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당 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와의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 후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현 당 대표, 박근혜 대통령, 정진석 원내대표. ⓒ뉴시스·여성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당 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와의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 후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현 당 대표, 박근혜 대통령, 정진석 원내대표. ⓒ뉴시스·여성신문

서민 가정의 전기료 인하 문제를 포함해 민생 현안을 논의한 당청 회동에서 초호화 오찬이 마련된데 대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11일 박근혜 대통령은 ‘박근혜 복심’으로 통하던 이정현 당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당시 오찬 메뉴로는 송로버섯, 샥스핀찜, 바닷가재, 캐비어샐러드, 한우갈비 등 고급 재료들이 나왔다. 남도 음식에 많이 쓰이는 능성어찜도 등장했고, 주식사로 이 대표가 좋아하는 냉면이 식탁에 올랐다. 김무성 전 대표와의 오찬 회동 때 무난한 중식 코스 요리를 대접한 데 비하면 친박인 이 대표를 융슝하게 대접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청와대의 최고급 오찬 메뉴가 폭염으로 고통 받는 국민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초청 청와대 오찬에 캐비어, 송로버섯 등 초호화 메뉴. 저런 거 먹으면서 서민 가정 전기료 6000원 깎아 주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했다는 거군요. 고작 몇 천 원 가지고 징징대는 서민들이 얼마나 찌질하게 보였을까”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조선시대 임금도 가뭄, 혹서 등으로 백성이 고생할 땐 임금 밥상에 올리는 반찬 가짓수를 줄이라는 ‘감선령’을 내렸다”며 “고통을 분담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백성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조선시대 임금도 알았다”고 비난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최고급 오찬 메뉴 소식을 전하며 “한동안 무지몽매한 백성과 흉측불충한 역도들 때문에 심기가 불편하였는데, ‘상선’(尙膳)이 ‘당수’(黨首)가 되어 돌아왔으니 여왕 폐하의 ‘어심’(御心)이 기쁨으로 충만하셨으리라. 근본도 없는 놈”(이정현)의 재주와 단심(丹心)를 일찍이 알아본 ‘안정’(眼睛)의 탁월함을 확인하였으니, 어찌 진수성찬으로 자축하지 않으리오”라고 비꼬았다.

김광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기사를 링크하곤 “전액 다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청와대 만찬! 이 메뉴는 김영란법 대상이 안 되나?”라고 비판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도 “송로버섯 식탁에서 읽을 수 있는 메시지는 국민의 눈을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라며 “민심의 강 건너에 있는 궁전의 식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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