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서지현 검사 미투 이후
가해자 지목된 남성들 근황 살펴보니
이윤택·안태근·안희정, 징역형 판결
고은·김기덕, 폭로한 여성 대상 손배소
오달수·김기덕, 작품 활동하며 복귀 시도

첫줄 왼쪽부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안태근 전 검사장, 이윤택 연출가, 소설가 하일지, 고은 시인, 김기덕 감독, 배우 조재현, 방송인 김생민, 배우 오달수. ⓒ뉴시스.여성신문

 

2018년 1월 29일 서지현 검사는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와 JTBC 뉴스룸을 통해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을 피해를 입고 부당한 인사조치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서 검사가 촉발시킨 미투(#Metoo) 운동은 사회 전반으로 옮겨갔다. 사람들은 공분했고 가해자에 대한 명명백백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로부터 593일이 지난 지금,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근황을 살펴봤다. 일부는 실형을 선고 받았으나  대부분은 여전히 법정 다툼 중이거나 피해자에 대한 역고소를 진행 중이고, 공소시효 등의 문제로 수사조차 제대로 받지 않은 이들은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실형 선고를 받은 그들

현재까지 미투 운동을 통해 가해 사실이 알려진 뒤 재판을 거쳐 실형을 선고 받은 이들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이윤택 연출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세 사람이다.

안희정 전 지사는 지난 9일 비서를 성추행·성폭행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6개월이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와 함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5년간 취업제한 명령도 선고됐다.

검사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 전 국장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는 항소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7월 18일 항소를 기각했다.

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윤택 연극연출가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7월24일 유사강간치상 등 혐의에 징역 7년, 80시간의 성폭력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법정 다툼 중인 그들

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소설가 하일지(본명 임종주) 전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의혹을 부인하고 법정 다툼 중이다. 그는 지난 4월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고은 시인은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과 박진성 시인,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1심 재판부는 “최씨의 성추행 주장을 허위사실로 볼 수 없다”며 박씨에 대해서만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기덕 영화감독은 2013년 영화 촬영장에서 배우 A씨를 폭행하고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2017년 피소됐다. 그러나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김 감독의 성추행 관련 혐의는 무혐의 처분했다. 다만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 했다. 이후 김 감독은 그의 촬영현장에서 벌어진 인권침해와 성폭력 혐의를 보도한 MBC ‘PD수첩’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방송에서 증언한 배우 A씨에 대해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허위사실로 단정할 수 없다며 모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김 감독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 7월에는 한국여성민우회를 상대로 3억원, ‘PD수첩’과 배우 A씨를 상대로는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두문불출하는 그들

배우 조재현은 2018년 2월 과거 드라마 촬영장에서 스태프를 성추행한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후 5개월 뒤인 7월에 미성년자였던 피해자 A씨를 2004년에 성폭행했다는 폭로의 주인공이 됐다. 가해자로 지목후 조재현은 당시 종방을 4회 앞두고 있던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급히 하차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삶을 돌아보겠다”고 사과했다. 현재 피해자 A씨와 손해배상청구 소송으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소유하고 있었던 대명문화공장 건물을 매각하고 직접 설립한 공연제작사도 폐업 후 두문불출 중이다. 딸인 탤런트 조혜정씨는 조재현에 대한 #미투 폭로 후 활동을 중단했다.

방송인 김생민도 10년 전 방송 스태프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후 현재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하고 칩거 중이다.

△복귀 준비하는 그들

배우 오달수는 2003년 연극배우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1년 6개월 활동을 중단했으나 최근 독립영화를 통해 활동 복귀를 준비 중이다. 그는 지난 8월 입장문을 내고 “독립영화 ‘요시찰’에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4월에는 제41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5월에는 제27회 칸 영화제 필름마켓에서 신작을 출품하는 등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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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정정보도문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8.3. ‘“영화 사실성 높이려”여배우 폭행한 김기덕 감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11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했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했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했다”고 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고 ,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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