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기생충’ 돌풍은 이웃에서 볼 법한 이야기라서”
봉준호, “‘기생충’ 돌풍은 이웃에서 볼 법한 이야기라서”
  • 최지혜 인턴기자(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 승인 2020.02.19 18:40
  • 수정 2020-02-19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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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원 작가, “선과 악 이분법 아냐”
캠페인 기간 인터뷰 600회,
관객과의 대화 100회 이상
봉준호 감독이 19일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홍수형 사진기자
봉준호 감독이 19일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홍수형 사진기자

 

아카데미 4관왕을 석권한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곽신애 바른손 이앤에이 대표,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배우 등이 19일 서울에서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은 500여명의 기자로 꽉찼다. 마치 팬미팅처럼 뜨거운 분위기였다. ‘기생충’은 지난해 4월 이곳서 제작발표회를 한 뒤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26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앙상블상, 제72회 미국 작가조합상(WGA) 각본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각본상, 그리고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국제영화상·각본상까지 휩쓸며 한국은 물론, 세계 영화사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봉감독은 “그동안 인터뷰를 600회 이상, 관객과의 대화도 100회 이상 진행했다”며 “바쁜 창작자들이 창작 일선에서 벗어나 많은 시간을 보내며 캠페인을 하고, 스튜디오는 예산을 이렇게 쓰는 것이 낯설고 이상하게 여겨진 적도 있었지만, 작품의 어떤 점이 뛰어난지,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고, 어떤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는지 점검하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회견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저로선 영광이었다. 개인적인 내용이라 다 말하긴 뭐하지만, ‘수고했고 좀 쉬라’고 하더라. 그런데 ‘조금만 쉬어라. 나도 차기작을 기다리니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하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영화 ‘괴물’과 ‘설국열차’에서도 우리 사회 내 빈부격차를 다뤘지만, 유독 ‘기생충’이 큰 폭발력을 보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봉감독은 “동시대 이웃에서 볼 법한 이야기를 배우들이 실감 나게 표현했고, 현실에 기반을 둔 영화라 더 폭발력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영화 ‘기생충’ 스틸컷.
영화 ‘기생충’ 스틸컷.

 

이날 함께 자리한 한진원 작가는 “시나리오는 사람의 머리가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온다”며 “취재할 때 많이 도와주신 가사도우미 이모님들, 수행 기사님 등의 도움으로 좋은 장면을 적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 작가는 “우리 영화는 선과 악의 이분법적 대립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며 “욕망에 따라 살아가는 각자의 이유가 있다. 모두에게 연민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이야기를 따라갈 때 느낄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송강호 배우는 “최고의 예술가들과 호흡하고 눈을 보며 이야기 나누고 작품을 봤다”며 “상을 받기 위한 과정을 밟는다기보다는 작품을 통해 세계 영화인들과 호흡하고 소통과 공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캠페인 참여 소감을 밝혔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국내 개봉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19일 기준 해외 영화제에서 19개, 해외 시상식에서 155개, 총 174개를 수상했다. 아카데미상 수상 이후 박스 오피스 수입이 크게 증가하는 '오스카 효과'도 나타나, 지난 9일 아카데미상 시상식 후 7일 간 북미에 880만달러(약 104억원) 수익을 벌어들였다. 기생충이 지금까지 북미에서 거둔 총 수입 4400만달러(521억원)의 20%에 해당한다.

한편 ‘기생충: 흑백판’이 26일 개봉한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영화는 원래 흑백 필름에서 시작했다. 내가 1930년대 영화를 찍었다면 어떤 영화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컬리를 다 없애고 나면 배우들의 눈빛, 표정, 호흡과 편집이 훨씬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것이 흑백 영화의 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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