자끼리 엉덩이 치고 그러는데"
외교관 신병 인도 요구에는 "오버"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뉴시스·여성신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여성신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인 남성 외교관의 뉴질랜드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친한 사이에 남자끼리 배도 한 번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 번 치고 그랬다는 것”이라며 두둔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송 의원은 1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화 차이도 있다고 본다”며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이다. 그래서 키가 180㎝, 덩치가 저만한 남성 직원이다. 그 남성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꾸준히 외교관의 신병 인도를 요구한 뉴질랜드 정부의 요구에 대해서도 “오버”라고 말했다.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이같은 발언에 즉각 비판이 쏟아졌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성폭력 사건을 대하는 여당 국회의원의 왜곡된 인식이 한없이 황당하다. 어떻게든 정부 편을 들어보려는 대한민국 외통위원장의 궤변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논평을 통해 "한심하기 그지없다"며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 그 자체가 성추행을 옹호한 행동이며, 성폭력에 무감각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 만큼 한국 정부는 성추행 혐의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8일 청와대는 외교부와 별도로 진상조사에 나섰다. 외교부는 그동안 성추행 사건을 두고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과 관련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의혹이 확산됐다.

지난달 28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인 외교관에 의한 자국민 성추행 피해 사실을 언급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꾸준히 의혹을 받는 외교관을 뉴질랜드로 신병인도 하라고 요구했다.

A 외교관은 2017년 현지 직원 B씨의 신체를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뉴질랜드 한국 대사관의 자체 조사에서 A씨는 구두 경고를 받았으나, 이후 본부 차원의 현지 감사에서 B씨가 재차 문제를 제기하자 A씨에 대한 징계 절차가 개시됐다. 외교부는 당시 A씨에 대해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으며 지난해 필리핀으로 발령했다.

A 외교관은 당시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고 문제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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