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16일 노무현 정부가 북한과 상의한 뒤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했다는 자신의 회고록을 두고 여야가 극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대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면서 당혹감을 드러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송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자택 앞에서 기자와 만나 “550여 페이지를 하려면(쓰려면) 얼마나 저기 한데(힘이 드는데) 8페이지를 자르기(부각하기) 위해 책을 썼겠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8쪽짜리 분량의 북한인권결의안 관련 대목을 위해 550쪽짜리 회고록을 집필했겠느냐는 해명임과 동시에 결의안 관련 내용이 정치 쟁점으로 부각되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송 전 장관은 “내가 이런 것(논란)을 보려고 몇 년씩 책을 쓴 것도 아니다”며 대화 도중에 “기가 차서”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송 전 장관은 최근 낸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2007년 11월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전 문재인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 북한의 견해를 물어보자는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의 제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결의안 표결에 반대 입장을 우리측에 전달해 노무현 정부가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정황이 나온 것이다.

새누리당이 문 전 대표를 철저히 조사·검증하겠다면서 당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공세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야당은 무책임한 색깔론 공격이라고 반격하는 등 회고록 파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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