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이화여대에서 직장인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발해 사흘째 본관을 점거 농성중인 이대생들이 경찰의 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30일 오후 이화여대에서 직장인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발해 사흘째 본관을 점거 농성중인 이대생들이 경찰의 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화여대가 직장인 대상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하는 이대생들이 대학 본관을 사흘째 점거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교측 요청으로 30일 오후 21개 중대 1600여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돼 농성 중인 학생들을 밖으로 끌어냈고, 교수와 교직원 5명이 풀려났다. 학생 100여명은 이날 밤 현재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농성 학생들은 이날 오후 6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학교 측이 평화시위 중인 학생들을 경찰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끌어냈다. 학생들의 요구에 경찰이라는 공권력을 투입해 폭력 진압한 학교본부를 규탄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농성 학생들은 “지난 3월 학교 측은 이화인들의 반발에도 코어사업 프라임사업을 강행했다. 당시에도 이화인들은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는 등 강력하게 학교본부를 규탄했다. 학교 측은 또다시 교육부가 추진하는 평생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계속되는 학교의 불통에 많은 학생들이 분노했다”며 “이대 중앙운영위원회를 비롯한 수많은 이화인들이 미래라이프대학을 반대하기 위해 28일 본관에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당일 대학평의원회를 진행하기 위해 모였던 교수, 총동창회장을 포함한 평의원들에게 미래대학 폐기를 약속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래대학 폐기하라’ ‘총장님이 직접 나와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에도 최경희 총장은 단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며 밝혔다.

이어 “30일 낮 12시 최 총장이 직접 오겠다고 연락했고 이에 우리는 대화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12시에 도착한 것은 총장이 아닌 대규모 경찰병력이었다”며 “학생들을 진압하고 교직원 4명의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1600명 이상의 경찰이 현장에 투입됐다. 학생들이 폭력적으로 이끌려나갔고 남자 경찰들이 여학생들을 진압하면서 부상을 당한 학생들이 속출했다”고 전했다.

 

30일 오후 이화여대에서 직장인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발해 사흘째 본관을 점거 농성중인 이대생들이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반대 및 경찰 진압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30일 오후 이화여대에서 직장인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발해 사흘째 본관을 점거 농성중인 이대생들이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반대 및 경찰 진압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들은 일부 언론이 학생들의 농성을 ‘교수와 평의원에 대한 감금’으로 보도한데 대해 반발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교수와 평의원들에게 계속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교수와 평의원들은 ‘변호사 없이 대화하지 않겠다’며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장에서 화장실을 가거나 외부와 연락을 취하는 등 기본 행위가 제한되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119나 경찰 등과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화에서 일어난 경찰 투입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1980년대에도 흔히 일어나지 않던 일”이라며 “학교 측은 경찰 병력으로 진압한 것이 아니며 이러한 사태는 학교의 손을 떠났기 때문에 학교 책임이 아니라고 방관하고 있다. 학교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과 행정에 반대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을 경찰이라는 공권력을 투입해 진압한 데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사태의 책임자인 최 총장이 즉시 학생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이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며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이 폐기될 때까지 본관 농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최 총장이 임기 내 많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학생 의견 수렴 없이 독단행동을 했다. 학내에 경찰이 들어오는 것을 방치하고 본관 학생들을 무력으로 끌어내도록 했다”며 재학생과 졸업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탄핵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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