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DOC의 시국 비판곡 ‘수취인분명(미스박)’에 여성혐오적인 가사가 포함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25일 DJ DOC의 집회 공연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페이스북 캡처
DJ DOC의 시국 비판곡 ‘수취인분명(미스박)’에 여성혐오적인 가사가 포함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25일 DJ DOC의 집회 공연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페이스북 캡처

힙합그룹 DJ DOC의 26일 촛불집회 공연이 취소됐다. 해당 그룹의 신곡 ‘수취인분명’의 가사를 둘러싼 여성혐오 논란이 커지자 나온 결정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DJ DOC, ‘수취인분명’ 가사 논란… “‘미스 박’에서 꺼버렸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25일 공지를 통해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5차 촛불집회에서 열기로 했던 DJ DOC의 공연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논란에 휩싸인 ‘수취인분명’ 가사에는 “미스박 YOU 노답” “잘가요 미스박 세뇨리땅” 등 성별을 부각시키는 ‘미스 박’이라는 표현이 수차례 등장한다. 곡의 부제도 ‘미스 박’이다.

앞서 촛불집회 주최 측은 이러한 단어가 여성혐오를 부추기는 표현임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 지난 19일 열린 4차 촛불집회에서 한 시민이 자유발언대에서 “미스 박, 미스 박은 우리 대통령이 아니에요”라고 하자 사회자인 박진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공동상황실장이 발언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즉시 사과했다.

이외에도 ‘수취인분명’의 가사에는 “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 “빽차 뽑았다 널데리러가 빵빵” 등 불필요한 외모 비하와 여성혐오적 표현이 등장해 파문이 일었다. 

최근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성별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들의 성별을 강조해 모욕·비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병신년’ 등 여성·장애인 혐오 표현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여성들은 권력자의 부패에 대한 분노가 원색적인 혐오 표현으로 분출되는 상황을 비판하며 “여성혐오는 민주주의와 함께 갈 수 없다”고 외치고 있다. 촛불집회 주최 측도 참가자들에게 이러한 표현을 자제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으며, ‘평등집회를 위한 가이드라인’ 제정도 추진되고 있다.

트위터리안 @deeproo*******은 촛불집회 주최 측을 향해 “광장에 모인 민중들 중에 여성이 없을까요? 그리고 과연 여성들은 저 DJ DOC의 여성혐오가 담긴 대통령 비판 공연을 비여성들과 똑같이 즐길 수 있을까요?”라고 지적했다. 트위터리안 @mooo****도 “사회 소수자의 정체성은 그 사회에서 경멸, 비하당하기 가장 쉬운 것이고, 당연히 정치적 올바름을 고려한다면 그것을 함부로 다루거나 드러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진보적 가치가 지향하는 게 결국 무엇일지 다들 고려해주세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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