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일인 8월 29일 제막식

시민 1만9755명 모금 참여

 

6월 29일 서울 중구 예장동 옛 통감관저 터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추모공원 ‘기억의 터’ 기공식에서 이미경 전 국회의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복동·길원옥 할머니,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강병인 캘리그라피 작가의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붓글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억의 터 조성 추진위원회
6월 29일 서울 중구 예장동 옛 통감관저 터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추모공원 ‘기억의 터’ 기공식에서 이미경 전 국회의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복동·길원옥 할머니,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강병인 캘리그라피 작가의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붓글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억의 터 조성 추진위원회

일제의 한일합병 조약 강제 체결되며 식민시대가 시작된 서울 남산 통감관저터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공간인 ‘기억의 터’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와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조성 추진위원회는 경술국치일인 8월 29일 오후 1시 남산 통감관저터에서 민‧관 협력으로 조성한 ‘기억의 터’ 제막식을 갖는다고 25일 밝혔다.

1910년 8월 29일은 일제가 강제로 체결한 한일합병조약을 공포, 국권을 상실한 치욕의 날이다. 이런 의미를 담아 경술국치(庚戌國恥)일로 불린다.

행사에는 김복동·길원옥 할머니 등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와 박원순 서울시장,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기억의 터 최영희 추진위원장과 추진위원, 모금 참여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치욕의 공간’이 한 세기 만에, 시민 참여를 통해 ‘새로운 역사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일합병 조약 이후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면서 경제적 착취, 정치적 탄압 뿐 아니라 군 위안부라는 여성 인권유린까지 자행됐다는 점에서 강제적 한일합병 조약은 아픈 역사의 시작점이었다.

기억의 터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대지의 눈’, ‘세상의 배꼽’ 두 작품이 설치 된다.

‘대지의 눈’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247명(해외 추가신고자 포함)의 성함과 함께 할머니들의 증언이 시기별로 새겨졌다. 또한 고 김순덕 할머니의 작품 ‘끌려감’이 함께 새겨져 할머니들의 아픈 역사를 더욱 생생하게 보여준다.

‘세상의 배꼽’에는 윤석남 화가의 작품과 함께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글귀가 한글, 일본어, 영어, 중국어로 함께 새겨졌다. 작품 주변에 놓이는 자연석들은 전국, 전 세계에서 마음을 모아온 할머니들과 국민들을 뜻한다. 이 돌들은 기억의 터를 찾는 모든 이들이 편하게 앉아 생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이번에 제막하는 기억의 터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세계적 인권이슈로 부각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아픔을 기리고 기억하는 공간조차 없다는 현실에서 시작됐다. 기억의 터 조성 추진위원회는 지난 2015년 추진위원회를 구성, 서울시와 함께 기억의 터 부지를 물색하고 ‘남산공원 통감관저터’를 장소로 최종 확정했다.

특히 범국민 모금운동 ‘기억의 터 디딤돌 쌓기’를 통해 초등학생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단체 등에 이르기까지 1만9755명이 모금에 참여해 힘을 실었다.

최영희 기억의 터 추진위원장은 “피해 할머니들께서는 ‘반세기를 싸워왔지만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받지 못해 우린 아직 해방되지 못했다’고 말씀 하신다”며 ”기억의 터가 진정한 해방을 위해, 또한 지금도 전쟁에서 희생당하는 아동과 여성을 위해 인권 평화운동을 전개하시는 할머니들의 삶과 뜻을 국민들이 기억하고 이어가겠다는 약속의 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기억의 터 조성 소감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제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은 40명으로, 이제나마 기억의 터가 조성돼 매우 다행스럽고 또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 한다”며 “기억의 터가 할머니들에게는 위로가, 지금 세대와 미래 세대에게는 역사의 현장이고, 교육의 현장이 되리라 확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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