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시대 성공열쇠는 경제적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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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24일 보스턴에서 열리는

<소녀들, 여성과 돈:21세기를 위한 재정 능력부여>란

회의를 홍보하는 미국의 PIRI(Public Information Resources, Inc.,)

웹사이트. 여성의 경제지식(정보)과 경제교육을 키워드로 컨퍼런스를 연다.

떳떳하게 명분있는 일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벌기는 힘든 경제구조에서 사

람들은 대부분 돈에 대해 양가감정을 갖고있다. 더구나 돈벌기에 뜻을 세운

여성들이 감당해야 하는 겹겹의 난관은 여성들의 돈에 대한 양가감정을 더

욱 부채질하는 것 같다.

이런 현실적인 사정에 눌린 탓인지 여성의 경제적 성공과 관련된 연구와

논의, 혹은 여성과 경제적 성공을 주제로 한 가이드라인 등의 제시도 아직

까지 본격화되지 못한 상태다. 여성과 돈을 연결시키는 일이 여전히 어색한

분위기에서 ‘큰돈을 번 여성’ 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가끔 신문지면을 장

식하는 세일즈여왕 기사, 부동산과 사채놀이 등을 통해 남성들이 장악한 시

장의 음성적인 틈새를 파고든 여성들, 음식점과 미용실 등의 상업활동으로

돈을 번 여성들이다. 물려받은 지위나 재산을 잘 운용하여 성공했거나 딜러,

펀드 매니저 등 전문적 능력을 발휘하여 돈을 번 여성도 물론 언급할 수 있

겠지만 이조차 남성들과 ‘객관적’ 비교평가를 하기엔 산술적으로 미흡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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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컨퍼런스의 기조연설가인 조안 페리.

“재정의 관리야말로 여성으로서 자유를 얻는 데

마지막 계단”이라 주장한다.

PIRI(Public Information Resources, Inc.,)라는 회사가 9월21∼24일 보스

턴에서 개최하는 '소녀들, 여성과 돈:21세기를 위한 재정능력 부여'란 이름의

회의는 여성과 돈이란 화두를 푸는 데 좋은 참고자료다

(http://www.edupr.com).

경제지식(정보)과 경제교육을 키워드로 이 행사를 여는 미국의 RIPI는

15년간 각급 학교와 대학, 비영리교육기관 등을 상대로 하여 미디어와의 관

계, 출판, 이미지 평가, 위기컨설팅 등을 해왔고 각종 회의를 개최해온 곳이

다. 또 교육관련 기구 및 재단들과 협동관계를 맺고 학교재정의 리엔지니어

링, 여성과 돈의 문제 등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을 시행해 왔다. 이번 '소녀

들..' 행사도 걸스카웃, 테크놀로지·무역·과학에서의 여성들을 위한 기구

(IWTTS), YWCA 등 여러 단체와 기구의 협조를 얻어 개최한다. 각기 다

른 직업은 다른 접근법을 요구한다는 전제아래 10대 소녀와 여성들을 경제

적으로 깨어나게 하자는 취지의 이 행사는 새

밀레니엄의 성공열쇠가 경제적 지식(Economic Literacy)임을 강조한다.

현실의 일을 위해 소녀들이 갖춰야 할 학구적인 기초와 자신있는 돈관

리, 재정적 책임성에 대해 전문가가 연설하며, 여성들의 비즈니스와 투자,

자산관리와 재정계획상의 테크닉, 세제에 관한 지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는 회의다.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도전하기 위해 경제지식과 관

련한 전국적·지역적 프로그램도 전시되는데, 돈벌기 뿐 아니라 돈을 기부

하는 법과 자선행위 등 ‘주는 노하우’를 북돋우는 프로그램도 있다.

각계 전문가 및 경영자, 컨설턴트들과 함께 하는 워크샵의 경우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요구되는 법적,재정적 조언과 마케팅,디자인 등 성공적인 바즈

니스 전략에 관한 전망을 얻을 수 있는가 하면, 여성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시장성이 높은 계획으로 연결시키는 일, 적절한 펀딩에 관한 조사,각종 지침

서와 연간보고서 분석, 제안의 요소들을 성공적으로 조화시키는 일 등이 제

시된다.

경제적 교양과 지식을 키우기 위한 교실에서의 학습툴과 관련된 워크샵

에선 다양한 게임과 학습도구, 교과과정 지침 등이 토의된다. 이들은 미국

전역의 많은 교실에서 성공적으로 이용되는 방법들. 유리천장과 실리콘천장

을 뚫는 정도를 지나쳐 ‘콘크리트천장 뚫기’로 일컬어지는 유색인종 여성

들의 성공전략에 대해 전문가와 분석가들이 조직문화와 정책에 관련지어 전

략적 조언을 던진다. 또한 투자가가 되길 원하는 성인여성과 소녀들이 배워

야 할 유익한 파트너쉽, 그리고 글로벌 시장경제에서 이러한 투자클럽이 여

성들에게 어떤 기회를 주는가 등도 논의된다. 비전통적인 커리어 영역에서

성공한 여성 CEO들이 어떻게 안팎의 도전을 극복했는가 발표함으로써 여

성들이 비즈니스에서 짊어져야 하는 부담을 인지하는 시간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 컨퍼런스가 평가받을만한 건 ‘무조건 돈을 벌자’는 천

박한 물질주의에서 비껴나 있다는 점이다. 여성들이 낸 푼돈이 여성들에게

큰 혜택으로 돌아가는 여러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있는 점

이 돋보인다. 또 ‘더많은 물질’에의 욕망으로 일어나는 냉혹한 아메리칸

드림과 이로 인한 가족와해, 스트레스, 부채의 악몽, 그리고 이른바 애플루

엔자(부자병)라는 사회전염병 등도 주제로 끌어오는 등 균형감각이 돋보인

다.

카우프만 재단이라는 곳에서 가족 비즈니스로 개발한 ‘MADE-IT’

(Mother And Daughter Entrepreneurs In Teams)이라는 프로그램을 워크

샵에서 다룬 것도 흥미롭다. 이것은 모녀로 구성된 각각의 팀으로 하여금

사업아이디어를 실행가능한 사업으로 연결하게 도와주는 프로그램.

돈을 버는 것이나 재테크의 중요성 차원을 넘어 돈에 대한 여성들의 태

도를 결정짓는 문화적·감정적 힘은 어떤 것인가 등등 돈의 심리학이란 측

면에서도 참고할 내용들이 있다. 여성과 돈이란 문제를 공식적 담론의 수준

으로 끌어올리면서 각각의 경험과 연관지어 논의하는 자리는 국내에서도 필

요할 것 같다.

[이인화 뉴미디어부 부장 goodal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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