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덕여대 학생들이 정체성 약화와 경쟁력 저하 등을 이유로 공학 전환에 반대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22일 동덕여대 제5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11일부터 20일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약 1천 명(전체 동덕여대생의 15%)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현재 동덕여대는 남녀공학 전환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동덕여대는 지난 7월 ‘공학전환 공론화 숙의기구’를 출범시키고, 22일과 24일 이틀간 440명의 학교 구성원이 참여하는 ‘공학전환 공론화 타운홀미팅’을 진행한다.
비대위는 “학생들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공학 전환에 반대해왔다. 그러나 최종 권고안의 실행 여부는 학교 측 결정에 달려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은 타운홀미팅을 앞두고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 측에 전달하기 위해 진행됐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해 공학 전환 논의가 시작된 이후 꾸준히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지난해 11월 비상학생총회에서는 재학생 99.9%(1971명)가 반대 의사를 표했고, 올해 3월에 열린 비상학생총회에서도 92.9%(848명)가 반대표를 던졌다.
비대위가 정리한 내용에 따르면 동덕여대 학생들은 정체성 약화와 경쟁력 저하 등을 이유로 공학전환에 반대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동덕여대는 오랫동안 여성 고등교육의 장으로서 안전한 학습 환경과 차별 없는 기회를 제공해왔다”며 “공학 전환은 학교가 지켜온 고유한 정체성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응답자는 “공학으로 전환 시 여대에 가고 싶은 친구들은 타 여대를 쓰고, 공학을 원하는 여학생이나 남학생도 그냥 원래부터 공학이었던 다른 대학을 지원할 확률이 높다”며 “경쟁력이 생기려면 원래부터 공학에도 없었던 메리트가 있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이번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학내 과제로 꼽은 것은 '동덕학원 재단 문제'였다. 박수빈 비대위 집행위원장은 "학우들이 재단의 반복된 비리 문제에 깊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4월 경찰은 배임과 횡령 혐의를 받는 조원영 학교법인 동덕학원 이사장과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을 포함해 관계자 7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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