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바로 잡아야”
“안희정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바로 잡아야”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8.11.21 12:00
  • 수정 2018-11-21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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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안희정 사건 항소심
사건 공동대책위 기자회견
사법부가 제대로 선고해야
민주주의 가치 정당성 복원
더 이상 2차 피해 없도록
비공개 재판으로 진행해야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정의실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의한 직장 성폭력 사건 2심 대응 기자회견’이 열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정의실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의한 직장 성폭력 사건 2심 대응 기자회견’이 열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 항소심이 오는 29일 열리는 가운데 여성계가 항소심 재판부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했다. 특히 ‘위력은 존재하지만 행사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며 안 전 지사에게 면죄부를 준 1심 재판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1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안희정 전 지사에 의한 직장 성폭력 사건’ 2심 대응 기자회견 ‘존재만 하는 위력은 없다’를 열고 이 같이 촉구했다. 

공대위는 한국여성의전화, 서울여성노동자회 등 152개 단체와 안희정 성폭력사건 피해자 법률 지원단으로 구성돼 있다.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를 지원하고 재판 대응을 위해서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 비서인 김지은 씨를 성폭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혜선 피해자 측 변호인단 변호사는 “피고인의 막강한 권력, 피해자와의 지위 차이, 폐쇄적인 조직 분위기, 그 어디에도 피해자는 호소할 수 없었다”며 “이런 상황들이 모두 위력이라는 이 사건의 범죄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임에도 불구하고 1심 재판부는 ‘위력은 존재하지만 행사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는 없다’는 논리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최근 대법원이 한 항소심에서 강간죄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사건을 유죄 취지로 뒤집은 사건을 언급했다. 성폭력 사건의 심리를 할 때는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 것을 명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소심은 다를 것으로 기대한다.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피해자는 용기를 잃지 않기로 결심했다. 피고인 측 주장을 그대로 받아 적거나 사실을 왜곡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비방으로 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안 전 지사에 대한 무죄 판결은 남성 위주로 구성된 공무원, 국회, 청와대, 사법부의 카르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성적 위력은 조용하게 작동하는 최상급의 권력이자, 정치의 남성 지배가 여성에 대한 성적 위력을 낳고 더불어 침묵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에 대한 성폭력은 여성을 성애화하고 여성 위에 성적 군림하는 남성 권력이 여성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한국 사회의 남성 권력의 실체를 폭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2심에서 사법부가 제대로 선고해야 민주주의 가치와 정당성이 복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정의실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의한 직장 성폭력 사건 2심 대응 기자회견’이 열려 참가자들이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정의실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의한 직장 성폭력 사건 2심 대응 기자회견’이 열려 참가자들이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공동대표는 고용불안이 일상화된 노동시장이 성폭행과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은씨처럼 비정규직으로 불안이 일상화된 노동자가 인사권 등 권력을 쥐고 있는 상사의 위력에 의한 성희롱과 성폭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배 대표는 “김지은씨는 비정규직의 불안이 일상화된 삶을 살았다.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일 중독의 삶을 살았다”며 “여성 수행비서로서 그는 완벽하게 인정받고 살아남아야 했다. 안 전 지사는 이런 김지은씨를 철저히 이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 전 지사의 ‘나가라’는 한 마디면 김지은 씨의 생존과 평판이 중요한 업계에서 앞날까지 내동이 칠 수 있었다. 사업주 안희정은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한 책임을 다하기는커녕 도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으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삶을 파괴한 범죄자”라고 강조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피고인 측근 증언을 그대로 보도한 언론의 선정주의 지상 경쟁을 “재판 왜곡 보도”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은 공개심리에서 피고인 측 7명의 발언을 그대로 따옴표 치며 속보를 내보냈다. 피고인 측 증인은 피해자가 격의 없이 대화한 것은 ‘깜짝 놀랄 일’이었다고 피해자를 호도하는 의도로 이중 언어를 사용했다. 언론은 이를 그대로 받아썼다”고 지적했다.

김 부소장은 이어 2심 재판부는 비공개 재판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가 피해자에 대한 무차별한 질문과 증언이 13시간 동안 쏟아진 일이 반복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도 1차 재판 보도에서 언론이 공정한 보도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재판부가 김지은 씨 측의 증언은 비공개로 진행하고 안 전 지사 측의 증언은 공개로 했다는 점에서 애초 비대칭이 된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언론은 안희정 재판에서 나오는 자료와 증언을 다 전했다. 국민은 공판마다 비대칭 된 정보, 편향된 정보를 받으면서도 본인이 주요 쟁점과 증언은 모두 전한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주려면 차라리 언론이 이 사안에 대해 보도하지 않는 게 더 사회적으로 유익하다고 본다”며 “성폭력 보도에 대해 차분하고 성숙한 보도 태도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소희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은 1심 재판부가 판결에서 ‘피해자답지 못함으로’라고 적시한 내용에 지적했다. 그는 “재판부의 머릿속에 있는 피해자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라며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는 1심 재판부를 비판했다.

또 “1심 재판부가 가해자의 행위 사실에 대한 인정을 하면서 무죄 판결을 내린 유일한 근거는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런 심각한 오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공대위와 연대하는 시민과 시민단체는 ‘항소심 재판부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한다’ , ‘언론은 성폭력사건 보도가이드라인 준수하라’, ‘피해자다운 그런 피해자는 없습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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