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임기단축 등 진퇴와 관련한 모든 것을 국회에 일임한다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면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임기단축 등 진퇴와 관련한 모든 것을 국회에 일임한다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면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6일 최대 규모를 기록한 5차 촛불집회가 열린지 사흘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저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면서 “하루속히 대한민국이 혼란에서 벗어나서 본래의 궤도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에 취임하여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며 “단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고 밝혔다. 또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정치권에서도 지혜를 모아주실 것을 호소한다”며 대국민담화를 마무리했다.

 

<박근혜 대통령 3차 대국민담화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의 불찰로 국민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립니다. 이번일로 마음아파하시는 국민여러분의 모습을 뵈면서 저 자신 백번이라도 사과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다 해도 그 큰 실망과 분노를 다 풀어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제 가슴이 더욱 무너져 내립니다.

국민 여러분 돌이켜보면 지난 18년 동안 국민 여러분과 함께 했던 여정은 더 없이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1998년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대통령에 취임하여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단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입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국민여러분 그동안 저는 국내외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길인지 숱한 밤을 지새우며 고민하고 또 고민하였습니다. 이제 저는 이 자리에서 저의 결심을 밝히고자 합니다.

저는 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습니다.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저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았습니다. 하루속히 대한민국이 혼란에서 벗어나서 본래의 궤도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정치권에서도 지혜를 모아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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