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자 권리 부정하는 사람이 시민의 뜻 대표하면 안 돼”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의전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전국 각지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여성단체들이 “반성 없는 성폭력 2차 가해자는 민주주의 광장 무대에서 빠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여성의전화와 언니네트워크 등 여성단체들은 7일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광장에 함께 모인 페미니스트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어제(6일) 저녁 9시 30분 국회 앞, 촛불행동이 주최한 집회에서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가 발언자로 무대에 섰다”며 “김민웅 상임대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실명을 공개하는 등 2차 가해를 해 지난 9월 유죄 최종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대표는 2020년 12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 전 시장 재직 당시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피해자가 과거 박 전 시장에게 보낸 생일 축하 편지 사진을 공개하며 피해자 실명을 노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비밀준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 9월 확정했다. 이와 함께 사회봉사 12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명령도 확정됐다. 

여성 단체들은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시민에게 있어야 할 주권을 사익을 위해 휘두르고, 시민들을 향해 폭력을 행하는 윤석열이 퇴진한 세상”이라며 “동시에 김민웅과 같이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를 부정하고, 이를 반성하지도 않은 사람이 민주 사회를 염원하는 시민의 뜻을 공적 영역에서 대표하지 않는 세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바라는 사회의 모습처럼, 우리는 지금 발 딛고 선 광장에서도 이를 실현시켜 나갈 힘과 지혜가 있다”며 “많은 시민들이 이에 함께해 주실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여성폭력 없는 평등한 광장에서 만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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