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위, 2017년도 예산 의결

여성정책국 예산 비중·규모

지난 5년간 점차 하락 추세

 

지난 달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는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과 여가부 직원들. 여가부의 여성정책국과 권익증진국 예산 비중이 점차 줄어들면서 양성평등 총괄부처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실 사진기자
지난 달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는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과 여가부 직원들. 여가부의 여성정책국과 권익증진국 예산 비중이 점차 줄어들면서 양성평등 총괄부처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실 사진기자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이하 여가위)는 8일 전체회의를 열고 여성가족부 관련 2017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여가위는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예산소위) 심사를 거친 후 여가부에 7829억3400만원을 배정했다. 여가부가 당초 국회에 요청한 예산액 7022억6700만원에서 806억6700만원이 증액돼 상임위를 통과한 것이다. 이 예산안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예산안조정소위의 세부 심사를 거쳐 12월 중 본회의를 통과해 최종 확정된다.

예산소위 심의 결과를 사업별로 살펴보면, ‘여성정책전략기반 구축 사업’은 5억7700만원을 증액했다. 양성평등 및 여성사회참여확대 공모사업과 대외협력강화사업에서 5억6200만원이, 여성친화도시 정책형성교육 예산에서 1500만원 늘었다.

‘여성경제활동 촉진지원 사업’은 26억2600만원을 증액했다. 새일센터 종사자 처우개선, 직업교육훈련, 새일여성인턴지원 등 새일센터 지정운영사업에 21억2600만원, 성별임금격차 개선방안연구 및 모니터링 사업에 5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지원 사업’은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에 5억원, 전문강사 모니터링 사업 등에 4억원을 늘려 총 9억원을 증액했다.

‘청소년 건강지원 사업’은 저소득층 여성청소년에 대한 위생용품 지원 사업을 위해 30억원을 증액했고, ‘아이돌봄지원’은 아이돌보미 수당을 6500원에서 7000원으로 올려 총 53억5500만원을 추가 배정했다.

‘청소년활동 지원 사업’은 청소년프로그램 공모사업에 7억400만원, 청소년어울림마당 지원사업에 20억9500만원, 아시아청소년 초청연수에 2억1700만원 등을 추가해 총 31억9000만원을 증액했다.

예산이 감액된 사업도 있다. ‘국립청소년치료재활센터 건립 사업’은 시설 건립 예산에서 30억1500만원이 깎였다. 설립 예정 지역에 이미 운영 중인 wee스쿨과 대상이 중복되고, 설계비와 공사비가 함께 편성되는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부모역량강화사업’도 매뉴얼과 콘텐츠 개발, 홍보 등에서 총 8억원을 감액했다.

약 806억원이 추가 편성됐으나 여가부 예산은 여전히 국가 총 예산안 400조7000억원의 0.18% 수준이다. 소관 정책 대상이 광범위한 여가부 정책 특성상 지나치게 적은 규모다. 이마저도 국회 예결위를 거치면서 또 다시 줄어들 수도 있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여가부가 얼마나 적극 나서느냐도 관건이다.

최진호 여가위 수석전문위원은 “여가부 예산안은 성평등 정책 강화와 여성폭력에 대한 강력한 대응 등 당면한 현안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소극적 편성”이라며 “양성평등과 여성폭력방지 총괄부처로 기능 약화가 우려된다. 향후 성평등 촉진과 여성폭력방지 강화 등과 관련된 예산안 편성 방향을 만들고 관련 예산을 적극적으로 증액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정책국과 권익증진국 예산 비중과 규모가 점점 줄어드는 점을 우려했다. 실제로 여가부가 요청한 예산안을 국별로 살펴보면, 여성정책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37%로 가장 낮다. 뒤를 이어 권익증진국이 12.87%, 청소년정책관실 34.5%, 가족정책관실이 38.96%를 차지한다.

여가위가 지난 5년간 여가부 국별 예산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여성정책국 예산 비중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2013년 여성정책국 예산은 여가부 예산의 12.09%였으나 2014년 12.03%, 2015년 10.86%로 줄었고, 2017년 예산안에선 10.37%로 하락 추세가 뚜렷하다. 권익증진국의 예산 비중도 2014년 15.55%였으나 점차 줄어들어 내년에는 12.87%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최 수석전문위원은 “오히려 양성평등과 여성폭력방지 총괄부처의 기능이 점차 약화돼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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