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올해의 보이스’에
김후주 남태령 아카이브/심포지엄 팀 대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소현숙
정진임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

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 남태령 아카이브/심포지엄 팀, 주원농원 김후주 대표.  ⓒSIWFF
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 남태령 아카이브/심포지엄 팀, 주원농원 김후주 대표. ⓒSIWFF

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매년 우리 사회 발전에 영감을 준 개인과 단체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를 발표했다. 김후주 남태령 아카이브/심포지엄 팀 대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부장,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총 3팀이다.

충남 아산에서 유기농 배 농장 주원농원을 운영하는 청년여성농업인 김후주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후위기와 농업정책, 한국 농업의 현실을 기록하고 알리는 동시에 전봉준투쟁단의 소식을 다각도로 전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불법 계엄 내란 사태 때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 행렬이 남태령역 부근에서 경찰 차벽에 가로막힌 상황을 온라인에 알려 시민 연대를 끌어냈다.

영화제 집행위원회와 한국여성재단은 “내란 정국 속에서 청년들과 여성, 소수자들이 어떻게 새로운 방식의 연대를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선정돼 기쁘다. 지금 이어가는 활동은 ‘살아 있는 역사를 지키는 과정’으로 생각한다. 힘닿는 한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알리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소현숙 조직부장. ⓒSIWFF 제공
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소현숙 조직부장. ⓒSIWFF 제공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부장은 “한국 사회가 여성 노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져준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 수석부지회장은 현재 불탄 공장 옥상에서 580일 넘게 농성을 이어가며 일본 다국적기업 니토덴코의 부당해고와 생존권 위협에 맞서고 있다. 세계 최장 고공농성 기록이다.

니토덴코가 지분 100%를 가진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22년 10월 구미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희망퇴직을 시행했으며, 이를 거부하는 노동자 17명을 정리해고했다. 이후 구미공장의 생산물량을 평택공장인 한국니토옵티칼로 이전했고, 고용 승계를 요구하는 해고자들에게는 다른 법인이라는 이유로 가압류와 부동산 강제경매, 통장압류 등으로 생존권을 위협했다.

두 수상자는 “이번 사태는 외국 투자 기업이 40여 년간 한국에서 반복한 먹튀의 전형”이라며 “노동자는 쓰다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 고용을 승계하라”고 강조했다. 또 “세계 곳곳에서 각자의 언어로 니토덴코에 탐욕을 멈추고 고용을 승계하라고 말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SIWFF
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SIWFF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은 2008년부터 권력과 자본을 감시하고 시민의 알 권리를 확장하는 운동을 이어 왔다. 특히 공직자들이 세금을 투명하게 쓰는지 감시하면서 검찰 특수활동비, 대통령실 직원 명단 공개 소송에서 대법원 승소 판결을 끌어내기도 했다. 또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소속으로 광장을 안전하고 평등하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정 소장은 “정보가 곧 힘인 지금 사회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일상의 민주주의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정보의 재분배와 정보의 평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외침에 귀 기울이고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019년부터 이어온 ‘올해의 보이스’상은 최근 1년간 여성 이슈와 현안에 주목하며 활동한 개인과 단체를 선정해 각각 상금 100만원과 상장을 수여하는 상이다. 2023년부터 영화제 측과 한국여성재단의 협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상금은한국여성재단이 후원한다. 앞서 서지현 검사,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 정치하는 엄마들, 청소년페미니스트 시민단체 위티, 추적단 불꽃, 래퍼 슬릭,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임현주 아나운서 등이 이 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21일 서울 서대문구 메가박스 신촌에서 열리는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에서 진행된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