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신정훈·이개호·주철현 등 하마평
조국혁신당 후보 변수 될지 관심

6·3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광주·전남에서도 출마 예정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된 광주·전남의 선거 판세는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됐다. 이번 지방선거는 조국혁신당의 가세로 셈법이 복잡해진 형국이다. 여성신문 광주·전남취재본부는 지방선거 전까지 선거 출마자를 살펴보고 관련 이슈를 지속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내년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입지자들의 움직임도 빨리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지사 출마 후보군으로는 현역 김영록 지사(사진 왼쪽부터), 신정훈(나주·화순), 4선의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친명으로 꼽히는 재선의 주철현 의원(여수을) 등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장봉현 기자
내년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입지자들의 움직임도 빨리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지사 출마 후보군으로는 현역 김영록 지사(사진 왼쪽부터), 신정훈(나주·화순), 4선의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친명으로 꼽히는 재선의 주철현 의원(여수을) 등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장봉현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서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의 시선은 1년 앞으로 다가온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쏠리고 있다. 

전남도지사 선거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직의 3선 도전과 ‘친명’(친 이재명)을 자처하는 인사와 중량감 있는 후보군이 대거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여성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내년 지방선거는 새 정부 출범 1년 뒤 치러지는 만큼 후보별 이번 대선 기여도가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은 당선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벌써 민주당 후보군을 중심으로 세 결집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대 관심사는 김영록 지사의 3선 연임 여부다. 현역 김 지사는 무게감 있는 후보들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도지사 자리를 지켜내야 한다. 

완도 출신인 김 지사는 민선 8기 전남도정을 이끌며 많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기반 마련으로 전남 미래 먹거리 토대 구축, 전남도 국고예산 9조원 시대 개막, 우주발사체 산업클러스터 및 국가산단 조성 등의 굵직한 성과를 보였다.

전남지역 현안도 시의적절하게 잘 챙기고 있다는 평가다. 전남 국립 의과대학 설립, 석유화학 및 철강산업 대전환 메가 프로젝트,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국회의원과 문재인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맡은 김 지사는 특유의 겸손함과 친화력까지 겸비해 호불호가 없다는 강점이다. 정치인이면서도 솔직함과 청렴, 담백함, 성실함도 좋은 평가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평가에서도 줄곧 1위를 지킬 정도로 호감도가 높다.

다만 상대적으로 전남 경제 중심지이자 많은 인구를 보유한 동부권을 상대적으로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역민의 평가를 받는 점은 부정적인 요인이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공무원 스타일의 유하다는 평가도 아쉬운 부분이다.

무엇보다 김 지사가 ‘3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거 3선에 도전하던 송하진 전북지사 사례처럼 민주당 공천 컷오프 통과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난제도 안고 있다.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김 지사의 대항마로는 전남 지역 유력 국회의원들이 물망에 오른다. 

우선 신정훈(나주·화순), 4선의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친명으로 꼽히는 재선의 주철현 의원(여수을) 등 여러 인물이 도지사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나주 출신의 3선 신정훈 의원은 지역 정가에서 새 정부 입각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돌았다. 입각이 안 될 경우 도지사 출마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신 의원은 2018년 민선 7기 전남도지사 선거 당내 경선에서 김 지사에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맡아 당내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20대 청년 시절 농민 운동부터 호남 한복판에서 무소속 도의원, 무소속 시장 등 재선 나주시장 출신으로 지방정치에 잔뼈가 굵은 만큼 충분한 내공과 경쟁력을 자랑한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 겸 조직본부장으로 뛰면서 정권교체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신 의원은 1986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폭력행위처벌법 위반으로 징역 3년, 공무집행방해·공용물건손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농지법·산지관리법 위반·건축법 위반 및 상해,  특정경제범죄법(배임)·보조금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다수의 전과 기록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중앙선대위 산하 꿈사니즘위원회 공동 위원장으로 활약한 4선의 이개호 의원의 출마도 기정사실 분위기다. 일찌감치 조직 정비 등 지방선거 준비에 착수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담양 출신으로 광주 금호고와 전남대 경영학과를 졸업, 행시 출신으로 전남도 행정부지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낸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전남지사 당내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김영록 전 농식품부 장관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한 일화는 널리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남지사 선거 때마다 이 의원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이 의원의 강점으로는 4선의 노련한 의정 경험과 풍부한 행정 경험을 꼽을 수 있다. 특유의 친화력과 원만한 대인관계도 장점이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광주·전남의 유일한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홀로 당을 지켰다는 의리파라는 좋은 이미지도 갖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지역구에서부터 이른바 ‘고인 물’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텃밭 민심이 좋지 않다는 점은 가장 큰 악재다. 

지난해 영광군수 재·보궐선거와 올해 치러진 4·2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당 지도부가 출동해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조국혁신당에 일격을 당한 부분은 이 의원에게 치명적이다. 패배의 한 원인으로 공천 논란이 지목되면서 책임론까지 쏟아졌다.

한 예로 지난해 10·16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비토하는 주민들이 많아 선거운동에서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는 뒷말까지 나오면서 지역구와 조직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회의원 연락사무소의 유급 직원 아들이 선거구 내 지자체의 지방별정직으로 채용돼 특혜 논란도 일었다.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전남지사 선거에서의 경쟁력도 물음표라고 혹평하는 분위기다.

전남 동부권 대표주자로 재선의 주철현 의원의 출마설도 선거가 다가올수록 힘을 얻고 있다. 주 의원은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행정과 지역·중앙 정치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지역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올해 들어선 제주항공 참사 추모 공원 조성 등 민감한 지역 현안을 두고 김영록 현 지사와 맞붙으면서 존재감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특히 호남권 대표 친명 의원으로 꼽히는 주 의원은 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으로서 이번 대선 기간 투표율과 득표율을 높이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주 의원은 지난 1월 스스로 지명직 최고위원직을 내려놓고 일찌감치 조기 대선 체제에 들어갔다. 

대선을 앞두고 도내 각 지역 전통시장과 교회 등의 종교시설 등을 훑으며 투표율 올리기에 나섰으며 전남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다. 전남은 83.6%의 투표율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전남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85.87%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 기반을 마련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점도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주 의원은 2022년 제20대 대선 당시 전남지역 10명의 민주당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면서 찐 친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부정적인 부분은 검사장 출신으로 정무적 감각이 다른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선거 때마다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여수 상포지구 특혜 의혹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동부권 대표주자로서 지역민을 결집시키는 것도 큰 숙제다.

조국혁신당이 일당 독점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전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대안 정당으로 부상할지도 관심이다. 조국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 전 지역 공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화진 전남도당 위원장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당과 진보당도 후보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지만 이번 선거는 그 어느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광주·전남에서 일당 독점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역민의 불만이 많은데 내년 지선에서 조국혁신당이 제대로 된 후보를 내세운다면 지금까지 선거와는 다른 흐름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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