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어머니 최은순 씨도 무혐의 처분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6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페닌슐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6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페닌슐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17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모·방조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이날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되는 것을 인지했거나, 주가조작 일당과 사전에 연락한 뒤 시세조종을 위해 주식을 거래했단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봤다.

검찰은 2007년 12월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보유한 초기 투자자였던 김 여사가 주식 관련 지식과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 '주식을 사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지인 권 전 회장의 권유에 투자 목적으로 자신의 계좌를 일임하거나 직접 거래했을 뿐, 이들이 주가 조작을 하고 있단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권 전 회장이 김 여사에게 주가 조작 사실을 숨기고 단순히 매도를 추천·권유했을 가능성도 상당한 만큼 김 여사가 시세조종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 등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시세조종성 주문이 제출된 것으로 검찰이 파악한 김 여사의 계좌는 6개다. 앞서 기소된 권 전 회장 사건 1·2심 재판부는 이 중 3개(대신·미래에셋·DS)를 유죄로 인정된 시세조종 행위에 동원된 것으로 봤다.

법원은 권 전 회장 일당의 의사 소통 하에 2010년 10월 28일과 11월 1일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두 차례 통정매매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통장 잔고 증명서 위조 혐의 등으로 작년 7월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14일 오전 가석방 돼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통장 잔고 증명서 위조 혐의 등으로 작년 7월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14일 오전 가석방 돼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권 전 회장이 김 여사에게 매도하라고 연락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거래 당시 구체적인 연락이 오간 정황을 찾지 못했다.

어머니 최은순 씨 계좌와의 통정매매 등에 동원된 미래에셋 계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에 활용된 DS 계좌 역시 권 전 회장 일당이 시세 조종에 이용한 것일 뿐 김 여사와는 무관하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권 전 회장이 주포 등과 함께 시세조종 범행을 진행하면서 김 여사 등 초기 투자자들의 계좌와 자금을 활용한 것이 이 사건의 실체"라며 "권 전 회장의 범행에 김 여사의 계좌와 자금이 활용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은순 씨 역시 1개 계좌가 권 전 회장의 차명계좌로 쓰이긴 했지만, 시세조종 행위와 무관하게 투자 목적으로 계좌를 빌려준 것으로 보고 혐의없음 처분했다.

이 사건은 2020년 4월 당시 열린민주당이 김 여사가 주가 조작에서 전주 역할을 했다며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한국거래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의 이상 거래 내역을 받아 분석하고, 도이치모터스 등에 대한 압수수색 끝에 2021년 12월 권 전 회장 등 일당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이유로 결론을 내리지 않았고, 주가조작에 계좌가 이용된 계좌주 전수 조사를 거쳐 4년 반이 지나서야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번 사건은 심우정 검찰총장이 아닌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권한 아래 최종 처분됐다.

검찰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까지 불기소 처분을 하면서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재의 요구권 행사에 따라 두 차례 폐기된 '김여사 특검법'이 야당의 재발의를 거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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