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사기횡령 혐의로 검찰에 공개 수배된 부산 엘시티(LCT) 시행사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의 비리와 그와 함께 사라진 비자금 1000억원에 얽힌 미스터리가 공개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29일 ‘1000억원과 함께 사라진 회장님-엘시티 비자금 미스터리’ 편을 방영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바로 앞에 총사업비 2조7000억원을 투입해 최고층·최고급 아파트 등을 짓는 프로젝트인 엘시티 사업은 2019년까지 101층짜리 고급 아파트와 7성급 레지던스호텔, 관광호텔 등 상업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초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되던 지난 7월, 엘시티 사업에 대한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부산지검은 “엘시티 수사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 조성·횡령혐의를 포착했고, 총 사업비가 수조원대에 달하는 엘시티 사업을 둘러싼 국민적 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부산시 경제를 쥐락펴락하던 인물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만난 제보자는 “이회장님이야 원체 높은 분이다. 000씨하고 000씨, 그 국회의원 둘은 자다가도 회장님이 부르면 뛰어온다면서…. 진짜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온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이 회장의 ‘아지트’라 불리는 비밀의 방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은밀한 로비 현장을 목격했다는 복수의 제보자들도 만났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지인은 “(이 회장 소유 건물의) 꼭대기에 있는 라운지, 거기는 상견례 장소다. 잘 놀다가는 거다. 술 얻어먹고….”라고 밝혔고, 고급 술집에서 일했던 직원은 “쉽게 말하면 이 회장이 술값이라든지 용돈 같은 걸 대주면서 뒤봐주기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7월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후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이 회장은 소환에 불응, 잠적한 상태다. 그런데 검찰 압수수색 당일에 이 회장 측의 주요 직원들은 모두 출근을 하지 않았다. 엘시티 시행사 직원은 “(출근하지 말라는) 문자가 왔다. 그 지시를 받아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그건 검찰 쪽에 물어보면 알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세간에서는 이 회장의 행방을 두고 중국 밀항설부터 절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까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이 회장의 도피처를 알고 있다는 한 익명의 제보자를 만났다. 이 제보자는 “지금 누군가 한 명 (이 회장을) 데리고 다니고 있다. 완전히 세뇌가 돼서, 이 회장을 신격화하면서…. 그 친구 집에 있다”고 증언했다. 제작진은 “제보자가 보여준 사진 속 남자는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언뜻 보기에도 이 회장이 분명해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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