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작가 회고록 영문판 출간
10월1일 부산서 북토크도

봄날 작가의 회고록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 영문판(『Once You Cross a Street You’re on the Edge of a Cliff: Surviving the Sex Industry in Korea』)이 호주 스피니펙스(SPINIFEX) 출판사를 통해 출간됐다.
작가는 18세에 성매매 산업에 유입돼 빠져나오기까지의 20여 년 여정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룸살롱, 성매매 집결지, 보도방, 티켓다방 등 여러 업종을 전전하며 직접 보고 겪은 성매매 현장을 전방위적으로 고발한다. 신혜빈 번역가가 영어로 옮겼다.
영문판 소개글에 따르면, 전 세계 성매매 산업 규모는 1860억 달러에 달하며 여성 약 4000만~4200만 명이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다. 봄날 작가는 “성매매는 직업이 아닌 억압이라고 명확히 선언”한다. 여성들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기는 쉽지만 벗어나기는 어렵다. 이 지점에서 ‘강제’ 성매매와 ‘자발적’ 성매매의 경계는 무의미해지며, 성매매는 결코 선택일 수 없다고도 지적한다.
언제나 탈출구가 존재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길을 건널 때는 내가 벼랑 끝에 서게 될 줄 몰랐다. 추락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다시 올라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아직도 그 과정 중에 있다. 중요한 건 누군가 내게 손을 내밀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점이다.”
원작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은 2019년 반비에서 426쪽 분량의 에세이로 출간됐다. 가난, 성차별, 노동 문제, 지역 간 격차, 남성들의 성폭력적 놀이문화 등 수많은 사회문화적 이슈들이 성매매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해 주목받았다. 탈성매매 이후의 진솔한 경험담도 화제였다. 출간 직후부터 2040 세대 여성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출간 2년 만에 4쇄(8000부)를 찍는 성과를 거두었다.
봄날 작가는 현재 반성매매활동가로 활동 중이다. 성매매 여성의 자활을 지원하고 성평등 인식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1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을 수상했다.
오는 10월1일에는 부산광역시 부산서구가족센터 다목적홀에서『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 북 콘서트를 연다. 작가 사인회도 열린다. 문의 사단법인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051-246-8297/survivor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