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 안되는 주방서 조리

오염된 연료가 미세먼지 농도

높여 심각한 폐손상 유발

 

“미세먼지 절반 이상이

화력발전소, 자동차 연료

연소 과정서 발생“

 

요리할 때는 반드시 환기를 시키고 후드를 틀어 오염된 실내 공기를 바꿔줘야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정실 사진기자
요리할 때는 반드시 환기를 시키고 후드를 틀어 오염된 실내 공기를 바꿔줘야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정실 사진기자

신촌에 있는 유명한 일본가정식 식당을 찾아갔다. 역시나 유명세 그대로 많은 사람들이 식당 안팎을 가득 메웠다. 그런데 손님들의 표정이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 주메뉴가 굽는 요리였던 식당이라 먹는 사람이나 음식을 나르는 사람 모두 식당 안을 가득 채운 연기로 연신 헛기침을 했다. 천장에 환기구가 있지만 미세먼지가 포함된 그 많은 연기를 흡수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개발도상국 사망원인 1위가 오염된 공기로 발병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미세먼지로 매일 5세 미만 어린이 2000여 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특히 조리 시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환경에서 오염된 연료는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고 이런 상황에 노출된 어린이들(여자!)은 심각한 폐손상을 입는다. 나무나 소똥을 모아 태워 밥을 짓는 어디 먼나라 시커먼 부엌에서 일어나는 비극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글거리는 불판에서 구워먹는 삼겹살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 아닌가. 

녹색당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이 화력발전소, 자동차 연료 연소 과정에서 생긴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매일 어딘가 공사 중인 우리 동네, 도로를 꽉 메운 자동차들, 고기 굽는 냄새로 가득한 퇴근길. 나아가 화력발전소를 가동하는 이유가 우리가 쓰는 전기 때문이라는 걸 생각하면 중국 스모그는 지나치게 욕을 먹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이미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WHO 권고 수준의 2배인 데도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 추가 건설계획을 밀고 있다. 국민 건강은 도통 모르쇠인 이 정부 덕분에 요 몇 년간 내 속에 쌓여가는 게 미세먼지만은 아닌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계획 중인 화력발전소가 모두 건설되면 전국적으로 24.56㎍/㎥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보고서에 나온 내용이다. 이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연간 1144명이 조기사망할 수 있는 수치다.

양보할 수 없는 쾌적하고 편리한 생활, 국민의 편익을 핑계로 환경이고 건강이고 안중에 없는 정부. 뿌연 미세먼지 뒤에 이런 것들이 감춰져 있는 건 아닐까? 일단 미세먼지를 피하고 고민해보기로 하자.

자, 그렇다면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미세먼지에 마스크 말고는 없나?

미세먼지, 이렇게 피하세요

① 미세먼지가 쉽게 몸 안으로 들어오지 않게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몸 안 노폐물이 쉽게 배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씻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자.

② 청소할 때는 가급적이면 청소기보다 물걸레를 사용하고,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때에는 내부를 청결하게 해서 또 다른 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③ 요리할 때는 반드시 환기를 시키고 후드를 틀어 오염된 실내 공기를 바꿔줘야 한다. 조리용 후드 필터 청소를 하지 않고 사용하면 오히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역효과가 생긴다.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냄새 제거를 위해 향초 등을 피울 때도 마찬가지다.

④ 자연환기를 하자. 하루에 3번 이상, 가급적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 사이에 깨끗한 외부 공기가 들어올 수 있도록 도로 또는 차고가 없는 방향의 창문을 열고 맞바람이 치도록 한다. 환기는 미세먼지뿐 아니라 실내에 있는 각종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저렴한 방법이다.

⑤ 실외에서는 차량 운행이 많은 도로변은 피하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도로에서 가까울수록 초미세먼지 농도는 증가하므로 신호등이나 버스를 기다릴 때는 도로에서 먼 쪽에 서서 기다린다. 도로에서 10m 정도만 떨어져도 약 25%가 감소한다.

⑥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가급적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자. 호흡기질환자나 호흡이 활발해야 하는 임산부는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호흡 곤란이 올 수 있으니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의사와 상담한 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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