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지도자상

아산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 

6년간 6년 연속 시즌 우승 일궈 

‘천재 가드’에서 최고 지도자로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위비 농구코치 ⓒ뉴시스·여성신문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위비 농구코치 ⓒ뉴시스·여성신문

여자농구팀 아산 우리은행 전주원(45) 코치가 2017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지도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전 코치는 20년간 선수로 뛰면서 많은 상을 받았지만 지도자로서는 첫 수상이다. 우리은행의 5년 연속 우승으로 위성우 감독은 5회 연속 지도상을 수상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일이다.

전 코치는 한국 여자농구 역사상 가장 큰 인기를 누렸던 선수로 꼽힌다. ‘천재 가드’로 불리며 20년간 국내 최고 선수로 활약하며 여자농구의 흥행을 주도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2011년 4월 은퇴와 함께 시작한 코치 경력도 눈부시다. 지난해까지 6년간 6년 연속 시즌 통합 우승을 일구는 활약을 펼쳤다. 그의 기록이 더욱 값진 이유는 첫 해 우승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택했다는 점에서다. 첫 해에는 친정팀인 신한은행의 코치를 맡아 통합 우승을 거머쥐었으나, 영광을 뒤로 하고 떠나 최하위 팀인 우리은행을 택했다. 이적 첫해 우리은행의 통합우승을 이끌기 시작, 지금까지 5회 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이변을 이끌었다.

전 코치는 지도자상 수상 소감으로 “영광스럽고, 우리나라에 여성 지도자가 많은데 제가 받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면서 “제가 감독도 아니지만 왜 이런 상을 주셨는지 생각해보니 농구에는 여성지도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후배들에게 좋은 길을 열어주라고 상을 주신 것 같다”고 기쁨을 전했다.

코치 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 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는 비결과, 팀에서 코치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감독과 선수 사이의 가교와 여과 역할’이라고 했다. 특히 여자팀 코치를 하다보니 선수와 감독 사이에 연결의 끈이 되면서도 뜻이 정확히 전달될 수 있게 해야 하지만 여자 선수들의 세심한 면도 있기 때문에 코치가 특별히 뭔가를 잘한다기 보다는 도와주는 역할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6개 구단으로 구성된 여자 프로농구에는 모두 5명의 여성 코치가 뛰고 있다. 현재 여성 코치들 중에서는 올해 7년차에 접어든 전 코치가 제일 선배격이고 가장 유력한 감독 후보로 꼽힌다. 정작 그는 아직 감독을 하고 싶은 생각은 ‘1도 없다’고 잘랐다.

“지금은 스스로 준비가 안 돼 있고 배울 것도 더 많아요. 농구팀에 여자코치들이 많을 때도 있었지만 크게 줄기도 했고, 상황이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 중이에요. 제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잘해야 다른 코치들에게도 도움이 되요. 그래서 행동이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고요. 그렇지만 늘 준비하고 있고 진행형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미래의 지도자를 꿈꾸는 여성 체육인들에게 전 코치는 들려주고 싶은 조언은 ‘자기만의 목표’를 가지라는 것이다. 다른 종목들 역시 여성 지도자들이 많지 않은 상황인 만큼 그 속에서 본인 스스로 노력하고 작은 목표를 설정해서 성취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공부해 달성하고 다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도전해야 한다고. 그는 과거 선수 시절에도 농구 인생에서 최대 라이벌로 ‘자기 자신’을 꼽았다. 말 그대로 ‘자기와의 싸움’이다.

지도자로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전 코치는 “더 많이 배우고 선수들이 더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에서다.

“결과적으로 팀 성적이 좋아서 좋게 평가된다고 생각하지만 저로서는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해요. 부족한 걸 보완해서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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