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뉴웨이브의 거장인 차이밍량 감독은 “현재 영화계는 창작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어 진정한 영화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뉴웨이브의 거장인 차이밍량 감독은 “현재 영화계는 창작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어 진정한 영화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뉴웨이브의 거장인 차이밍량 감독이 아시아영화아카데미(이하 AFA)를 진두지휘할 교장으로 위촉돼 활동을 마쳤다.

AFA는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가 2005년부터 아시아의 젊은 영화인을 발굴하고 아시아 영화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16개국 펠로우 24명이 참여해 9월 29일부터 10월 16일까지 18일간 단편영화 두 편을 직접 제작했다.

올해 AFA 교장은 대만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말레이시아 출신의 차이밍량 감독이다. 그는 ‘애정만세’(1994)로 1994년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흔들리는 구름’(2005)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은곰상을 받았다.

차이미량 감독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장보다는 제 경험을 영화를 공부하는 젊은이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며 AFA 교장으로 활동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영화를 전공한 감독이다. 참여한 학생들 대부분이 시스템 속에서 영화 교육을 받아 보수적이고 규범에 얽매인다. 창작은 절대 보수적이어선 안 된다. 학생들이 더욱 자율적인 생각을 하길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창작을 가르치려고 특이하게 불교 금강경으로 수업을 했다. 그는 “불경에 나온 스토리를 가지고 학생들의 사고를 이끌어 내고자 했다. 학생들에게 왜 영화를 만드는지, 무엇을 위해 영화를 만들려고 하는지 사고할 수 있도록 이끌고 싶었다”며 “인간은 왜 살아가는가? 우리가 살면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특별한 일인데 왜 영화를 찍어야 하는 지를 금강경과 비교해서 수업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12년째 진행 중인 AFA에 대해 영화제조직위가 더 개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AFA는 습관적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다”며 “영화계 발전을 위해 시나리오가 없어도 영화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식이 주어져야 한다. 교장도 감독이 아니라 예술가 등 영화를 찍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와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김동호 위원장에게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상업영화를 만들 지라도 다른 것을 만들어야 한다. 감독이 가진 것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며 “학생들 스스로 창작할 현실과 내가 어떤 관계로 형성돼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겐 4개팀을 구성해 한 작품을 완성하는 미션을 줬다고 한다. 다른 배경과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모여 작품을 만드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라 다른 나라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한국식 방식으로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창작의 어려움을 느꼈다는 것.

차이밍량 감독은 “현재 영화계는 창작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어 진정한 영화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세계 영화를 교육하는 기관들이 주류에 편입됐기 때문이며 한국, 대만도 고전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다보니 창작자들이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AFA에 참여한 학생들 대부분이 상업영화나 각 나라의 정치를 담은 영화를 선호한다는 것 그리고 영화 선호도가 비슷한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도 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그 나라의 생활을 담은 영화를 찍으라고 했다. 특히 자신이 하고 싶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를 다양한 장소에서 상영할 수 있다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영화관이 아닌 미술관, 공연장 등 새로운 개념을 열어줘야 한다”며 “현재 영화는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 35mm 영화를 만들었지만 요즘 디지털식 영화를 제작하고 VR 영화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더욱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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