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이하 한어총)는 13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전국 보육교직원 1만여 명 이상 운집한 가운데 ‘맞춤형보육 제도개선 및 시행연기 촉구 2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이하 한어총)는 13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전국 보육교직원 1만여 명 이상 운집한 가운데 ‘맞춤형보육 제도개선 및 시행연기 촉구 2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명 이하의 자녀를 둔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 시간을 6시간으로 제한하는 맞춤형보육 제도의 7월 전면시행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13일 열렸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이하 한어총)는 이날 저녁 서울광장에서 전국 보육교직원 1만여 명 이상 운집한 가운데 ‘맞춤형보육 제도개선 및 시행연기 촉구 2차 결의대회’를 개최해 제도 시행시 발생할 각종 문제점을 알리고 나섰다.

결의대회는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가두행진을 시작으로, 서울광장에 모여 2만여 명의 전국 회원들이 맞춤형보육 제도개선 및 시행연기를 촉구하는 구호를 제창하고, 대회사, 행동강령 발표에 이어 고충발언, 정책요구안, 성명서 발표순으로 진행됐다.

집회 현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양승조 의원과 같은 당 서영교, 한정애 의원, 국민의당 신용현, 최도자, 김광수 의원이 방문해 보육교사들을 격려했다.

양승조 위원장은 “저출산 문제로 나라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맞춤형보육제도를 전면 철회해야 하고, 철회가 어렵다면 연기해서 시범실시하고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를 맡은 김광수 의원은 “맞춤형 보육이라고 하지만 결국 보육예산 줄이려는 꼼수다. 민간, 가정 어린이집 고통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이하 한어총)는 13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전국 보육교직원 1만여 명 이상 운집한 가운데 ‘맞춤형보육 제도개선 및 시행연기 촉구 2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이하 한어총)는 13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전국 보육교직원 1만여 명 이상 운집한 가운데 ‘맞춤형보육 제도개선 및 시행연기 촉구 2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대회사에서 한어총 정광진 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시범실시한 결과, 맞춤형 선택부모가 5%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종일반 12시간 운영, 비현실적인 보육료 단가, 두 자녀 이하 가정과 전업맘 영아들에 대한 어린이집 이용제한 등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보육수요를 파악하지 못한 채 맞춤형보육제도를 강행하면 혼란이 가중돼 누리과정과 같은 제2의 보육대란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정부는 보육수요와 어린이집 운영변화 예측을 위해 시행을 유보하고 맞춤형보육제도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은 정부의 맞춤형보육제도의 각 어린이집 유형별 대표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들은 종일반과 맞춤반 영아들이 혼재된 상황에서 중간에 하원 지도를 추가적으로 해야 하는 등 보육교직원들의 업무가 늘어날 것이 분명하고, 이는 보육의 질 저하를 의미하기 때문에 맞춤형보육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17년간 가정 어린이집을 운영해온 이경희 월계키즈어린이집 원장은 “작년부터 원아 수가 대폭 절반 가까이 줄어 현재도 원장 인건비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맞춤형보육까지 시행돼 종일반 아이들이 더 줄어들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원장은 폐업으로 이어지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영유아교육의 후퇴라고 지적했다. 맞춤형교육의 밑바탕엔 교사들에게 교육을 준비할 시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는 과거의 탁아소나 놀이방처럼 교육의 후퇴를 가져올 수 있있다고 우려했다.

경기도 고양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은 “아이 교육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부모나 어린이집 모두 반대하고 있다”며 “제도가 시행되면 영아반 유지가 절대 불가능해져 없앨까 생각하고도 있는데, 이러면 부모들은 아이를 어떡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원장은 “전업주부들도 아르바이트나 구직활동, 공부 등 다들 사정이 있는데 아이를 3시에 데리고 가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아이를 맡겨야 한다. 정서적 안정이 중요한 시기에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정서적으로 불안감과 상처를 갖게 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어총 측은 맞춤형보육제도의 시행이 연기되지 않을 경우 7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집단휴원을 한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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