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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행복 그거 얼마예요'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최윤희씨가 '어디서
감히 짹짹'(여성신문사, 7천5백원)을 새로 펴냈다.
'어디서…'은 지은이가 그간 만난 주부들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모아
이 사회의 중심이 되는 인물 혹은 화제가 되었던 인물들에게 편지 형식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비공식 대
변인을 자청하고 나선 그는 카피라이터 경력을 십분 발휘, 갑갑한 현실에
강펀치를 날린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의 일부다.
“사오팔 할아버지, 당신이 전직 대통령 맞습니까? IMF 몰고 와서 전국
민을 반쯤 나자빠지게 했던 바로 그 대통령! …이제는 그만 좀 입 다무십시
오. 쳐다보는 국민들 속 터집니다.”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고언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대통령은 인기 스타가 아닙니다.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마시고 국민 앞
에 선언하십시오. 영남, 호남 전혀 상관하지 않겠다. 누구든지 ‘능력위주’
로 사람을 기용하겠다! 그리고 그 선언을 ‘떳떳하게’ ‘누구나 납득할 수
있게’ 실천만 하시면 됩니다. 말 따로, 행동 따로… 이것이 가장 나쁜 것
아닙니까?”
물론 어떤 대목에선 여성주의 시각에서 흔쾌히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가령 서갑숙씨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아니 친구 사이에 공유할 것
이 얼마나 많은데 하필 남자의 거시기를 공유합니까? 당신의 행동은 파격이
아니라 파괴입니다.”라는 보수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에
서 놓쳐서는 안될 것은 개인에 대한 지은이의 평가가 아니라, 어떤 사회적
아젠다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생각, 더욱이 열심히 살아가는 소시민과 주부
들의 목소리가 비로소 터지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으로서의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