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회·시민단체 등 개헌 1천만 서명운동 시작
정대철 헌정회장 “선 개헌 후 대선” 주장
“딱 한 명만 개헌 반대”…이재명 대표 저격도
시민사회 내부도 개헌 두고 의견 양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개헌 논의가 뜨겁다. 탄핵 인용 시 조기 대선 국면으로 진입하는 상황 속에서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정치 원로들이 한자리에 모여 ‘개헌’을 압박하고 나섰다. 개헌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압박도 거세다.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는 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헌법개정 범국민 결의대회 및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고 ‘헌법개정을 위한 3.5 범국민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날 발대식에는 김부겸·이낙연 전 국무총리, 여야 당 대표를 지낸 김무성·황우여·손학규 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잘나가는 대통령도 삐끗해 느닷없이 제왕적 대통령이 돼 계엄 선포까지 했다. 앞으로 대통령을 뽑아놓으면 또 제왕적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선 개헌, 후 대통령 선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자 헌법개정여성연대 대표는 “이번 개헌에는 약자와 소수자, 강자, 남자, 여자, 모두가 대등한 권리를 갖도록 기본 골격을 정립하고, 지방과 중앙이 대등한 권리를 갖는 분권의 확립, 국회의 대통령 견제권 강화 등 권력의 민주적 분산과 국민의 평등권이 보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를 보면 박정희와 전두환, 윤석열은 계엄으로 역사에 먹칠했고, 노태우와 이명박, 박근혜의 월권 정치는 법의 심판을 받았다”며 “대통령의 독식과 양극화를 타파해야 하는 대통령 권력 분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개헌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발언들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개헌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야당에 몸담았던 대선배님들조차도 모두 개헌이 돼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딱 한 분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고 버티고 있다”며 “범국민 서명 운동의 힘으로 반드시 그분도 개헌에 들어오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도 “딱 한 사람만 반대하고 있다. 그분은 개헌은 빨간 넥타이만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은 안 된다고 했는데 여기에 빨간 넥타이만 있는가. 정대철 회장님을 비롯해 나라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분들이 모여 있을 뿐”이라며 이 대표의 발언을 저격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개헌 의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는 것이 당의 기본 방침”이라며 “개헌 이야기를 하게 되면 블랙홀이 된다. 빨간 넥타이 매신 분들이 좋아하게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헌정회와 헌법개정국민행동, 국민주도상생개헌행동, 지방분권전국회의, 헌법개정여성연대, 국가혁신개헌국민운동본부, 개헌추진범국민서명운동본부 등은 이날 발대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헌법개정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