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여성 커뮤니티서

입소문 타고 판매 증가

화장품부터 미용용품,

생활용품, 먹거리까지

 

여성들 입소문으로 대박난 아이템 ⓒ일러스트 김성준
여성들 입소문으로 대박난 아이템 ⓒ일러스트 김성준

최근 GS샵 홈쇼핑 채널을 보던 시청자들은 깜짝 놀랐다. 오전 11시20분 시작한 네일 아이템 ‘데싱디바 매직프레스’ 판매 방송이 6분 만에 끝이 났기 때문이다. 쇼호스트는 준비된 상품이 모두 팔렸다며 ‘완판’을 알렸다. GS숍 관계자는 “방송 전에 해당 상품을 미리 구매할 수 있는데, 데싱디바는 준비한 1만세트 중 70% 이상이 판매됐다”며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판매 물량이 매진을 기록하는 일은 요즘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붙이는 인조손톱인 데싱디바는 이른바 ‘1초 성형 네일’로 불린다. 매니큐어를 칠하고 말릴 필요 없이 디자인된 팁을 손발톱에 간편하게 붙이는 것만으로도 젤 네일을 한듯한 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데싱디바는 전통 미디어를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보다 소비자들의 입소문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 상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품을 사용한 여성들이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여성 커뮤니티에 추천 후기를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판매로 이어지는 바이럴(viral·입소문) 마케팅이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화장품부터 미용기기, 생활용품, 먹거리까지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 늘고 있다.

벤처기업 아너스 제품인 ‘아너스 듀얼회전 물걸레 청소기’는 입소문으로 대박이 난 대표적인 제품이다. 2013년 9월 홈쇼핑에서 판매를 시작한 후 3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올리기도 했다. 무릎과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서서 편하게 청소할 수 있는 점은 다른 물걸레 청소기와 같다. 아너스 물걸레 청소기는 여기에 가벼우면서도 힘을 주지 않고도 바닥이 잘 닦인다는 게 사용자들의 후기다. 7개월 전 제품을 구입한 최윤희(35)씨는 “힘을 안줘도 쓱쓱 닦여서 청소가 편해졌고 기대했던 것보다 바닥이 잘 닦여서 청소 후에 까매진 걸레를 보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수납 정리용품으로는 창신리빙 제품인 ‘저안트레이’가 인기다. 저안트레이는 냉장고, 싱크대 등 주방이나 옷장, 거실 수납장 등을 정리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트레이에 손잡이와 칸막이가 달려 있어 사용이 간편하고, 반투명 소재를 사용해 내용물을 쉽게 파악하고 찾을 수 있어 편리하다. 현대홈쇼핑에서 연속 5회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명 ‘똥퍼프’로 불리는 다이소 ‘조롱박형 화장퍼프’는 10대부터 30대 여성들 사이에 사고 싶어도 없어서 못 사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만 28만개가 판매되며 일반퍼프의 3배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 제품은 2013년 출시 직후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해외에서 유명한 세포라의 ‘뷰티블렌더’의 ‘저렴 버전’으로 알려지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3만원대 뷰티블렌더에 비교해 품질·재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2000원으로 10분의 1 수준이어서다.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후기들이 이어지면서 판매량이 늘자 품절된 매장도 많다. 함영주(29)씨는 “똥퍼프를 사기 위해 근처 다이소는 다 찾아다녔다. 결국 세 개를 구했는데 ‘득템’(뜻밖의 큰 수확이라는 신조어)한 기분이었다”며 “실제 써보니 ‘싼 게 비지떡’이라는 편견도 깨졌다”고 했다.

정준산업이 만든 목욕용 때밀이 수건 ‘요술때밀이장갑’은 ‘때르메스’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때타월계의 명품이라는 뜻으로 프랑스 명품브랜드 ‘에르메스’에 빗대 붙은 별명이다. 특히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힘들이지 않아도 온천욕을 하고 나온 듯 피부가 매끈해진다”는 후기가 퍼지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한 세트 6000원으로 일반 때수건 가격의 30배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러시아산 자작나무로 만든 천연섬유를 사용해 만들어진 이 제품은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크기로 뽑아낸 극세사를 꼬아 만든 30가닥을 다시 150번 꼬아 만들어졌다. 현재 이 업체는 때밀이장갑의 인기로 연 매출 60억원을 올리고 있다.

해피룸의 ‘휴플러스 안마기’는 국민 어깨 안마기로 불린다. 이 제품의 특징은 손으로 주무르듯한 주무름 방식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뭉친 어깨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줘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는 후기들이 많다.

한국야쿠르트의 ‘끼리 치즈’는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탄 제품이다. ‘끼리 크림치즈포션’ ‘끼리 딥앤크런치’ 등 출시된 2종은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서만 살 수 있는데도 출시 6개월 만에 판매량 100만개를 넘어섰다. 끼리 치즈의 인기가 높아지며 스마트폰으로 야쿠르트 아줌마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야쿠르트 아줌마 찾기’ 애플리케이션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덕분에 제품 출시 초기에는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했지만,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지난 5월부터 전국으로 판매처를 늘렸다.

김동주 한국야쿠르트 마케팅이사는 “전국 판매가 시작되면서 판매량도 크게 늘어 미리 야쿠르트 아줌마에게 예약하고 제품을 기다리는 소비자가 있을 정도”라며 “좋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합리적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의 노력을 알아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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