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0일 기록 결과 발표

포스트잇 내용 분석한 결과

‘고인에 대한 명복’ 가장 많아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가족재단 로비에 마련된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피해자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이 추모쪽지를 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가족재단 로비에 마련된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피해자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이 추모쪽지를 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5월 17일 발생한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이후 198일간의 기록과 기억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강남역 10번 출구 등 전국 추모공간에 붙었던 추모 포스트잇 3만5350건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도 발표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세계 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아 11월 30일 오후 2시 ‘성평등을 향한 198일간의 기록과 기억-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중심으로’ 공유 행사를 당시 지역별 추모공간을 운영한 11개 시민 주체와 10개 여성 단체·기관, 서울시 등과 함께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관련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시민들이 작성한 3만5350건의 추모 메시지와 관련 미디어 자료, 시민활동자료 기록 결과를 발표하고, 추모 포스트잇을 관리한 시민 주체(‘총대’), 여성단체, 여성학계,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함께 토론마당을 갖는다.

앞서 지난 5월 17일 새벽 1시경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노래방건물 화장실에서 23세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아 발생했다. 가해자 김모(34)씨는 ‘여자가 나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생면부지의 여성을 살해했다. 또 김씨는 이 장소에서 30분 동안 대상자를 물색하다 6명의 남성을 보낸 뒤 7번째 들어온 여성을 살해하면서 여성들은 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호명했다. 사건 직후 강남역 10번 출구 앞 등 전국적으로 추모공간이 조성되고 시민들의 추모 포스트잇이 게시됐다.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추모자료 3만5350건 기록 결과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추모자료 3만5350건 기록 결과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이번에 공유되는 추모 자료는 서울을 비롯한 9개 지역의 추모메시지는 3만5350건에 달한다. 지역별로 서울이 2만1454건, 부산 5471건, 대구 3214건, 대전 1646건, 울산 1199건, 전주 695건, 부천 654건, 광주 583건, 청주 434건이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추모메시지 3만5350건을 전수 입력해 주제별로 분류 기록한 결과, ‘고인에 대한 명복’(63.7%)이 절반 이상으로 많았다. 뒤를 이어 ‘여성혐오범죄’(19.6%),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12.5%), ‘미안합니다’(11.3%), ‘운이 좋아 살아 남았다’(7.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트위터와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와 신문, 방송 등 전통미디어 게시글 4976만3449건, 사건 관련 언론보도기사 1898건, 각 지역에서 추모자료 및 추모공간을 자발적으로 운영·관리한 ‘총대’ 10명의 인터뷰와 시민활동자료도 함께 공유된다.

행사에선 ‘강남역 10번 출구, 그 이후’를 주제로 토론 마당도 열린다. 사건 당시 추모공간을 운영·관리했던 서울강남역봉사단총대, 페미니즘액션그룹 강남역10번출구 운영자를 비롯해 김홍미리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오찬호 사회학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강남역 사건 관련 추모자료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내에 위치한 성평등도서관 ‘여기’의 시민 ‘기억 존(zone)’으로 옮겨져 보존된다. 기억 존은 강남역 10번 출구를 형상화해 만들어졌다. 이날 이곳에서 행사 참가자들은 여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각자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메시지를 적어 붙여보는 ‘나는 약속합니다!’ 캠페인을 진행한다. ‘여성에 대한 폭력 반대’를 상징하는 ‘하얀 리본’ 달기도 마련돼 있다.

행사 참석은 인터넷(www.seoulwomen.or.kr), 전화(02-810-5053) 신청 후 참가 가능하다. 행사 참석자에 한해 선착순으로 기록 관련 자료집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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