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세계여성이사협회 ‘세계여성이사협회 2024 특별세미나’
주제는 ‘기업공시제도 개선과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

 남혜정 동국대 경영대학 회계학과 교수가 ‘국내 공시제도 및 여성경영참여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세계여성이사협회
남혜정 동국대 경영대학 회계학과 교수가 ‘국내 공시제도 및 여성경영참여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세계여성이사협회

기업의 다양성과 여성 경영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여성 임직원 정보 기준을 통일하고 사업보고서를 통해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계여성이사협회(WCD)가 15일 전경련 FKI타워에서 ‘기업공시제도 개선과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를 주제로 ‘세계여성이사협회 2024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공시기준의 다양성과 포용성 지표가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에 큰 역할을 미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기업공시와 여성의 경영참여확대에 관한 정책 제언을 수렴해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권선주 WCD 코리아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공시 기준의 다양성과 포용성 지표가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우리 제도와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기획했다"며 "오늘 나온 제안들이 한국지속가능성 기준위원회(KSSB)에서 제정하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및 ISSB 공시기준에 단계적으로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혜미 대통령비서실 저출생대응수석비서관은 축사를 통해 “부모 맞돌봄이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육아 부담이 여성에게 더 많이 부여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기업이 자발적으로 여성 경영 참여를 확대하고 가족 친화적 경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여성 경영 참여 현황을 기업이 공시하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국내 공시제도 및 여성경영참여 현황’에 대해 발표한 남혜정 동국대 경영대학 회계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제도 및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실제 분석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남 교수는 “2022년 여성이사할당제를 시작해 지난해 국내 기업 여성 이사 비율은 2017년과 보다 8.8% 정도 증가했는데 이는 글로벌 평균인 23.3%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라며 “우리나라가 자본시장법에 의해 여성이사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한국은 현재 사업보고서, 지배구조보고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서 기업 현황을 볼 수 있는데, 사업보고서의 경우 분량이 540페이지에 달하며 임원과 직원 페이지만 70페이지이고 등기‧미등기 임원은 1천명이 넘어간다”며 “여성 비율을 일일이 계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는 여성 임원 비율, 직급별 성별 비율 등이 공시되지만 이마저도 기업마다 여성 임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달라 비교가 쉽지 않다”며 “투자자들에게 정보가 너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 교수는 기업간, 국가간 비교 가능성을 위해 (인적자본 정보를) 의무공시로 할 것과, 여성 임원 육성 정책에 대한 내용도 의무공시 내용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최근 여성 임원확대를 위한 일본 법정책의 시사점’에 대해 발표했다. ⓒ세계여성이사협회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이 ‘최근 여성 임원확대를 위한 일본 법정책의 시사점’에 대해 발표했다. ⓒ세계여성이사협회

‘최근 여성 임원확대를 위한 일본 법정책의 시사점’에 대해 발표한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최근 일본의 정책이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일본 사례를 소개했다.

안 원장은 “일본은 2014년부터 국가가 주도해 2030년도까지 여성 임원 비율을 30%를 달성할 것을 ‘권고’ 사항으로 하고 있으나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이행 방법 및 실적 등에 대해서는 의무공시 사항”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일본은 “여성 비율 내용을 반드시 담고 지배구조 보고서에서 여성의 활약, 여성 관리자 육성 방안과 여성들에게 어떤 기회를 줄 것인지, 이에 대한 목적이 기업 가치 제고인지 아니면 기업 경쟁력 제고인지 등 목표와 방침까지도 상세히 공시하도록 했다”며 “이후로도 계속 다양성을 넓히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2030년까지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안 원장은 “일본은 유가증권 보고서 공시를 통한 메커니즘을 잘 활용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방침, 전략은 공시하지 않고 여성 임원 육성 정책도 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여성 임원 비율과 이행 실적 공시제도화를 도입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보다는 사업보고서에 공시할 것을 제안했다. 나아가 현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권장방식보다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지배구조 및 조직문화 정책으로 공시제도화 할 것을 제안했다.

토론에서는 이복실 롯데카드 ESG 위워장(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좌장을 맡았으며,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웅희 한국지속가능성기준 위원회(KSSB) 부위원장, 윤철민 대한상의 지속가능연구원 ESG 경영실장, 최치연 금융위원회 공정시장 과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세계여성이사협회(WCD)가 15일 전경련 FKI타워에서 ‘기업공시제도 개선과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를 주제로 ‘세계여성이사협회 2024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이웅희 KSSB 부위원장, 남혜정 동국대교수, 안수현 한국외대법전원장, 이복실 롯데카드 ESG위원장(좌장),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 권선주 WCD 회장,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선임연구원, 윤철민 대한상의 ESG경영실장, 최치연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 ⓒ세계여성이사협회
세계여성이사협회(WCD)가 15일 전경련 FKI타워에서 ‘기업공시제도 개선과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를 주제로 ‘세계여성이사협회 2024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이웅희 KSSB 부위원장, 남혜정 동국대교수, 안수현 한국외대법전원장, 이복실 롯데카드 ESG위원장(좌장),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 권선주 WCD 회장,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철민 대한상의 ESG경영실장, 최치연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 ⓒ세계여성이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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