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벨트 격전지 ‘동작구을’
민주당 류삼영 “40일로 4년 준비한 후보 이기겠다”
국민의힘 나경원 “지역 살릴 정치인 판단해 주셔라”

4·10 총선 서울 격전지 한강벨트 중 주요 승부처로 꼽히는 동작구을. 현장에서 만난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물가 안정’을,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는 ‘교육’을 각각 강조했다.

두 후보의 차별점은 극명하다. 정치 신인인 류삼영 전 총경은 지역 연고는 없지만 경찰 경력을 살려 유권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그는 재작년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정직 징계를 받고 경찰 조직을 떠났다. 나경원 전 의원은 4선의 여성 중진 의원으로 10년째 지역 텃밭을 다지고 있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정치 신인이었던 이수진 민주당 후보에게 7.12%포인트(p) 차로 승리를 내주고 4년 만에 지역 탈환에 나섰다.

최근 보름 사이 동작을의 여론 흐름은 좁혀졌다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리서치뷰가 KBC광주방송·UPI뉴스 의뢰로 지난 16일부터 17일 이틀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나경원 후보는 46.3%, 류삼영 후보는 45.9%로 오차범위 내 0.4%p 격차로 초박빙이었다.

그러나 여론조사업체 케이스탯리서치가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지난 22~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나 후보가 44%, 류 후보가 34%로 나타났다. 10%p 차로 오차범위 밖이다.

나경원 서울 동작구을 국민의힘 후보가 25일 서울 동작구 상도역 앞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나경원캠프
나경원 서울 동작구을 국민의힘 후보가 25일 서울 동작구 상도역 앞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나경원캠프

비 오는 25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만난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는 “주민께서 ‘아이 때문에 이사 가지 않도록 해달라’며 교육 문제를 많이 바꿔 달라고 하신다”며 “그다음으론 교통 체증 해소, 침수 문제”라고 밝혔다.

나 후보는 흑석동 상가 내 유권자들을 만나며 ‘서울 내부순환 급행전용 철도망 구축 공약’을 내내 강조했다. 서울 내부순환 급행전용 철도망은 한강 남북과 동서를 원형으로 순환·연결하는 철도망이다. 주요 거점 간 이동 시간을 대폭 감축하고 출퇴근 혼잡구간을 완화하는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

급행 순환 철도는 △흑석 △이수 △강남 △삼성중앙 △건대입구 △왕십리 △성신여대 △광화문 △신촌 △공덕 등 11개소를 순환하며 1회 순환에는 약 35분이 소요된다. 기존 노선 기준 40분이 소요되던 강남↔광화문은 18분, 42분이던 강남↔신촌 구간은 15분, 30분이던 성신여대↔광화문 구간은 5분으로 대폭 감축된다는 설명이다.

나 후보는 류 후보와의 여론조사 격차에 대해 “다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그동안은 후보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정권 심판론 때문에 제가(제 지지율이) 비교적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해보시면 지역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릴 정치인이 누구인지 우리 유권자들이 잘 판단하실 거 생각한다”며 “류 후보가 치고 올라오는 흐름은 정부가 하나씩 정리하면서 멈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부터가 아니라 이전부터 계속해 왔던 그 진심 그대로 선거에 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나 후보의 흑석동 거리 인사에서 만난 지지자 A씨(50)는 어머니 B씨(70)와 함께 유세 현장에 나왔다. A씨는 “이 근처 상도동에 거주 중이라 비가 오지만 거리가 가까워서 응원 차 나왔다”며 “저희 어머니가 나 후보님 어머니와 동문 사이라 각별히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류 후보가 지역 연고가 없지만 많이 쫒아오긴 했다”면서도 “동작을은 정권이 바뀌면 그 당이 총선에서 당선되는 흐름이 있는데 이번에 탈환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류삼영 서울 동작구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5일 서울 동작구에서 지역 주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류삼영캠프
류삼영 서울 동작구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5일 서울 동작구에서 지역 주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류삼영캠프

류삼영 민주당 후보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전역 11시까지 선거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이날 “1분 1초가 아깝다”며 “출퇴근 인사, 봄맞이 대청소, 경로당·복지관 배식 봉사 등 동작을 주민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류 후보가 현장을 다니면서 주민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물가 안정’이었다. 그는 “물가가 너무 올라서 먹고 사는 문제가 힘들다고 하신다”며 “현재 국민이 체감하고 있는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고 있어 장보러 가기도 두려운 수준이다. 민생 경제가 생사의 갈림길에 절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과 한 알이 만 원에 달하고 배추는 금추라 불리며, 구황작물인 감자 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며 “얼마 전에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 홍보했지만 서민이 다니는 동네마트에서 대파는 5000원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폭정을 바로 잡아달라고 하신다”며 “지난 2년 동안 경제, 물가, 민생, 외교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윤석열 정부를 국민께서 현명하게 심판해 주실 것을 굳게 믿는다”고 덧붙였다.

류 후보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은 12척의 배로 133척의 일본 수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며 “40일의 선거 기간으로 4년을 준비한 후보를 이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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